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님이 보고계셔 (マリア樣が見てる) 20권 시시비비 오디션 -4- 중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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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요일 방과 후, 장미관에서 사치코 님이 물으셨다.
「그래서? 어떻게 됐지?」
주어가 생략되었지만, 그게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다시 물어보지 않아도 뻔했다. 언니는 다과회 보고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자매가 된 커플은 두 쌍. 나머진 본인들 하기 나름이라고 할까요. 좀 더 서로를 알고 나서 결론을 내리겠다는 분들도 적지 않았어요. 이번 모임이 계기가 되어 자매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요.」
그에 대해선 신문부가 추적취재를 해서, 자매가 된 경우는 『리리안 학보』 지면에 「다과회 자매」로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사치코 님은 홍차를 마시며 끄덕끄덕 보고를 듣고 계시다가 이윽고 유미가 「이상입니다」라고 마무리짓자 컵을 내려놓고는 아름다운 얼굴을 찡그렸다.
「내가 가장 듣고 싶은 건 내 동생과, 레이의 동생에 대해서야. 그 자리에서 자매가 된 두 커플에 너희들이 들어가 있어, 없어?」
나무랄 데 없는 박력이시다. 유미와 요시노 양은 무심코 마주보았다.
「...... 안 들어가 있어요.」
「설마 둘 다 그렇다는 건 아니겠지?」
눈이 번쩍 빛난다. 무서워. 하지만 거짓말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솔직히 자백한다.
「그 설마인데요.」
「하아......」
어이없다는 듯 실망한 얼굴로 한숨을 쉬는 사치코 님. 요시노 양한테 대강 들어서 파악하고 있는 레이 님이 「이제 그쯤에서 봐줘라.」 라는 느낌으로 어깨를 두들겼지만 사치코 님은 그만두지 않으셨다.
「그럼 다과회 하기 전과 비교해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다는 거니?」
「아, 그거라면.」
유미는 손바닥을 탁 쳤다.
「우리 동생이 되고 싶다고 말해준 1학년들에게 방과 후 도우미를 하러 오도록 얘기해놨어요. 한번에 오긴 많아서 요일을 정하는 형식으로 오늘부터요.」
유미 3명, 요시노 양 2명. 딱 5명이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각 한 명씩. 월요일 오늘은 분명히 유미에게 목을 맸던 아이코 쨩이 온다고 그랬다.
「그랬군. 그런데, 그 애는 지금 어디 있지?」
두리번 두리번. 다분히 고의적으로 주위를 돌아보는 사치코 님. 그렇게 안하셔도 이 방에 평소 멤버 외에는 아무도 없다는 걸 알고 계시면서. 누구의 눈에도 저기압으로 비춰진 듯, 시마코 양이나 노리코 쨩조차 후방지원을 주저하고 있다.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리지 말 것. 일일이 대응하다간 더더욱 악화됨을 경험상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하네요. 길이라도 잃은 걸까요.」
유미가 애교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사치코 님의 눈썹 각도가 더욱 올라갔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 애를 네 동생으로 삼는데 반대야. 반 년 이상이나 다닌 학교 안에서 길을 잃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지. 애초에 그저께 막 왔던 장미관에 혼자서 못오다니 문제...... 아니 논할 가치도 없어.」
아차 싶었지만 지나간 버스.
「언니, 농담이라니까요.」
「농담은 웃자고 하는 게 아니었니? 적어도 방금 너의 그 예시는 웃을 수 있는 게 아니었어.」
「죄송합니다.」
그치만 왜 안오는지 모르니까.
아이코 쨩은 일단 유미 동생 후보 중 한 사람으로서 장미관에 출입할 거니까 유미가 돌봐주고 지도해주지 않으면 안되는데. 「안오는 이유를 모르겠어요.」라고는 도저히 사치코 님께 말씀드릴 수 없어서 그만 농담으로 피해가려 한 것이다. 오늘 올 사람을 정할 때 제일 먼저 손을 든 사람이 아이코 쨩이었다. 1등이란 게 기뻐서 의욕이 넘쳐 있었으니, 설마 깜빡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그 때.
「평안하세요. 도우미로 왔습니다.」
아이코 쨩이 씩씩하게 인사하며 들어왔다.
「도우미......」
이제 곧 4시다.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동시에 자기 손목시계를 보고, 그리고 곧 옆 사람의 손목시계를 보았다. 자기 시계가 잘못됐는지 어떤지 확인한 것이다. 마치 꽁트의 한 장면 같았다. 그래도 4시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
「와아, 다들 모여 계셨네요. 전 1학년 자두반의 ───」
자기소개 끝나는 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치코 님이 「무슨 일 있었니?」라고 질문하셨다.
「네?」
「갑자기 도우미를 하러 오게 됐으니까 실제론 예정이 있었겠지. 그럼 사양않고 다른 사람에게 바꿔달라고 하렴. 그것도 안되는 상황이면 억지로 오지 않아도 돼. 일손이 부족해서 곤란한 건 아니니까. 단, 그 경우엔 사전에 분명히 못 온다고 연락하도록.」
동생의 동생 후보라곤 해도 아직 아이코 쨩은 반은 실습생, 반은 손님과 같은 입장. 사치코 님은 극도로 감정을 억제하면서, 하지만 할 말은 딱 잘라 말씀하셨다.
「아뇨. 예정은 없었는데요. 단지 처음으로 장미님을 뵙기 때문에 몸가짐을 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실은 오늘 체육이 있었거든요. 그 때 머리띠에 눌린 머리카락이 좀처럼 펴지질 않아서───.」
그 대답에 전원 어안이 벙벙.
「그, 그랬니?」
사치코 님은 더이상 화내는 것조차 잊고 얼굴이 굳어지고 있었다.
이거 위험하다. 아주 위험하다. 유미는 아이코 쨩의 손을 잡고는 방 구석으로 데리고 갔다.
「저기 있지, 머리카락 같은 건 어찌되든 상관없어.」
「에......? 하지만. 전 보기 흉한 모습으로 유미 님 앞에 나설 순.......」
「난 머리카락이 까치집이 되었어도 그게 원인이 되어 아이코 쨩을 싫어하거나 하진 않아. 그보다 실내 청소를 한다거나 차 준비를 해주는 편이 도움이 돼. 도우미라곤 해도 바로 학생회 일을 맡기진 않겠지? 우선은 잡일부터 하면서 여기에 있는 모두랑 친해졌으면 싶어. 그럴 생각으로 부른 거야.」
그제서야 겨우 아이코 쨩은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모양이었다.
「유미 님, 전」
어떡하면 좋아요, 라며 울먹인다. 이제 와서 청소를 할 수도 없고, 차를 탄 컵은 이미 전원 돌아간 상태다. 
「알았으니까 진정해. 그럼 우선은 네가 마실 차를 타자. 하는 김에 모두에게 차 한 잔 더 드실 건지 권해봐. 괜찮다구. 게다가 아직 뒷정리가 남았으니까 마칠 때가 되면 솔선해서 컵을 모아 씻는 거야.」
유미는 작은 목소리로 자신있게 말했다. 이쪽에 신경썼다가, 저쪽에 신경썼다가. 언니란 참 큰일이다.
「네.」
아이코 쨩이 고개를 끄덕이자, 사치코 님이 혼잣말처럼 말씀하셨다.
「누가 차 한 잔 더 타주지 않을래?」
「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서둘러 물 끓이는 포트를 향해 가는 아이코 쨩을 보내며 유미는 사치코 님에게「고맙습니다」하고 인사했다. 언니의 언니도, 참 큰일이다.

 

 

2

 

「아앗, 로사 페티다다. 실례합니다. 사인해 주시겠어요?」
화요일 방과 후는 요시노의 동생 지망인 소노코 쨩(その子ちゃん)이 도우미로 왔다.
「사, 사인?」
사실은 부활동 하러 가야 하지만, 역시 동생의 동생 후보가 신경쓰여 조끼만 걸친 채 장미관에 온 레이 쨩이었다. 소노코 쨩의 얼굴을 보고 바로 무도관에 갈 셈이었나 보다. 그러던 것이 만나자마자 「사인」하고 나오니까 어제의 사치코 님처럼 싸늘한 얼굴로 굳어 버렸다. 이게 두려웠어. 요시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1학년은 「레이 쨩 팬」. 본인에게 그 자각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이 까부는 모양이 보통이 아니다. 이런 나에게도 동생이 되고 싶다고 말해주는 1학년이 있음에 감동까지 했는데. 그게 레이 쨩 목적이었다니. 이제 자존심은 갈기갈기. 이 자식 소노코. 어떻게 책임질래.
(아깝지만 이건 자를 수밖에 없겠군.)
두 사람과 세 사람. 안그래도 유미 양에게 숫자에서 밀리는데 말야. 한 사람 자르면 이제 한 사람 밖에 안 남게 된다. 어떻게 할래, 요시노.
(하지만 이 앤 어제 유미 양 팬하곤 달리 지각은 안했고. 풋워크도 가벼운데다 명랑한 애잖아.)
열심히 장점을 찾아 아슬아슬하게 자르는 걸 참았다. 결국 억지로 떠밀린 레이 쨩은 리포트 용지인지 뭔지에 자기 이름을 쓰고 그대로 휘청휘청 밖으로 나갔다. 정기가 빨려나간 모양이다. 이런 상태로 연습은 괜찮으려나.
「아, 로사 키넨시스. 로사 키넨시스도 사인 부탁드려요. 여기, 여기에요. 로사 기간티아도 해주실래요?」
(아까 한 말 취소)
레이 쨩의 팬이라기보다, 그저 가벼운 빠순이잖아. 마수가 유미 양에게까지 뻗쳤을 때, 요시노의 인내 게이지가 결국 폭발했다.
「너, 모가지야.」
소노코 쨩은, 왜 요시노가 발끈했는지 몰라. 한동안 눈을 끔뻑거리고 있었다.

 

 

3

 

수요일에 온 노조미 쨩(のぞみちゃん)은 반 친구들을 4명이나 데리고 와서 차를 마시고 떠들어 대다가 그대로 폭풍처럼 사라졌다. 목요일. 요시노 양의 동생에 이름을 올린 미사에 쨩(美佐江ちゃん)은 요시노 양이 약간 주의줬을 뿐인데 울며 돌아가 버렸다. 금요일에 예정이었던 치구사 쨩(千草ちゃん)에 이르러선, 결국 오지 않았다.

그리고, 운명의 토요일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