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 서머셋 모옴 :: 작가와 작품 해설

달과 6펜스 - 서머셋 모옴 (1874~1965)

The Moon And Six Pence - William Somerset Maugham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10세 때 양친을 잃고 목사인 백부 집에서 성장한 모옴은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런던의 성 토마스 의학교에 입학하여 의사 면허를 취득하나 작가를 지망하여 10년 간 파리에서 가난한 생활을 하였으며 1897년 첫 소설 『램버스의 라이저』를 발표하였고, 1908년에는 「잭 스트로」, 「도트 부인」, 「탐험가」, 「프레드릭 부인」 등 희곡을 발표하였다. 작품으로 『인간의 굴레(1915)』, 『달과 6펜스(1919)』, 『과자와 맥주(1930)』, 『면도날(1944)』 등이 있다.

 

『달과 6펜스』는 20세기에 출간된 수많은 소설들 중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고 화제를 불러 일으킨 작품으로, 작가를 세계 문학계에서 가장 국제적인 유명 인물로 만들어 놓았다.

이 소설이 화제가 되었던 이유로는 먼저 상징적인 제목을 들 수 있다. 즉, '달'과 '6펜스'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는데 달은 만져 볼 수 없는 것, 비범성이 속한 것이고 6펜스(영국에는 6펜스짜리 동전이 있음)는 세속적이며 흔하고 값어치 없는 것, 즉 범속성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제목보다 더 화제가 되었던 것은 이 소설이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을 모델로 하였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 글은 특정 인물에 대한 전기 소설은 아니며 '폴 고갱'이라는 특이한 인물의 이미지와 작가의 상상력으로 창조된 픽션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소설 속에서 '6펜스'를 버리고 '달'을 찾아 떠나는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한 인간의 광적인 삶의 모습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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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셋 모옴의 생애 및 작품 세계

 

모옴이 등장한 19세기 말엽은 자연주의와 세기말적 유미주의가 병행하던 시기였다. 이에 모옴은 재빨리 시대적인 경향을 포착하여 한편으로는 『램버스의 라이저』와 같은 추악함과 비극을 직시하는 자연주의적 수법을 시도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 한창 유행하던 오스카 와일드 식의 유려한 문체를 열심히 모방했다.

 

모옴은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자랐다. 아버지 로버트 모옴은 파리 주재 영국 대사관의 고문 변호사였고, 어머니는 영국 왕실의 피가 섞인 군인의 딸로서 작가적 기질을 겸비한 재원이었다. 그는 열 살 때 고아가 되었다. 여덟 살 때 어머니를 잃고 열 살 되는 해 아버지까지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소설 『인간의 굴레』를 보면 이것이 반대로 나타나 있다.

고아가 된 그는 할 수 없이 영국 남부 윗스터블에서 관할 사제로 있는 숙부의 집에서 자라게 된다. 이 숙부는 『인간의 굴레』 속에서는 백부로 되어 있다. 숙부 집에서의 불행한 생활, 그리고 캔터버리의 킹즈 스쿨에서 보낸 비참한 생활은 소설 『인간의 굴레』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된다. 내성적인 성격, 프랑스 사투리가 섞인 영어, 타고난 말더듬 증세 등으로 인해 그는 급우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학교 생활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폐결핵에 걸려 남프랑스의 이에르에서 요양을 하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된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는 청강생으로 주로 어학과 수학을 공부했다. 이 무렵 신앙을 버리고 무신론자가 되었으며 여행을 즐기면서 문학을 하기로 결심하고 귀국한다. 숙부가 바라던 성직자의 길은 이미 포기하고 의과 대학에 진학했으나, 그것도 곧 창작에 대한 유혹으로 중단하고 만다. 겨우 의사 자격을 얻긴 했으나 23세 되던 1897년에 『램버스의 라이저』를 발표해 일약 신진 작가로 인정받자 그 후로는 줄곧 작가로서의 생활만 계속하였다.

 

이후 1907년 33세 때 희곡 「프레데릭 부인」이 상업 극장에서 대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이전까지 그는 고난의 연속이던 삶을 지탱해 왔던 것이다. 1933년 59세에 「셰피」를 쓰고 극작의 붓을 꺾겠다고 선언할 때까지, 거의 30편이 넘는 희곡을 써서 대부분이 성공을 거두어 돈도 벌었으나, 그의 자기비판은 의외로 엄격하여 자작 희곡선을 편집할 때는 그 중 18편 밖에 고르지 않았다.

극작에 비하면 소설가로서의 명성은 뒤늦게 이루어진다. 1915년에 발표한 『인간의 굴레』가 별로 호평을 받지 못했고, 소설가로서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1919년에 『달과 6펜스』를 발표하면서부터이다. 이후 1930년에 발표한 『과자와 맥주』는 그의 글쓰기가 한층 원숙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60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극장(1937)』, 『면도날(1944)』, 그리고 뛰어난 단편소설집 『세계주의자(1936)』 등을 계속해서 내놓음으로써 노익장을 과시한다. 그러나 1948년에 장편 『카타리나』를 발표하면서 돌연 소설 창작의 중단을 선언한 후, 84세 되던 1958년에는 모든 저작 활동을 끝내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이 약속을 깨고 1962년에 고백적인 수기 형태인 『회상』을 발표한다. 그리고 1965년 12월 아흔 한 해 동안의 화려하고도 긴 생애를 남프랑스 니스의 병원에서 마쳤다.

 

 

작품 줄거리와 작품 해설

 

『달과 6펜스』는 1919년에 출판되었는데 장편소설로서는 모옴의 열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착상에서 완성까지 14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처음 『달과 6펜스』에 대한 테마를 그에게 암시한 것은 프랑스의 화가 폴 고갱이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작가 자신도 책 머리말에서 "이 소설의 테마는 폴 고갱의 생애에서 얻은 것이다" 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주인공인 찰스 스트릭랜드는 런던의 증권 거래소 직원으로 도통 예술 따위와는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은 40대 남자이다. 한편, 그의 부인 에이미는 예술가나 작가들을 만찬회에 초대하기 좋아하는 사교적인 여성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스트릭랜드는 집을 나와 파리로 떠난다. 부인은 사랑의 도피 행각으로 상상하고 화자인 '나'에게 파리에 있는 스트릭랜드를 만나 봐 줄 것을 부탁한다. '나'는 그가 부인의 상상과는 달리, 단지 그림을 그리기 위해 파리로 왔음을 알게 된다.

 

지저분한 아파트에서 방 하나를 얻어 식음을 전폐하고 그림에만 열중하던 찰스 스트릭랜드는 끝내 병으로 쓰러진다. 사람 좋은 평범한 화가 더크 스트로브는 그림에 대한 뛰어난 안목으로 일찍이 스트릭랜드의 천재성을 포착하고 있었는데, 아내 블란치의 반대를 물리치고 즉시 스트릭랜드를 자신의 화실로 데려와 돌본다. 지극한 간호 덕에 스트릭랜드는 회복되었으나, 블란치는 야성적인 스트릭랜드에게 매혹되어 버린다.

아내의 배신과 자살로 인해 실의에 빠진 스트로브는 자신의 화실에서 벌거벗은 여인을 그린 스트릭랜드의 그림을 보게 된다. 블란치를 모델로 한 그림이었다.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스트로브는 그 나체화를 찢어 버리려고 하지만 그의 눈은 그 그림에서 위대한 예술성을 보고 그만 캔버스를 바닥에 떨어뜨린다.

 

머나먼 이국 땅을 동경하고 있던 불우한 천재 화가 스트릭랜드는 이윽고 마르세이유 항을 배회하며 소일하다가 운 좋게 오스트레일리아로 가는 배를 타게 된다. 시드니와 뉴질랜드의 오클랜드를 거쳐 샌프란시스코로 가던 중 배는 남태평양의 외딴 섬 타히티에 기항하고, 그 곳이 오랫동안 자신이 찾고 있던 땅임을 깨닫고 그는 하선하게 된다. 이 때 그는 이미 47세 가량의 나이였으나, 플뢰르 호텔의 여주인 티아레 존슨으로부터 현지의 아가씨 아타를 소개 받고 그녀와 함께 깊은 원시림 속으로 들어가 비로소 행복한 생활을 보내게 된다. 대자연의 품에 안겨 남편이 원하는 모든 것을 줄 뿐 자신은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 여인의 섬김을 받으며 오로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풍토병인 나병에 걸려 시력을 잃고 만다. 하지만 온 정열을 쏟아부어 오두막의 벽 일면에 천지창조의 그림을 쉬지 않고 그린다. 그것은 그의 생명을 바친 대작이었으나 아타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오두막과 함께 그 벽화를 태워 버린다.

 

경험이라는 점에서 말하면,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의 런던이나 파리에서의 생활은 그대로 작가의 생활 체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고, 타히티도 전후 두 차례나 방문했으며 티아레 존슨이나 쿠트라 박사 등은 모옴이 만났던 실제 인물들이다. 소설 여기저기에 보이는 인생관, 예술관, 여성관 등은 모두 고갱의 것이라기보다는 모옴 자신의 것이며, 그것이 너무나도 에세이 풍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 소설로서는 다소 흠이 될 수 있다.

 

 

작가 연보

 

1874년 / 프랑스 파리에서 출생.

아버지 로버트 모옴은 영국 대사관의 고문 변호사였으며, 어머니는 육군 소령의 딸로 작가로서의 기질을 지니고 있었음.

 

1882년(8세) / 1월 31일 어머니 에디스가 폐결핵으로 41세 사망.

1994년(10세) / 아버지 로버트 모옴 또한 폐렴으로 사망.

서머셋 모옴은 영국의 켄트 주 윗스터블의 신부인 숙부 맥도널드에게 맡겨짐.

 

1887년(13세) / 캔터버리의 킹즈 스쿨에 입학.

1889년(15세) / 폐결핵 진단을 받고 남프랑스에서 요양.

1891년(17세) / 학교 생활에 혐오를 느끼고, 숙부가 권하는 케임브리지 대학 입학 준비를 구실 삼아 독일의 하이델베르크에 유학.

1892년(18세) / 영국에 귀국. 런던의 세인트 토마스 병원 부속 의학교에 입학.

 

1897년(23세) / 『램버스의 라이저』 출판. 의학교 졸업, 내과 의사 자격을 따다.

1898년(24세) / 「돈 세바스티안」이라는 제명의 단편을 <코스모폴리탄>지에 발표.

1899년(25세) / 「돈 세바스티안」 등 6편이 수록된 단편집 『오리엔테이션』 출판.

 

1900년(26세) / 「큐피드와 스웨일 목사」, 「하버트 부인」을 <펀치>지에 발표.

1901년(27세) / 장편 『영웅』 발표.

1902년(28세) / 장편 『크래덕 부인』 출판, 희곡 「신의의 사람」 공연.

1903년(29세) / 단편 「조국을 위하여」를 잡지 <펠멜> 3월호에 게재, 「법의 요점」을 <스트랜드> 9월호에 게재.

 

1904년(30세) / 장편 『메리 고 라운드』 출판.

1905년(31세) / 『성녀의 나라』 출판.

1907년(33세) / 희곡 「프레데릭 부인」 공연.

1908년(34세) / 희곡 「잭 스트로」, 「도트 부인」 공연. 장편 『마술사』, 『탐험가』 출판.

1909년(35세) / 희곡 「페넬로페」, 「고귀한 스페인 사람」, 「스미스」 초연. 단편 「어머니」 발표.

1910년(36세) / 희곡 「열 번째 사람」 초연.

1913년(39세) / 희곡 「약속의 땅」 초연.

 

1915년(41세) / 『인간의 굴레』 출판.

1916년(42세) / 미국 뉴저지 주에서 웰컴 부인과 정식으로 결혼.

1919년(45세) / 『달과 6펜스』 출판.

1920년(46세) / 단편 「매킨토시」를 <코스모폴리탄>지 11월호에 발표.

1921년(47세) / 『나뭇잎의 전율』 출판. 인도차이나 여행.

1922년(48세) / 여행기 『중국의 병풍』 출판, 희곡 「수에즈의 동쪽」 공연.

1923년(49세) / 희곡 「고향의 미녀」, 「손에 닿지 않는 것」 출판. 단편 「제인」 발표.

 

1924년(50세) / 희곡 『현세의 이익』 출판. 단편 「메이휴」, 「독일인 하리」, 「환경의 힘」, 「이국의 땅」, 「점심」, 「열두 번째의 아내」, 「편지」, 「꿈」, 「오지주둔소」, 「행복한 사람」, 「살바토레」 등 발표.

1925년(51세) / 장편 『오색의 베일』, 단편 「생가」, 「개미와 베짱이」, 「만물박사」, 「겁쟁이」, 「루이스」, 「상흔이 있는 사나이」, 「정직한 여자」 등 발표.

1926년(52세) / 단편집 『캐수아리나 나무』 출판. 단편 「프랑스인 조」, 「창작의 충동」 발표.

1927년(53세) / 단편 「밀림의 발자국」, 「진주 목걸이」, 「매국노」, 「각하」 등 발표. 아내와 이별.

1928년(54세) / 단편 「털 없는 멕시코인」, 「해링턴 씨의 세탁물」, 「영국 첩보원 애션던」 발표.

1929년(55세) / 보르네오, 말레이 제도를 여행. 단편 「거지」, 「사교감각」, 「스트레이트 플러시」, 「회당지기」, 「영국에 환멸을 느낀 사나이」, 「총독은 어떻게 양처를 얻었는가」, 수필 「맨달레이로 가는 길」 등 발표.

 

1930년(56세) / 여행기 「일등선실의 신사」, 장편 『과자와 맥주』, 희곡 「집의 기둥」, 단편 「인간의 본질」 등 발표.

1931년(57세) / 단편집 『일인칭 단수』 출판.

1932년(58세) / 단편집 『책가방』 출판. 장편 『궁색한 인생』 출판.

1933년(59세) / 단편집 『아, 왕이여』 출판.

1934년(60세) / 단편집 『심판의 자리』 출판.

1935년(61세) / 기행문 『돈 페르난도』 출판.

 

1936년(62세) / 단편집 『세계주의자』 출판. 단편 「양심적인 사나이」, 「공직」 발표.

1937년(63세) / 장편 『극장』 출판.

1938년(64세) / 회상록 『요약』 출판.

1939년(65세) / 장편 『크리스마스 휴가』 출판.

 

1944년(70세) / 장편 『면도날』 출판.

1948년(74세) / 마지막 장편 『카타리나』 출판.

1952년(78세) / 수상집 『인생과 문학』 출판.

1953년(79세) / 희곡 『고귀한 스페인 사람』 출판.

1962년(88세) / 「회상」이라는 제목으로 자서전의 일부를 연재.

1965년(91세) / 12월 16일 남프랑스의 니스에서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