[추천도서] 어머니의 기도 (Stella Dallas) -3-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사람

아버지의 자동차를 타고 모리슨 아주머니의 별장으로 가면서, 로렐은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로렐은, 이제 호텔 생활에는 익숙했습니다. 여름 방학 때마다 어머니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고장으로 데려가 호텔에 머물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일반 가정을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실수를 해서 웃음거리가 되지는 않을까?'

 

로렐은 불안했습니다.

게다가, 모리슨 아주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다정해 보이는 사람이고, 아버지가 칭찬하여 좋다고 생각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동안이나 함께 지내게 되자 좀 걱정되었습니다.

로렐의 그런 걱정을 알아채기라도 한 것처럼, 아버지가

 

"너무 말이 없구나, 왜 그러니?"

 

하고 물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녜요."

 

로렐은, 운전하는 아버지를 돌아보고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걱정된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면 아버지의 기분을 언짢게 하리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마을을 몇 지나고 아버지가

 

"다음 마을이다."

 

라고 말했을 때, 로렐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아빠, 토요일에는 틀림없이 데리러 오시죠?"

 

하고 말하고 말았습니다.

 

"하하하……."

 

아버지는 재미있다는 듯이 크게 웃고 나서 말했습니다.

 

"아까부터 너무 말이 없다 했는데, 이제 보니 걱정이 되는 모양이구나. 마치 감옥에라도 들어가는 사람처럼……. 그렇지만 걱정하지 말아라. 토요일에는 틀림없이 올 테니까. 그러니 안심하고 느긋하게 놀고 있거라."

 

 

 

자동차가 이윽고,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커다란 문 앞에 멎었습니다.

집은 콘크리트로 지었는데, 온통 담쟁이덩굴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한 창문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던 모리슨 아주머니가 곧 현관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어머!"

 

아주머니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외치고 로렐에게 다가왔습니다.

아주머니는 하얀 옷을 입고, 테니스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손을 내밀어 로렐의 손을 쥐더니,

 

"어서 와요, 로렐. 아까부터 차 소리가 날 때마다 혹시나 하고 내다보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자, 자!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과자를 잔뜩 만들어 놓았어요."

 

하면서 로렐을 끌고 들어갔습니다. 아버지는 트렁크를 들고 뒤따랐습니다.

아주머니는 로렐을 커다란 방으로 안내했습니다. 벽 쪽의 책장에 책이 빼곡히 꽂혀 있었습니다. 한 쪽 구석에는 피아노가 놓여 있었습니다.

창문 가의 소파 곁에는 털이 고운 개 한 마리가 쭈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마이클, 로렐 씨가 왔다. 인사해라."

 

아주머니가 이렇게 말하자, 개가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더니, 잠시 웬일인가 하고 어리둥절해하면서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이윽고, 개는 밝은 표정으로 바뀌더니 몸을 쭉 뻗고 나서, 두 번쯤 큰 소리로 짖고 로렐의 곁을 지나 곧장 아버지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트렁크를 든 아버지의 손을 혀를 날름거리며 핥았습니다.

모리슨 아주머니가 로렐을 보고 웃으면서,

 

"이 개는 너의 아버지를 무척 따른단다. 우리 집 사람들처럼 너의 아버지를 존경하는 모양이야."

 

하고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이 개가 따를 만큼 자주 이 집에 오신 모양이구나.'

 

로렐은 이렇게 생각하더니, 문득 쓸쓸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어쩐지, 아버지가 갑자기 남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모리슨 아주머니의 다정한 목소리가 로렐의 그런 기분을 금방 날려 버렸습니다.

 

"자, 로렐. 이층으로 가서 손을 씻어요. 스티븐 씨, 일을 시켜서 미안하지만, 불을 피워 물을 끓여 주세요. 곧 차를 들어야 할 테니까요."

 

로렐은 이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층에는 훌륭한 욕실이 있었습니다. 욕실 바닥과 천장이 온통 크림색 타일로 뒤덮여 있어, 마치 아름다운 도자기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얼굴과 손을 씻고, 로렐은 아주머니를 따라 다음 방으로 갔습니다.

 

"이 방은 내 방이야. 이제부터 넌 여기서 나하고 지내자."

 

아주머니는 이렇게 말하고, 아래층에서 들고 온 트렁크를 로렐에게 주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아래로 내려와요. 난 먼저 내려가서 차 준비를 할 테니까."

 

아주머니는 로렐을 혼자 남겨두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습니다. 혼자 남게 되자, 로렐은 방을 두리번두리번 살펴 보았습니다. 나란히 놓여 있는 두 침대의 비단 침대보를 만져 보았습니다. 두 침대 사이의 테이블 위에 놓인 전기 스탠드를 켜 보았다가 껐습니다.

모든 것이 아름답고 훌륭한 방이었습니다. 그 때까지 로렐이 묵었던 어떤 호텔의 방보다 예쁜 방이었습니다.

로렐이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모리슨 아주머니의 아이들도 차를 마시려고 모여 있었습니다.

 

"이 분은 로렐 씨."

 

아주머니가 아이들에게 로렐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로렐에게 아이들을 소개했습니다.

 

"여기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로렐의 새 친구야. 피아노 옆에 있는 사람이 제일 큰 코르넬리우스. 줄여서 콘. 다음이 데인. 우리 집에선 '꼬마 데인'이라고 부르지. 그리고 너의 아버지가 무릎에 안고 있는 아이는 프레딜리. 또 다른 이름은 리키. 올해에 다섯 살이 됐어. 모두 사내아이여서 로렐은 서운하겠지?"

 

서운하기는커녕 잘 됐다고 로렐은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로렐을 놀리는 아이들은 모두 여자아이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대충 소개가 끝나자, 아주머니가

 

"그럼 로렐, 아버지께 차를 드려요. 그리고 콘, 넌 샌드위치를 돌려라. 리키는 토끼를 데려다가 로렐한테 보여 줘라. 그리고 데인은 마이클을 밖으로 내보내. 알았지?"

 

하고 척척 일을 지시했습니다.

 

'정말 시원시원하고 기분 좋은 아주머니로구나.'

 

로렐은 새삼, 아주머니가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뉴욕으로 돌아간 뒤에도, 조금도 외롭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떠난 뒤에 로렐은 아주머니와 이층에서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어머니가 넣어 준 로렐의 갈아입을 옷을 하나하나 꺼내어 옷장에 걸었습니다.

 

"색과 무늬가 좋구나. 무척 좋아. 너의 어머니, 취미가 멋지시구나."

 

로렐은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놀라서, 잠시 아주머니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아주머니가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는지 어떤지 확인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진지한 아주머니의 표정을 보고, 로렐은 안심했습니다. 인사 치레로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아주머니가 또 말했습니다.

 

"나는 늘, 여자 아이를 가지고 싶었단다. '그 아이한테 내가 원하는 옷을 만들어 입히면 얼마나 즐거울까?' 하고……. 너의 어머니가 부러워."

 

그 때까지 누가 어머니에 대해 이렇게 다정하게 말해 주었을까요? 어머니를 칭찬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로렐은 아주머니가 더 좋아졌습니다.

그리하여 '이 아주머니에게하면 어떤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 이틀 아주머니와 한 방에서 생활하는 동안, 로렐은 완전히 마음을 터놓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주머니는 화장을 통 안 하시는군요. 왜 안 하세요?"

"왜냐고……? 나야말로 네가 왜 그렇게 묻는지 묻고 싶은걸."

 

로렐은 늘, 어머니가 화장하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 어머니는 머리를 빗거나 화장을 하는 데에 한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그런데 모리슨 아주머니는 머리를 빗는 데에 5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처럼 분을 바르지도 않고, 입술 연지를 바르지도 않고, 눈썹 그리는 먹을 쓰지도 않았습니다.

로렐은 그것이 이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이 어쩐지 부끄러워서 얼버무렸습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지만, 좀 여쭈어 보고 싶었어요."

"그래? 그렇다면 말하지. 화장이란 시간이 걸리지. 그래서 난 싫어. 그리고 난 밖에서 생활하는 것이 좋아. 정원을 가꾸거나, 말을 타거나,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거나 하지. 그런 일을 하는 데엔 화장 같은 게 필요 없어. 분을 발라도 금방 지워지잖아. 오래 지워지지 않게 하려면 배우처럼 짙게 발라야 하겠지? 그런데 그렇게 되면 진짜 아름다움이 완전히 없어져 버려."

"아름다움이 없어져 버린다고요?"

"그럼. 난 그렇게 생각해. 자연 그대로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

"알았어요. 그래서 아주머니는 목걸이도 하지 않으시는군요."

"그렇지. 하지만 나도 진주 목걸이를 하고 싶은 적은 있어. 그런데 진주 목걸이는 너무 비싸서 살 수가 없어."

"모조 진주라면 싸잖아요."

"뭐라고? 모조 진주……?"

"네, 모조 진주도 진짜처럼 보여요."

 

이것은 어머니가 한 말이었습니다. 로렐은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가 한 말을 자기 말처럼 했습니다.

아주머니는 그 말을 듣더니, 좀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아니, 그렇지 않아요. 가짜에는 진짜의 아름다움이 없어요. 인형에게 영혼이 없는 것과 같아요. 생명이 없는 아름다움이란 보잘것없는 것이에요, 로렐."

 

그럼 어머니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을까요? 어머니는 생명이 없는 아름다움을 진짜 아름다움이라고 착각하고 있었을까요?

로렐은 아주머니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어머니가 잘못되었다는 말이 됩니다.

로렐은 갑자기, 조용히 생각에 잠겨 버렸습니다.

 

'아주머니는 어머니를 만난 적이 있었을까, 없었을까?'

 

로렐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아주머니, 저의 어머니를 만난 적이 있으세요?"

 

용기를 내어 묻자, 아주머니는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아니,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했어. 너를 닮으셨을까?"

"조금도 닮지 않았어요. 주근깨 같은 건 하나도 없어요. 머리가 금발이고, 눈이 파랗고, 얼굴이 아주 매끄러워요."

"예쁘시겠구나."

"네, 아주 예쁘세요."

"사진 가지고 있니?"

"없어요. 아버지한테 올 때는 어머니 사진을 가지고 오지 않기로 하고 있어요."

"그랬구나. 깜빡 잊었었군. 가져오지 않는 게 좋겠지……."

 

아주머니의 이 말은, 로렐로서는 뜻밖이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왜 함께 살지 않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랬구나. 깜빡 잊었었군' 하고 말할 리가 없습니다.

로렐은 아주머니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아주머니, 우리 아버지하고 어머니의 일을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왜 서로 헤어져 사시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도저히 그것만은 물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대신 로렐은, 여기에 온 뒤 줄곧 이상하게 생각한 것을 또 하나 물어 보았습니다.

 

"아주머니의 아저씨께서 댁에 안 계신 것 같은데, 역시 일 때문에 여행 중이신가요?"

 

그러자 아주머니가 뜻밖이라는 듯이 말했습니다.

 

"어머, 아버지가 말씀 안 하셨니? 주인은 돌아가셨어."

"어머, 돌아가셨군요."

"아이들한테 아주 좋은 아버지였는데……. 그리고, 세상을 떠났지만 우리 집엔 어린 여자아이도 있었어요. 무척 귀여운 아이였는데, 겨우 걸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죽었어요."

"이름이 무엇이었는데요?"

"캐럴이라고 했지."

"지금 살아 있다면 몇 살이에요?"

"글쎄……. 아마 너만하겠지. 살아 있다면 너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로렐은, 아주머니가 어머니를 부럽다고 한 말의 뜻을 비로소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모리슨 아주머니의 아이들은 모두 운동을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콘이 데인에게 말했습니다.

 

"로렐은 운동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가 봐."

"왜?"

"엄마가 그러시는데, 예쁜 옷이 많이 있는데 운동복은 하나도 없대."

"시시하구나."

"그래, 시시해. 멋만 부리는 여자 아이와는 함께 놀아도 재미가 없어."

 

그런데 그 날 밤 식사가 끝난 뒤, 콘이 로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너, 말 탈 줄 아니?"

"조금은 탈 수 있어."

 

콘과 데인은 '이것 봐라!' 하는 듯이 눈짓을 했습니다.

콘이 또 물었습니다.

 

"수영 할 줄 알아?"

"응, 조금은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조금은'이란 말은 결코 조금이 아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로렐은 데인의 승마 바지를 빌려 입고 말을 타고 마구간 뒤에 있는 승마장을 유유히 네다섯 바퀴나 돌았습니다. 그리고 시원스런 표정으로,

 

"이 말, 장애물넘기 할 수 있어?"

 

하고 콘에게 물었습니다.

 

"응, 할 수 있어."

 

콘이 대답하자마자, 로렐은 멋지게 장애물을 뛰어넘었습니다. 콘 형제가 깜짝 놀란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습니다.

 

"와! 멋지다, 멋져!"

 

아주머니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로렐의 훌륭한 승마 솜씨를 칭찬했습니다.

수영도 이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로렐은 얇은 비단 수영복을 가지고 있었는데, 물 속으로 잠수하기도 하고, 크롤 스크록은 콘보다 훨씬 잘했습니다.

로렐은 수영이든 승마든 어릴 때부터 선생님에게 배웠습니다. 어머니는, 돈을 내고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나 다 가르쳤습니다.

 

 

 

토요일이 되어 아버지가 로렐을 데리러 왔을 때, 모리슨 아주머니가 진심으로 감탄한 듯이 라버지한테 말했습니다.

 

"로렐의 어머니는 로렐을 정말 잘 가르치셨더군요. 승마와 수영을 너무 잘 해서, 우린 놀랐어요."

"몸은 그럴지도 모르지요. 마음은 어떻던가요?"

 

아버지가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습니다.

 

"마음씨도 아름다워요. 조금도 비뚤어지지 않았어요. 정말 귀여운 아이예요. 어쩐지, 죽은 제 아이가 살아 돌아온 듯해서, 무척 즐거운 마음으로 지냈어요. 마치, 진짜 딸처럼 말이에요……."

"정말 저 아이가 당신의 딸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나도 생각했어요."

"어머, 그런 말씀 하시는 게 아니에요. 로렐한테는 엄연히 어머니가 계시는걸요."

"아니오. 나는 말이오, 저 아이를 당신이 길러 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안 돼요. 그런 생각 하시면 안 돼요."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아버지는 금방 얼굴이 흐려지고 말았습니다.

 

 

 

그 날 밤 늦게, 로렐은 아버지의 자동차를 타고 뉴욕으로 향했습니다.

 

"어땠니, 로렐? 언짢은 일은 없었니?"

 

자동차 안에서 아버지가 물었습니다.

 

"언짢은 일 같은 거 하나도 없었어요. 무척 즐거웠어요."

"아이들이 짓궂게 굴진 않던?"

"다들 친절했어요."

"아주머니는?"

"아주머니?"

 

로렐은 망설이듯이 잠시 생각하고 나서,

 

"아주머니는 아주 훌륭하신 분이세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눈을 반짝이면서,

 

"정말이니? 너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

 

하고 힘주어 되물었습니다.

 

'내가 아주머니를 칭찬하는 게 아버지는 왜 저토록 기쁘실까?'

 

로렐은 문득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즐거운 꿈에서 깨어난 듯이 쓸쓸하고, 마음이 불안해졌습니다.

 

"그런데 아빠,"

 

로렐이 힘없이 말했습니다.

 

"그런데 뭐니?"

"모리슨 아주머니는 훌륭하긴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어요. 가장 훌륭한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은 엄마세요."

 

로렐의 말을 듣고, 아버지는 입을 꼭 다물고 앞을 바라보며 운전만 했습니다.

두 사람은 뉴욕에 도착할 때까지 한 마디도 더 나누지 않았습니다.

로렐은

 

'어머니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계실까?'

 

하고, 그것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