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님이 보고계셔 (マリア樣が見てる) 15권 레디 고 -4- 창피한 부모는 신경 끄면 그만

창피한 부모는 신경 끄면 그만

 

 

                                     1

 

체육제의 점심시간은, 각자 좋은 장소에서 먹어도 좋다고 되어있다. 팀의 에리아에서 먹어도 좋고, 교실에 돌아가도 좋고, 중간 정원에 가도 좋고, 밀크홀에 가도 좋다. 가족과 함께 도시락을 먹어도 좋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올해는 아무래도 무리일듯 싶다.  가족의 응원석이 꽉꽉 들어차서, 도저히 학생이 들어갈 여유같은건 어디를 찾아봐도 남아있지 않은것이다.  그라운드의 한쪽 구석에 빈 공간을 운좋게 찾아내어, 아빠 엄마와 함께 런치타임을 보내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유미"
『클럽대항 릴레이』가 끝나고, 약 한시간의 휴식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흐른후, 그때까지 응원단의 맴버들과 같이 에리어의 전방에 모여있던 사치코님이, 나이론 시트에 다리가 걸려가면서, 유미가 있는곳으로 왔다.
"예"
"가자.  ..... 아니, 데리고 가줘"
"예?"
유미는 되물었다.  「갑시다」뿐이라면 알만하다.  하지만「데리고 가줘」라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것일까.
"도시락 가지러 교실에 가자,  ...... 를 말하시는 건가요"
두사람이 대화하고있는 사이를, 녹색팀의 학생들이 「먼저 가겠습니다」라면서 지나간다. 자매의 대화를 방해하면 미안하다고 생각했는지, 도시락을 먹으려 했던 장소에 빨리 가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릴렉스 타임이야말로 좋은 껀수가 굴러다닌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지, 신문부의 마미씨나 사진부의 마미씨도, 재빠르게 그곳에서 사라졌다.
"...... 도시락?  아아, 그렇지.  함께 가는것은 좋지만, 우리들 교실이 틀리잖아"
"하아"
"게다가, 역시 할일을 끝내고나서가 아니면, 점심은 조금...."
그렇단 소리는, 역시 유미의 추리는 틀렸던것 같다.
하지만, 학년이나 클래스가 틀리다해도, 함께 도시락을 가지러 가던지, 그 흐름을 타고 둘만의 점심을 보내던지 해도 좋을텐데하고 생각했다.
요시노씨는, 일부러 적진까지 마중온 레이님에게 끌려, 어딘가로 갔다. 레이님에게도 관계가 있는 일로써 부글부글 하고있던 요시노씨였지만, 레이님이 나타났을때 조금은 기쁜듯한 얼굴을했다.  그정도로 기분이 풀린다는건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기분 나쁜듯한 얼굴을 만들었지만, 일순동안 표면에 나타난 진정한 표정을 유미는 놓치지 않았다.  요시노씨는, 레이님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그럼 저는, 어디로 언니를 모시고 가면 되나요?"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기전에 하지않으면 안되는 일이 있었나?  오늘은 산백합회에서 할일도 없을테고,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사치코님을 모시고 가지 않으면 안되는 장소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유미한테는 생각나지 않았다.
"정해져있잖아?"
"정해져있다?"
정해져있다, 라니. 언제,어디서,누가 결정한 일이란 말인가. 머리속에서, 생각이 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 돌았다.
"졌습니다, 언니.  정답을 가르쳐 주세요"
"당신, 알고있으면서 나를 놀리는거지"
사치코님은, 얼굴에 살짝 홍조를 띠우며 물어왔다.
"그, 그런"
있을수도 없는 일이다.   사치코님을 놀리다니,  그런 목숨 아까운지 모르는 행동이,  유미가 할수있을리 없지않은가.
-- 뭐, 이런저런 의미에서.
"정말, 생각나는거 없어?"
"..... 죄송합니다"
여전히 책망받는 이유는 알지못했지만, 유미는 일단 사과했다.  어쩌면, 모르는 사이에 언니에게 실례되는일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없다고도 말할수 없다.
"그렇다면, 나를 소개시켜줄 생각이 없었다는 뜻이야?"
"언니를 소개?  .........저기, 도대체 누구에게?"
"유미의 부모님"
삐진듯이, 뒤로 돌아버린 사치코님.  거기서 유미는 겨우 눈치챘다.
"아"
"아, 가 아니야.  당신이란 사람은, 어째서 이렇게도 둔감한거야.  난 말이지, 아침부터 계속, 아니지, 어제 저녁에도 바로는 잠들수 없을정도, 그것에 대해서만 괴로울정도로 생각했단 말이야. 그랬는데....."
"언니가, 잠들수 없었단 말씀이세요"
조금 기뻐져서, 유미는 웃었다.   자신만만한 사치코님.  불면의 원인이, 동생의 부모님과의 첫대면이기 때문이라니.
"당연하잖아.  유미의 아버님이나 어머님을 뵙고, 제대로 인사드릴수 있을까, 라던지. 첫인상을 좋게 봐주실까,라던지"
그것이 후쿠자와 부부의 코멘트라면 이해가 가지만, 사치코님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하기엔 뭔가 이상했다.
"언니라면, 어디에 나선다고해도 괜찮지 않으세요?"
그것이야말로, 해외의 왕후장상의 앞에 나선다해도, 등을 곧게펴고 당당하게 인사할수 있을텐데.
"유미의 부모님은 예외야"
"예?"
"미움받고 싶지 않거든"
"........."
아아 그런가, 라고 유미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 없어보이는 언니의 모습은, 분명히 지금 처음 본것은 아니었다.
발렌타인 데이트의밤, 유미의 집에 전화를 걸기위해 두근두근했다고 고백했을때.
피서지의 별장에서, 유미를 지킬수 없다고 중얼거렸을때.
사이온지의 큰어머님(할머니 인가요??? 앞부분을 안봐서)의 생신파티에 불려가, 선물대신으로 유미가 무언가 악기를 연주하지않으면 안되게 되었을때.
높게 쌓여져있는 사치코님의 자신감은 너무도 간단히 무너져 버린다.  언제라도 그것은 유미에 관련된 일이었다. 유미는, 사치코님의 아킬레스건 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유미가 생각하는것보다 더욱 사치코님의 속에서는 커다란 문제로 부풀어 올라버리기도 하는것이다.

"자, 안내하겠습니다"
유미는 선두에 서서 걷기 시작했다.
조금, 아니, 상당히 창피하지만,  이것도 해야할일. 그리고 언니의 심장 콩당콩당을 생각한다면,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단지, 그렇게 대단한 부모는 아니에요"
딸은 아가씨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후쿠자와 집안은 대대로 이어지는 서민이었다. 아빠는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이고, 엄마는 덜렁이.  하지만, 두사람 다 상냥하고 정직한 사람들 이니까.「그렇게 대단한 부모」는 아니지만, 유미에게 있어서는 자랑할만한 부모였다. 그렇기에 유미는 이제부터, 자랑할만한 부모를 자랑할만한 언니에게 대면시켜야 하는것이었다.
"나, 괜찮겠지?"
막상 그 때가 되자. 갑자기 주저하기 시작한 사치코님. 유미는 떨리는 그 손을 잡고, 크게 끄덕였다.
"물론이에요. 이미, 아빠도 엄마도, 언니를 너무 좋아하세요"
"정말?"
믿을수 없다는 듯이, 사치코님은 되물었다. 하지만, 그것은 안심시키기 위해서 한말이 아니가, 사실을 말한 것이었다.
"만난적이 없어도, 저를 보면 알수 있어요. 오가사와라 사치코님이, 저에게 얼마나 소종한 존제인지 하는것을"
"아아......., 그래"
그거라면 알수 있어, 라고 사치코님이 중얼거렸다.
"내 부모님도, 항상 그런식으로 유미에 대해 말씀하시니까"
--라고.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딸과 같이 전혀 예상못하고 있던 부모님은, 유미가 사치코님을 데리고 가족석에 왔을때는, 완전히 릴렉스상태여서, 한쪽엔 닭튀김, 한쪽엔 주먹밥을 열심히 입에 넣고 있었다.
"언니인, 오가사와라 사치코님이세요"
그래서, 유미가 그렇게 소개했을때도, 바로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우선은「아, 예」라는 느낌으로 얼굴을 들고,그리고나서「얼래?」하며 1초정도 정지하고, 그 뒤 입속에서 씹고있던 것들이 두사람 동시에  컥 하며 목에 걸리고 말았다.
"처음뵙겠어요.  언제나 유미씨에게 도움을 받고 있어요"
언니는, 조금 긴장한듯 인사를 했다.
"아, 도움을 받고 있는것은 제 쪽인데요"
이런 분위기, 좀 쑥스럽다. 왠지 테레비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부모에게 연인을 소개하는 장면과같은 분위기가 흐르고있으니까.
이런경우, 꼭 동석하고 있는 아버지는 기분나쁜 얼굴을 하고 팔짱을 끼고 있는것이다. 그것을 수습하기 위해 고생하는엄마와, 아유 참 하고 한숨을 쉬는 딸. 이래야 하는데.
"콜록, 콜록"
현실에서의 부모는, 기관지에 들어간 음식조각을 뱉어내기위해 정신이 없어서, 감정을 태도로 나타내는것은 둘째치고 딸이 소개한 상대를 평가할 여유도 없는 상태였다.
"아빠, 엄마"
불러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콜록, 콜록.  그래서 유미는, 쑥스러움을 넘어, 한방에 창피스럽다로 돌입해버리고 말았다.
"괘, 괜찮으세요?"
긴장으로 뻣뻣해져서 여기까지온 사치코님이였으나, 이런 액시던트 덕분에 한번에 긴장된 기분이 풀린듯 했다. 뭐, 사래에 걸려 괴로워하는 사람을 상대로, 계속 긴장하고 있을수도 없겠지만.
"..... 실례했습니다. 유미의 아버지입니다"
"..... 엄마에요"
한숨돌린 부모님들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셨다. 아~아, 이 비닐시트를 벗겨내고 바로 지면에 큰 구멍을 파고, 3사람 같이 들어가버리고 싶다. 후쿠자와 패밀리 세명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남겨진 유우키야, 용서해라.  혼자서 굳세게 살아주길 바란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되서 조금은 움직일수있을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고는 하지만, 가족석에는 아직도 많은 가족들이빽빽히 들어차 있었다. 모두가 즐겁게 식사를 하고있는데, 여기에 구멍을 파는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구멍을 파는것조차 용서받지못한 부모님은, 제기불능이 될정도로 타격을 입어서, 얼굴을 숙인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피크닉도중에 장례식에 참가해야 하는 사람이 잘못 끼어들어온듯 했다. 그것도 그럴것이, 두사람다, 유미가 얼마나 사치코님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기때문에. 딸이 숭배해 마지않는 언니와의 첫대면 에서, 이런 추태를 보인것에대해, 기분이 밑바닦까지 떨어져 버린것이다. 
"아, 닭튀김 이네요"
돌연, 사치코님이 말했다.
"맛있어 보이네요"
위쪽에서 들여다 본것은, 찬합에 들어있는 반찬들.
"어떠세요, 하나"
엄마는 속으론 상당히 풀죽어 있었지만, 손가락으론 벌써 닭튀김에 꼽아놓은 플라스틱 이쑤시게를 잡아올려,「자자」하며 사치코님에게 내밀었다.  -- 뭐, 원래 이런사람이다.
"괜찮으세요?  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사치코님은, 사양하지도 않고 그것을 받아, 입속에 넣었다. 그리고 3명이 숨죽이고 바라보고 있을때, 한마디「맛있어라」라고 중얼거렸다.
"유미의 어머님이 만드신 도시락은, 정말 맛있어요. 언젠가,  .... 그래, 별장에 갔을때 어머님이 만들어주셨던 도시락을 받았었지?  그때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사치코님이 유미를 향해서 말했기에, 바로 유미도 말을 받았다.
"아, 그래요 그래요. 언니도, 그 도시락때문에 못먹던 우메보시(절인 매실)나 아스파라거스를 극복했지요"
"극복이라니, 그렇게 대단한게 아니야, 별장의 관리인이, 그 도식락의 메뉴를 똑같이 흉내내서 돌아가는 우리들에게 주었었지요. 주먹밥은, 받은 코시히카리(일본쌀의 품종의 하나)로 만들어서, 상당히 잘 됬지만, 역시 김이 바삭바삭한것과 촉촉한 것의 두종류가 있었다는것 까지는 알아내지 못했었는지....."
사치코님은 몸동작 손동작을 사용하며, 서비스 정신 투절하게 끊임없이 말해댔다. 그 덕분인지, 아빠와 엄마는 나락에서 조금씩이지만 부상하는 전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괜찮으시면, 주먹밥도 드세요"
"어떻하나. 왠지 제가 조른것같이 됬네요..... .  하지만, 모처럼이니 감사히 먹겠어요"
언니는 내민 물수건으로 손을 닦은후, 비닐시트에 앉아 본격적으로 주먹밥을 먹기 시작했다. 엄마의 도시락은, 이번에는 촉촉한 타입.  내용물은 물론, 우리집에선 일반적인 우메보시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결국, 주먹밥 한개를 다 먹을때까지의 잠깐의 시간동안,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져, 사치코님은 마치 친척의 언니가 우리집에 놀러온것 같이, 무난하게 그곳에 친숙해져 버렸다.
"두사람다, 오후도 열심히 해라"
"오늘은 오시지 않았던 사치코씨의 부모님 몫까지, 우리들이 여기서 녹색팀을 응원 할테니까"
오가사와라 그룹의 아가씨이며, 귀여운 딸의 언니인 사치코님의 입장에, 단지 붕 떠버린 부모님 이었지만, 실제로 만나보자, 상상했던것보다 더욱더 보통의 아가씨여서 안심한듯 했다. 좀더 여유있게 있다가도 되는데, 라며, 이 사각의 비닐시트를 마치 자신의 집의 거실이라고 착각하고 있는듯한 후쿠자와부부의 발언을 정중히 거절하고, 사치코님과 유미는 교정으로 향했다.

"멋진 분들이네"
걸어가며, 사치코님이 웃었다.
"그, 그래요?"
"유미의 부모님이다, 라고 낙듭이 되던데"
"그렇다는건, 그리 칭찬받는 기분은 들지 않는데요"
그 어리버리한(이건 해석 자신없음)부모를 보고, 낙듭해도. 좀전에 말한 멋진 분들이네, 라는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데.
"칭찬하고 있는거야. 밝은 가정. 굉장히 일반적이다 싶어서 좋아보여"
"........."
역시, 아무리 좋게 봐줄려고 해도 칭찬받는다고는 생각할수 없다. 만약 사치코님의 가정이 특수해서, 평범한 가정을 부러워 한다고 해도, 좀전의 그것이 일반적인 가정이라고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진짜로 곤란하다.
도서관 앞을 지나갈때, 옆길에서 나온 마미씨와 턱하고 만났다. 걸어가며 수첩에 뭔가 메모를 하고있는것을 보니, 일의 내용은 모르겠지만 바뻐보였다.
"『리리안 카와라판』?"
"아니, 체육제 실행위원의 일"
아침의 입장체크만 끝내면, 뒤는 그리 큰일은 없는듯이 말했으면서. 일의 내용이 변경되기라도 한것일까.
"도시락 먹고나서, 도와줄까?"
"에, 정말?  살았다.  -- 라고 말하고 싶지만, 유미씨에게는 도움을 받을수 없어"
"어째서?"
"아무리 고양이의 손을 빌릴정도로(고양이의 도움이라도 받고 싶을정도로 정신없이 바쁠때 쓰는말) 바쁘다고 해도, 교사가 학생한테 시험문제를 만들게 하진 않아.  그런 소리야"
마미씨는 수첩을 덥고,「그럼 안녕」이라며 빠른발로 사라져갔다. 도중에, 이곳저곳 교내를 돌며 뭔가를 채크하는듯 했지만, 뭐를 하고있는지는 잘 알수가 없다.
"언니는 아시겠어요?"
클래스 메이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미는 사치코님에게 물었다. 그러자.
"응"
바로, 그런 대답이 돌아왔다.
"유미가 오후에 나갈 예정의 경기와, 관계있는것이 아닐까?"
"제가, 오후에 나가는 경기"
그렇다면.
"「빌리기 경주」......?"
작년에 잘봐뒀는데, 유미는 리리안 여학교 고등부의 빌리기 경주가 어떤것이였는지,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그래서 마미씨를 시작으로 체육실행위원 몇명이, 휴식시간을 이용해서 뭔가를 리서치 하고있다는것을, 사치코님이 지적할때까지, 전혀 생각도 못했던 것이었다.

 

 

                                                        2

 

교실에서 도시락을 가지고나와, 그리고나서 둘만 오래된 온실로 갔다.
아침부터 계속 이어지는 날씨덕분에,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실내를 더울정도로 덥혀놨지만, 덥다고 하는 데 메리트보다 인기척이 없다는 메리트가 이겨버렸기에, 그곳에서 도시락을 펼치기로 했다.
사치코님은 이미 주먹밥 한개와 닭튀김 한개를 먹었지만, 지참한 도시락을 게 눈 감추듯 먹었다.  그 도시락은, 고급 요정(요리점->일본의 고급 요리점은 인맥이 없으면 들어가지도 못하는곳도 있더군요... 황당) 의 이름이 적혀있는 종이에 쌓여 있었다.
언제나 도시락을 만들어주는 가정부가, 오늘은 쉬는날 이란것 같았다.
자매만의 가족식사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 그리고나서 좀전과는 반대의 순서로 그라운드에 돌아갔다.
오후의 예정이 시작되는 1시까지는 아직 15분정도 있었지만, 회장은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트랙의 안쪽에는 포크덴스의 원이 생겨있었다. 이것은 자유참가로, 하고싶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참가할수 있는것이다.
"언니. 우리들도 배 꺼트릴겸 춤춰요"
"에, 하지만"
"재밋을꺼에요, 정말"
조금은 망설이는 사치코님의 손을 잡아끌고, 원안에 들어갔다. 그러자 참가하지않고 멀리서 바라만보던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포크댄스인구가 한번에 늘어버렸다. 동경하는 홍장미님과 춤출수 있는, 둘도없는 찬스. 옛날의 유미라면, 역시 망설임 없이 댄스의 원안으로 뛰어들어 갔음에 틀림없다. 노래는 오클라호마.믹서.  유미와 비교할때 키가큰 사치코님이, 남성의 파트를 해주셨다.
우선 처음에는, 같은 방향을 향하고 조금 대각선인듯한 느낌으로 앞뒤로 서서, 어깨높이로 손을 잡고 그대로 스텝.
그리고 나서 한쪽을 놓고 빙글돌아, 서로 바라보는 모습이 되면, 한쪽발을 앞으로 내밀고 발꿈치로 지면을 탁, 이번에는 발을 뒤로빼고 앞꿈치로 탁, 역방향으로 세발짜국씩 걸어가 파트너 체인지.(아아, 언니가........)
생각해보니, 이런식으로 그룹을짜서 춤추는것은, 같은 사람과 계속이란것은 별로 없고, 계속해서 상대가 바뀌어 가는 것이었다.
노래가 진행됨에 따라, 사치코님이 점점 멀어져간다.  참가인원이 늘어났기에, 이제 두번다시 차례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한명을 지나가, 새로운 얼굴이 나타났다. 어쨓든 그런식으로 산만하게 있었기에, 멍청하게 있던 유미는 인사하기전까지, 다음 상대가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렇게 눈에띄는 상대인데도.
"카, 카나코짱"
어째서 여기에, 라고.
아니지. 우리 학교 학생이니까,  별로 특이한건 아니지만,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솔직히 놀랬다.  클레스에 협조성도 없고 혼자 따로 돌고있는 그녀와, 자유참가의 포크댄스에서 대면할줄은 예상도 해보지 못했으니.
놀랐기때문이라 해도, 그대로 서있기만 할수도 없다. 유미는 카나코짱의 앞에 몸을 밀어넣고, 자신의 어깨위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저 조금 늦게, 카나코짱의 손도 앞으로 나왔다.
"벌칙게임은 정했어?"
스텝을 밟으며, 유미는 물었다.  카나코짱은 키가 커서, 얼굴의 위치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 돌아보듯이 얼굴을 들지않으면 안됬다.
"예"
"뭘로?"
"이기면 말씀드리겠어요"
"엣~~~"
"유미님이 그것을 아느냐 모르냐로, 승패가 좌우되는 일을 없잖아요  그렇다면 상관 없지 않아요?"
그야.  뭐든지 한다고 말한이상, 그것을 듣는 시점에서 좋은쪽을 고른다는건 할수없는 일이고. 그렇다면 졌을때, 그때 카나코짱의 입에서 나오는 벌칙게임을 달게 받는수 밖에 없다. 분명히, 그건 그렇지만. 하지만, 신경쓰이는 것은 신경쓰이는거다. 개인적으로 무리인것은 안된다고 사전에 말해 놓았기때문에, 카나코짱이 준비하는 벌칙게임은 유미가 노력또는 참아낸다면 가능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 노력이나 참는것이란건, 어느정도의 것일까. 마음에 준비를 할 필요는 없는것일까.
"힌트라도 줘. 그건, 그자리에서 할수있는거야?"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바로 가능해요"
몸을 떨어트리고, 잡은 손을 위로 들고, 붙었다가 떨어진다.
"조건이라"
어째, 유미가 카나코짱에게 내걸었던 벌칙게임의 종류와는 질이 틀린듯 하다.  
학원제 당일까지, 엄청나게 일한것과 비교할수있을 정도의 무거운 벌칙이, 일순간에 접근해 오는거니까, 상상할때마다 두려워진다.
킥 하는 웃음을 여운으로 남기고, 카나코짱은 옆으로 슬라이드해 간다.  대신 나타난것은, 토우코짱이었다.
"엇--"
토우코짱은, 유미가「어째서」라고 질문하기전에, 마치 준비하고 있었다는듯이, 깔끔하게 말했다.
"생각해 보세요. 모두들 홍장미님과 춤추고 싶다고,여성 파트쪽만 집중해버리잖아요. 늦게나와버렸으니, 부족한 쪽으로 갈수밖에 없잖아요"
그것이, 키가 그리 크지않은데도 남성 파트에 있는 이유.
"게다가, 카나코씨와 같은 파트에 있으면, 평생 춤춰도 그녀와 패어가 될리도 없고"
".......뭐, 그렇겠지"
체형이 작은 두사람이 춤추틑, 오클라호마 믹서-. 좀전과는 틀리게, 이번에는 얼굴의 위치가 너무 가까워, 이상한 느낌.
"하지만, 아깝겠구나"
조금 허리를 구부리며, 유미가 말했다.
"예?"
알아차렸을때는, 토우코짱도 발돋움하고 있었다. 보다 좋은 밸런스로 춤추기위해, 서로 맡추어 나가고 있던 것이다.
"그렇잖아, 사치코님과 춤추고 싶었으니까, 토우코짱은 포크댄스에 참가한거잖아. 그런데"
"에? 아아......,  뭐 그렇지요.  정말, 아쉽지요"
토우코짱의 확실하지않은 대답이 공중에 남아 있는체로, 파트너 체인지가 되버리고 말았다.
토우코짱의 다음은, 모르는 일학년 이었다.  뭐, 아무래도, 아는사람만 계속 될수는 없는것이겠지. 까닥 까닥하고, 마치 로보트같이 손을 잡은 새 파트너는, 아무말 없이 있는것이 참을수 없어진듯, 돌연 입을 열었다.
"유, 유미님"
"예, 옛"
무심코, 말려들어, 같은 식으로 대답했다.
"저, 입학할때부터 계속 유미님의 팬이에요.  그러니까, 홍장미님과 함께 포크댄스의 원에 참가하셨을때, 이것은 평생 한번있을 기회다 라고 생각해서.  저기, 보통때는 소극적인 성격이지만, 키요미즈테라(청수사라는 일본 교토의 절입니다)의 관음당의 무대에서 뛰어내리듯(중대한 문제를 과감하게 결정했을때의 심경이라네요), 그래서...그래서"
긴장이 피크에 달해서, 로보트가 되어버렸다는 소리군.
"고마워. 정말 기뻐"
사치코님과 춤출수 있는쪽으론 많은 사람들이 흘러들어갔기에, 별수없이 남성파트에 들어갔다고 하는, 토우코짱 같은 사람만 있는것은 아니다. 유미와 춤추고 싶다는 마음으로 들어온 사람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니, 정말 기뻐졌다.
"아시는지요?  유미님의 팬, 상당히 많아요"
"정말?"
"정말 이에요"
오크라호마.믹서-가 끝났다.
이어지는 곡은, 코로프치카. 그리고, 레이님이 앞으로 왔다.
"유미짱, 오랫만"
"예"
오랫만. 이것은 한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의 인사가 아닌, 손을 맞잡고 춤추는것을 말하고 있는것이다. 레이님과는, 작년의 연극의 댄스신에서 파트너를 한 사이.  그렇기에, 호흡도 딱 맞는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왈츠와 포크댄스는, 역시 차이가 큰 듯 했다.
하지만, 역시 미스터 리리안. 얼굴을 바라보자, 왠지 남자와 춤추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레이님과 해어지고난되, 다음에 나타난 얼굴도 역시 잘 아는 얼굴.
체형이 작고 마르고 하얀 몸.  하지만 속에 숨겨진 투지가, 요즘엔 확실히 눈에 보이고 있다. 트레이드마크는 길게 땋은 삼단따기.
"어째서, 요시노씨가 남성파트에 있는거야?"
유미는, 좀전까지 춤췄던 레이님을 가리키며 물었다.어느쪽도 남성쪽이라면, 토우코짱이 말한대로라고 하긴 그렇지만 평생가도 패어를 짤수없다.  그러자 요시노씨는,「잘 모르는군」라며 언니의 눈초리로 말한것이었다.
"레이짱하고 춤추는건 순간이잖아. 그다음은 점점 멀어지기만 하고. 그렇다면, 계속 옆에서 바람못피게 눈을 빛내며 있는편이 좋다고 생각안해?  댄스같은건, 그 마음만 생기면 얼마든지 출수 있는거니까"
분명히, 요시노씨라면.  레이님에게, 한마디「춤추자」라고 말하면 되는거니까.
"바람같은건, 걱정도 안 하면서"
"뭐 그렇지.  하지만, 레이짱에 대해 일방적으로 짝사랑 하는 학생이, 폭주해버리는것에 대해 예방은 할수 있잖아"
"요시노씨가 옆에서 노려보면, 누구던지 아무것도 할수 없을테니까"
"그런거지"
그런데도, 레이님이 포크탠스에 참가하는것을 저지하지 않았다는것은, 조금은 레이님의 팬들에게 서비스를 해주고 있는것일지도 모른다.
신기하게 질투는 생기지 않는다. 사치코님이 어디서 무엇을 하더라도, 괜찮다. 지금은 아직 물리적으로 가깝게 있다. 마음이 이어져 있다, 라고 확인하는것이 쉬울정도로는.
하지만, 만약.  멀리 떨어져 버린다면, 이 마음을 유지할수 있을까. 언니의 졸업은, 자매의 졸업이기도 한것일까.
그렇기에, 이미 언니를 보낸 시마코씨는,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2학년으로써, 배우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하지만, 시마코씨는 언제나 유미의 두세발짝 앞을 걷고있어서, 전혀 라고는 할수없지만 쉽게 따라잡을수 없을것 같았다.

 

 

                                           3

 

한시가 되는것과 동시에, 오후의 예정이 시작되었다.
식후 바로라는 이유도 있어서, 팀 득점에 관계할만한 힘든 경기는 우선 뒤로 넘기고.  참가상을 받을정도의, 게임감각의 즐거운 메뉴부터 시작한다.
우선은,『교직원 릴레이』.
담당 교과별로 팀을 나눠서 달리는것이지만, 체육과의 팀은 핸디켑으로 합계 20Kg의 무계를 짊어져야한다.
이 경기는, 보통때 거만한 태도를 취하고있는, 사회과의 선생님이 땀을 뻘뻘 흘리며 뛰고 있던지, 허약하게 보이던 이과의 선생님이 의외로 다리가 빠르던지, 왠지 계속 흥분도 최고를 유지하는 외국어 선생님이 있던지,  보통때는 볼수없는 선생님들의 다른 모습을 옅볼수있어 재미있었다.  다음주부터의 수업시간에서, 조금 선생님들을 보는눈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다음은, 기다리던『하카마 경주』(간단히 말하면 2인3각, 일본 전통 남성 바지인 하카마에 서로 한발씩 넣고 달리는 경기)
하나의 하카마의 오른발 왼발에 한사람씩 넣고, 100미터를 달리는 간단한 경기이지만, 이것이 매년 상당히 인기가 좋다.
그 이유는, 참가자격이「자매」에 한정되있는것에 집약되있다. 자매가 출장하면 좋은 추억거리도 되고, 보는 쪽도「저 두사람이 자매구나」라며 바라보던지, 자매의 호흡이 얼마나 잘 맞는가를 채크하던지, 여러방향으로 즐길수있는것이다.
참가 희망자가 많이 모이고, 달리는 순번을 정하고 있을때, 돌연 방송이 흘러나왔다.

『사람을 찾습니다.  3학년 소나무반 오가사와라 사치코씨, 2학년 소나무반 후쿠자와 유미씨』

녹색팀의 응원에리아에서 릴렉스 하고있던 두사람은, 돌연 자신들의 이름이 불리우자 서로 얼굴을 바라봤다. 
무슨일, 이라고 하며.
하지만, 불리운것은 두사람만이 아니었다.

『3학년 국화반의 하세쿠라 레이씨, 2학년 소나무반의 시마쯔 요시노씨, 2학년 등나무반의 토우도우 시마코씨, 1학년 동백나무반의 니죠우 노리코씨.  지금바로 트랙 안쪽으로 나와주십시요』

결국, 홍장미 자매. 황장미 자매. 백장미 자매 모두 불려진 것이었다. 이유도 모른체, 하지만 어쨓든 불리웠기에, 6명은 각각의 장소에서 레인을 넘어서 걸어나왔다.  그 모습을 본 트랙의 안쪽과 바깥쪽에서, 큰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올해의 하카마 경주에는 꼭 산백합회의 간부를, 이라고 하는 리퀘스트가, 체육제 실행위원회에 많은 몰려왔기에, 그렇다면 참가를 부탁하자, 그렇게 된것입니다』
"그런말. 나한테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는데"
요시노씨가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현역의 체육제 실행위원인 그녀에게도 숨기고, 일을 진행시킨듯 했다.
『여러분은 점잔하시게도, 참가하실듯 하지 않기에, 특별히 이쪽에서 지명했습니다. 참가해 주시겠지요?』
와~~~.
본인들이, 아직 한다 안한다도 말하지 않았는데, 외야가 멋대로 흥분해버린듯 보이자. 각팀의 응원단들은, 소리나는것을 사용하며 우뢰와같은 소리를 내며 흥을 돋군다.
".....비겁해"
혀를차는 요시노씨.
"이렇게 억지로 시키는 방법, 불쾌해"
비판하는 사치코님. 하지만.
"이렇게되면, 아무것도 안하고 자리로 돌아간다는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조용히 중얼거리는 레이님의 말에, 두사람, 아니 남은 세사람도 포함해서 전원이 끄덕일수밖에 없었다. 게다가,조금은 재밋어 보이고. --그렇게 생각한것은, 유미 혼자였겠지만.「별수없군」이라며, 사치코님의 얼굴에도조금 미소가 띄워졌고. 요시노씨도, 체육복 바짓단을 접어올리며, 벌써 할마음이 넘치고 있었다. 시마코씨와 노리코짱은, 언제나 그렇지만 별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두사람도「절대 하고싶지않아」란 얼굴은 하고있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산백합회의 간부 맴버는 급거『하카마 경주』에 출장하게 되었다.
모두 함께라면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적당한 그룹에 넣어졌다. 유미와 사치코님이 달리는 그룹에는 특별히 친한 사람은 없었지만, 바로 앞 그룹에는 카츠라씨와 그녀의 언니가 있었고, 그 앞 그룹에는 요시노씨와 레이님이 있다.
첫번째 그룹이 출발하면, 두번째 그룹이 하카마를 입고 준비한다. 세번째까지는 하카마가 준비되어 있지만, 네번째 그룹은 첫번째그룹이 사용한것을 준비위원들이 가져다 준다.
준비가 바쁘기 때문에, 앞사람들이 달리는것을 잘 보고 있을수는 없지만, 그래도 힘끔힐끔 곁눈질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자, 자매에 따라서 달리는것이 전혀 틀려서 상당히 흥미가 있었다.
아아, 여기의 자매는 언니가 으시대고 있구나, 라던지.
동생이 어리광쟁이구나, 라던지.
호흡이 잘 맞는구나, 라던지.
오늘은 싸움이라도 한것일까나, 라던지.
그런것들이, 단지 100미터 달리기에서 알수있게 되버린다.  자매의 관계란것은, 백개의 그룹이 있다해도 다 틀리구나, 라고 하는것도 포함해서.
"레이들이 뛴다"
사치코님의 말에, 유미는 하카마의 끈을 묶던 손울 잠시 놓고 그쪽을 봤다.
스타트는 천천히. 그리고 점점 가속한다.
이런 경기들은, 패어를 짠 상대와 체형이 가능한 가까운쪽이 유리하지만, 꺽다리 레이님과 작은 체형인 요시노씨는, 그런것은 전혀 관계없다는듯이, 확확 달려간다.
갑자기 참가하게되서, 연습같은것도 하지못했는데, 호흡이 딱맞는다. 상대를 배려해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건다든지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두사람이 달리고 있는데도, 마치 한사람이 달리고 있는듯 했다.
그 달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 모르는 사이에 유미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작년 심장수술릉 하기 직전이었을까, 요시노씨가 한말이, 문득 생각났기때문이다. 레이짱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걷고싶다, 라고 요시노씨는 말했었다.  레이님에게 기대던지, 업히던지, 그런건 이제 싫다고. 하지만 지금, 요시노씨는 레이님과 나란히 달리고있다. 레이님이 도와줄 필요가 없을정도, 힘껏 대지를 박차고있다. 단지 그것뿐이지만, 유미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잘됬어, 잘됬어, 라고 골 테입을 끊으려하는 요시노씨를 향해,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런 유미의 어깨를, 사치코님은 살짝 잡아 주었다.  어째서 울고있는가를 묻는 대신에,「자, 우리들도 열심히 하자」라며 격려를 했다.
"예"
유미는 눈물을 닦고 걸어나갔다. 앞의 그룹은 이미 출발해 있었다.
하나의 하카마에, 왼쪽과 오른쪽.
두사람 밖에 들어갈수없는 장소에, 사치코님과 함께 들어갈수있는 오직 한명의 사람.  그것이 자신이라고 하는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이란 말인가.
"제자리에"
총을든 선생님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린다.
자신들은 다른사람들의 눈에는, 어떤 자매로 보이게 될까, 라고 생각하면서, 유미는 스타트를 기다렸다. 

5

이제, 팀별 대항경기는, 1학년. 2학년. 3학년 선발의 『단체 줄넘기』부터 시작됬다.  하나의 클레스에서 7명씩 나와 삼학년 합계 21명으로, 단체 줄넘기를 한다.  줄을 돌리는 두사람을 빼면, 19명이 뛰는 역활을 한다. 구령에 맞추어 한명씩 줄넘기 속으로 뛰어들어가, 가능한 한 오랜시간을 뛰는 팀이 승리하는것이다.
릴레이나 빌리기경주에 나가는것을 싫어하던 클레스 메이트들은, 이『단체 줄넘기』나 나중에 시작되는『럿쉬아워』에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  츠타코씨는 줄넘기, 마미씨는 힘들게 부딛치는 길을 선택했다.  참고로『럿쉬아워』는, 전철같이 만든 밑이없는 종이박스속에 쑤셔넣어진 5명이, 30미터 떨어진 막대까지 갔다가 온다고 하는 경기이다.
"하지만 말이야, 역시 도토리 키제기 잖아"
『하카마 경주』의 일등상품, 학교문장이 들어간 노트로 펄럭펄럭하고 얼굴에 부채질하며, 요시노씨가 중얼거렸다.
『단체 줄넘기』가 끝나고, 2학년 선발의 『럿쉬아워』, 1학년 선발의『3인4각』도 종료한시점의 득점판을 바라보며 한 말이었다.
"대부분의 경기가, 녹색팀과 빨간팀이 최하위득점을 기록하고 있으니까.  황색팀과 백점이나 차이가 난다니, 어떻게 된 일인지. 너무 한심해서 눈물도 안나와"
빨간팀과 녹색팀을 제외한 4개팀은, 점수차가 있기는 있지만 어느쪽도 세자리수에 돌입해 있다. 그 속에서도 가장 빛나고 있는것은, 황색팀의 「180점」이란 숫자.
"남은경기는 4개지?  그럼, 우승을 할려면"
다시 생각해보는건지, 흥분해서 생각하는게 조금 이상해져버린 것인지, 요시노씨도, 쓸모없는 계산을 시작했다.
"모든경기에서 일등을 하면, 녹색팀도 우승의 가능성이 없는것은 아니구나......"
"하지만, 그것도 황색팀이 전부 꼴지를 한다는 조건붙어야 되는거잖아"
『하카마 경주』3위의 연필(이쪽도 학교문장이 새겨져 있다)로 관자놀이 부근을 긁으며, 유미가 말했다.
여기까지 톱을 독주하고있는 황색팀이, 이후의 4개의 경기에서 한점도 얻지못하고 있어준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제로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앗~~~.  릴레이는 득점이 배가 되는거지. 그렇다고하면, 50점을 얻을수 있으니까. 조건적으로는 더더욱 쉬워졌어"
25점이었던 것이 50점이 된다고 해도, 100점을 리드하고 있는 팀을 이긴다고 하는것은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한 무리지 않을려나.  해보지 않으면 모르긴 하지만, 해보지 않아도 대강 알수있는 일도 있다.
"여기는 우선. 유미씨에게『빌리기 경주』에서 힘내줄꺼라 믿고"
"그거야, 열심히 하겠지만"
하지만, 『빌리기 경주』란것은, 상당히 운에 좌우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승산이 있다고, 요시노씨가 말하고 있는것이다.  다리가 빠른것을 비교하는것이 아니라고.
"그럼, 갔다오겠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하는, 3학년의『부채춤』의 뒤에, 유미에게 있어서는 메인 이벤트『빌리기 경주』인 것이다.
이런이런.
녹색팀의 응원석에 있는것이 언니의 춤추는 모습을 잘 볼수있지만, 그렇게되면『빌리기 경주』에 완전히 지각해 버리고 만다.  천천히라도 바라보면서 이동해서, 댄스가 끝나기 직전에는 입장문에 도착하지 않으면 안됬다.
음악이 들려왔다. 슬슬『부채춤』이 시작한다.
보라, 황색, 빨강, 청, 투명한색, 녹색의 부채가 착하고 펼쳐졌다. 사치코님은 보라색의 부채라고 말하셨기에, 보라색이 모여있는곳에 시선을 보냈다.
그러자, 있었다.
멀리서 보는데도, 신기할 정도로 잘 찾아냈다.  사치코님이 사람의 눈을 끄는 얼굴이기 때문이라서가 아니다.
얼굴은, 정말 작게밖에 보이지 않으니까.
아마도 동생이라면, 분명히 바로 자신의 언니를 찾아낼수있다. 어디가 어째서라는 이유는, 말로는 설명할수 없지만, 알아버리는것은 어쩔수 없다.
이 3학년의『부채춤』만큼은, 교복을 입고 춤춘다. 그때문일까.  똑같이 체육제에서 실행되는 것인데도, 어째서인지 이것만 이질적인, 하늘에서 바라보는 신들을 위해서 춤추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안돼 안돼)
보고있는동안, 다시 눈물샘이 느슨해졌다. 유미는 입장문의 뒤를 조금 지나서, 체육관 옆에있는 수돗가로 향했다.
언니의 춤을 마지막까지 봐야하는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눈물로 흐려져버리면, 이제 어쩔수도 없다. 빨리 얼굴을 씻고, 산뜻한 마음으로 돌아가지 않으면『빌리기 경주』에 영향이 온다.
수돗가에는, 먼저온 손님이 있었다.
"이츠에씨?"
"유, 유미씨......"
깜짝하며 어깨를 위아래로 흔들고, 이츠에씨는 돌아보았다.
"저, 저기.  나, 조금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그래서--"
"나는 양치하러..... .    그라운드, 먼지가 많은듯 해서"
수돗가에 오는것은, 이유같은건 필요없는데도 두사람은 마치 나쁜짓하는것을 들킨듯이, 당황하며 변명하는 것이었다.
"그럼, 먼저 갈께"
이츠에씨는, 유미에게 장소를 넘기고 허둥지둥 그자리를 떠났다. 수도꼭지는 4개가 있다. 두사람이 나란히 사용해도, 두개는 남게 되는데.
"이츠에씨.........?"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미는 갸우뚱했다.
이상한 걷는모습.  어디가 이상한가하고 생각해봐도, 바로는 대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운동화의 오른쪽만 슬리퍼같이 발 앞쪽만 걸고, 질질 끌듯이 걷고 있는것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한쪽만 양말을 벗은거지?"
이상한 걷는모습이 되버린 이유는 알았지만, 어째서 그렇게 하지않으면 안되는지 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음악이 끝나고, 박수소리가 들렸다.  『부채춤』이 끝난것이었다.
"아, 큰일이다"
유미는 정신을 차라고, 급하게 입장문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결국 얼굴을 씻을수 없었다.

 

 

                                                    4

 

『빌리기 경주』.
그것은, 땀과 눈물과 웃음으로 형성되 있다.
스타트와 함께, 20미터정도를 달려서, 선착순으로「빵먹기 경주」의 빵과같이 줄에  매달려있는 봉투를 빼서 속을 확인하고, 거기에 적혀있는 과제를 회장에서 어떻게 해서라도 찾아내어, 그것과 함께가 아니면 골에 들어올수 없는 가혹한 경기인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웃음」인가하면, 웃는것은 선수가 아니고, 관객이 선수들의 필사적인 모습을보고 웃는것이다.
그런 이유로 멀리할듯한 것이지만, 역으로 웃음을 얻고싶은 사람에게는 인기가 있는 경기라고도 불리운다. 
만담연구부의 2학년부원들은, 모두 참가한다는 말이 있다.
자, 그 빌리기 경주의 내용이기도 하지만.  작은것은 지우개부터, 큰것은 사람까지라고 하니, 상당히 범위가 넓은것 이었다. 그렇다고해도, 물론 학교의 체육제이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용서할수있는 범위란 약속하에 출제하는 것이다.
즉, (설마 회장에 끌고온 사람은 없겠지만) 독뱀이라던가 독거미같은 위험한것은 불가.
위험하진 않지만,duralumin case(현찰같은것을 넣어 나를때 사용하는 알루미늄 가방)에 들어간 1억엔 같은것도, 보통 학교에는 가지고 오지않는 것이기에 있을수 없다.
그래그래, 중요한것은 과제가 회장에 복수 존재하는 물건이란것.  그렇기에, 예를들면「OO선생님」같은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것도 그럴것이 OO선생님이 그때에 우연히 화장실에 가던지 한다면, 회장안을 아무리 찾아봐도 발견할수 없기때문에, 그렇게되면 곤란하다.
그런 이유로, 과제는 만일 그중 하나가 그 장소에서 없어져도, 예비가 몇개인가 남아있을수 있는것을 조건으로 선발하는것이다.  점심시간에 마미씨가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니고 있던것도, 사전에 후보에 올린것이, 과제로써 적당한가 조사하고 있던것이 틀림없다.
『회장에 계신 여러분.  출장선수가 찾고있는 물건을 가지고 계신분은, 기분좋게 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상대팀이라 해도, 지금만큼은 협력해주세요』
방송이 흐르고, 슬슬 시작이다.
"두근두근하네"
그런 목소리를 들은 유미가 돌아보자, 보라색팀의 줄에는 시마코씨가 후후후하며 웃고있다.
"시마코씨, 설마 이경기도 떠밀려 나온거야?"
시마코씨와『빌리기 경주』.  너무나도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았기에,  무심결에 요시노씨의 생각에 전염되고 말았다.
"아니, 입후보한거야.  하지만, 어째서? 도, 란것은 뭘 말하는거야?"
"아, 아니"
어째서, 라고 물어봐도. 잘 설명할수도 없어보이고.  설명해서 좋을지 어떨지도 모르겠다.
하지만,『빌리기 경주』에 스스로 입후보했다고 한다면 시마코씨, 혹시 지금까지의 것들도 스스로 나서서 광주리를 짊어졌던지, 후지무스메로 변신했던지 한것일려나, 라고 의심해버린다. -- 아니지, 역시 그건 아닐꺼야.
이러쿵저러쿵 얘기하고있는 사이에, 경기는 진행되고 있었다.  유미들보다 먼저 출발한 선수들이, 가족석이나 학생들의 응원석 앞으로 달려가, 곧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경, 빌려주세요"
"소설책을 가지고 계신분, 안계신가요-"
뭐, 그정도라면 바로 구할수 있겠지.
봉투의 속을 확인하자마자, 골인도 하지않았는데 벌써 퇴장문으로 돌진하는 선수는, 자신이 없어서 도망쳤다.....
란것이아니고, 목적은 직전에 댄스를 선보이기를 끝낸지 얼마 되지않은 3학년.  빠르게 황색 부채를 빌려받고, 퇴장문에서 골까지 일직선으로 뛰어든다.
망설임없이, 녹색팀 에리어에 관전하고있던 요시노씨가 있는곳으로 갔던 선수의 과제는,「학교문장이 들어간 노트」.
그것은 즉,「하카마 경주에서 일등한 사람」을 찾는것이라고도 말할수 있어, 요시노씨들이 일등을 한것을 잘 기억하고 있었기때문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덧붙여 말하자면 그 선수의 이름은 타누마 치사토씨. 요시노씨는 군시렁 거리며, 노트를 빌려줬다.
빌리는것은, 인간 이란 경우도 있다.
예를들면「초등학생」이라던지.「갈색으로 머리를 물들인사람」이라던지
속에는,「귀에 귀걸이를 하고있는 사람」이나「운동복을 입고있는 사람」같은것도 있었다.
그리고『빌리기 경주』는 땀과 눈물과 웃음과 함께 진행되어, 다음은 유미와 시마코씨의 차례라고 하는곳까지 왔다.
자, 기합을 넣어서 열심히 하자.  사전에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한 레인을 향하기 시작한 바로그때, 유미는 돌연「아아아아아아앗」하는, 세계가 끝나버릴것같이 절망적인 목소리를 들었다.
「무슨일」이라 하며 그 목소리가 들린곳을 보자, 그 소리를 낸것은 바로 시마코씨로, 좀전까지만 해도「두근두근하네」라고 말하며 홍조를 피우던 얼굴은 어디가고 창백한 얼굴이 되어있었다.
"시,시마코씨?"
시선을 보내고 있는곳을 쫒아보니, 트랙을 민둥머리의 스님이 황색팀의 선수와 손을 잡고 경쾌하게 달리고 있다.
(일본의 스님은 두종류로, 결혼해서 애를 낳고 대대로 집안을 이어가는 스님들하고, 한국같이 결혼하지않고 수행하는 두종류가 있습니다.   파계승이 아닙니다)
"설마, 저사람"
"........아버지"
무사히 골인해서, 크게 손을 흔드는 승려복장의 중년남성. 하지만 「승려」같은 과제가 나올리 없다고 생각하자.
『과제는「일본 전통옷을 입은사람」, 정답입니다』
골인한 선수의 과제는, 바로 방송으로 발표된다. 확실히, 가사(승려복)는 일본 전통옷 이라고 말할수 있을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어째서"
쥐어짜듯이, 시마코씨가 말했다.
일본 전통겉옷이나 작은 문양이 들어간 기모노를 입은 부인들도 많은데, 어째서, 구태여 아버지를 선택했는지. 어째서, 아버지는 승낙한건지. 어째서, 아버지는 카톨릭학교에 전혀틀린 종교의 유니폼을 입고 왔는지. 어째서--.
라고하는것은 유미의 상상이기에, 시마코씨의「어째서」의 뒤에 이어질 말은 사실 어떤것일지 알지도 못하고, 그 대답도 알지못한다.  하지만, 최후의 「어째서」의 대답은, 비교적 빨리 판명됬다.
『오늘은, 어째서 이런 모습으로?』
일위가 되는것에 공헌한 공로자가, 인터뷰를 하고있다.
『실은 법사(천도식,제사의 뜻입니다)를 끝내고 바로 왔습니다. 딸내미의 모습을 살짝 살펴보고 돌아갈려고 했는데.........    정말이지, 당해버렸네요.  핫핫핫핫』
맨들맨들한 머리를 두드리며 호쾌하게 웃는다.
(이사람, 정말로 시마코씨의 아버지?)
전혀 닮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과제를 손에 넣지도 않았는데, 시마코씨가 머리를 잡고 주저앉아 버린걸 보면,「정말이구나」하고 납득할수밖에 없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다음의 과제가 준비되서, 이윽고 유미의 차례가 돌아왔다. 총소리와함께 뛰어나가.  6명의 선수는, 거의 동시에 봉투를 잡았다. 제발 간단한 물건이기를. 기도하면서, 봉투속에 손가락을 넣어 종이를 시간이 아깝다는듯 잡아뺏다. 반으로 접혀있는 종이를 펼치자, 그곳에 적혀있던 글자는.

[양복을 입은 남성]

...........에?
"이런것도 있는거야?"
유미는 목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체육제에 양복이라. 그것도 남성 한정. 어떤의미로보면 일본 전통옷보다 어려운 과제가 아닌가.
"유미짱, 힘내라"
(아아, 아빠)
가족석으로 시선을 보내며, 후회했다.  아버지가 양복을 입고온다고 말했을때, 찬성하면 좋았을껄.  하지만, 이런일이 일어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이제와서 말해봐도 소용없는일.  그것보다 지금은, 양복을 입은 남성을 찾아서 함께 뛰어달라고 부탁하는것이 중요하다.
(양복, 양복......이라)
보통때는 반듯하게 상하 차려입은 멋쟁이 선생님들도, 오늘은 모두 러프한 모습을 하고있다.  과제가 된이상, 합당한 사람이 몇명 있음이 틀림없지만, 조급해져서 잘 발견할수가 없었다.  결국에는 상하 같은 체육복이라고 하는것은, 양복이라고 할수 없을려나, 라고하는 무리한일까지 생각해버렸다.
그래도, 같이 출발한 다른 다섯명도 고전하고 있는 모습으로, 아직 누구하나 골인하지 못했다.
「OO를 가지고 계신분, 안계신가요」 라는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기 시작했지만, 유미의 경우, 상대는 사람으로, 입고있는것은 보면 알수 있는것이기에「양복 입고계신분 안계신가요」라고 불러대며 뛰어다니는것도 반대로 생각하면 이상한 것이었다.
"유미, 과제가 뭐야. 말해봐"
사치코님이, 몸을 앞으로 내밀며 소리질렀다.  결국 가족석을 지나, 학생석까지 와버리고 말았다.
"저기, 양......"
말하려고 할때, 사치코님의 저 뒷편에, 유미는 그.것. 을 발견했다.
"양?"
"죄송해요, 언니. 말은 나중에 해드릴께요"
유미는 로프를 넘어 응원석으로 들어가, 멍하게있는 언니와 클레스 메이트들을 무시하고, 점점 제일 뒤쪽으로 향해 걸어갔다.  목표는, 소나무가 그려져있는 녹색팀의 간판의 옆.
"부탁드립니다"
그곳에 서있던 중년남성에게 다가가, 머리를 숙였다. 검은 양복을 입은 그 사람은, 일순 놀란듯 했지만, 유미가 내미는 과제가 적힌 종이를 보자 기분좋게 승낙해 주었다.
"이왕이면, 이기자"
남성은, 유미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버지와 동년배 이기때문일까, 알지못하는 남자인데도 유미는 저항없이 그 사람의 손을 잡았다.
녹색팀의 응원석을 다시 횡단해서, 트랙이 돌아와 골을 목표로 잡았다. 물통을 들은 시마코씨가 달려왔지만, 떨쳐내고 골인.  어쨓든, 할수있는일은 했다.
『오늘, 양복으로 오시게된 이유는?』
정해진 인터뷰에서 물었다.
『실은, 결혼식장에서 직접 오게되어서. 딸의 모습을 잠깐보고, 바로 돌아갈려고 생각했습니다만.....』
좀전에, 거의 비슷한 코멘트를 들은듯한 느낌인데.
법사와 결혼식.
오늘은 일요일 이기에, 예정이 겹친 아버지도 많은듯 했다.
그리고,『빌리기 경주』에 협력해주신 사람들에게는, 기념품이 증정된다.
양복을 입은 남성이, 퇴장문의 옆에서 체육제 실행위원에게 학교문장이 들어간 볼펜을 받는것을 기다려, 유미는 말을 걸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이겼습니다"
"도움이 됬니?  그렇다면, 기쁘구나"
산뜻한 웃는얼굴을 보고있자, 왠지, 오늘 처음만났다는 느낌이 들지않는다.  유미는 거기서「아아 그런가」하며 짐작 가는것이 있었다.  조금은 일본인이 아닌듯한 손놀림,  비꼬는듯한 말투가 어딘가의 누구씨를 생각나게 한다.
이정도 나이인 사람이 말하고 있으면, 불쾌감이 없어진다는 샘플을 보여주고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 아니, 별로 카시와기씨에게 불쾌감이 있냐 없냐란것을 말하고 있는것은 아니다.  --라고할까, 그의 경우 이미 익숙해져 버렸다.
"들은대로의 아이구나, 유미짱은"
"옛?"
"이번에 우리집에 놀러오거든, 천천히 얘기라도 하자"
"저기"
어딘가에서 만난적이 있던것일까, 라고 머리속이 빙글빙글 돌고있다.
하지만「들은대로의 아이」라고 한다는것은, 첫대면 이란것이고.
하지만, 이사람은 자신에 대해서 알고있고.  유미도 처음 만난것같은 느낌은 들지않았고.
아아, 그렇지만, 이름같은건 체육복에 새겨져 있으니까, 보면 알수있겠지.
아냐아냐, 그렇다고 한다면「유미짱」이 아니라「후쿠자와씨」라고 불러야한다.  적혀있는것은 성 뿐.
그럼, 어떻게 이름을 알고있는것일까.
빙글빙글, 빙글빙글.  한바퀴 돌아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때.
"숙부님"
구조선인지 홰방꾼인지 모르지만, 언제나 가장 좋은 타이밍에 나타나는 세로로 말린머리의 소녀가 등장했다.
"야아, 토우코짱. 오랫만이구나. 가끔은 얼굴좀 보게 와줘"
"어머, 제가 가끔 댁에 놀러가는데도. 숙부님은 바쁘셔서, 언제나 안계시던데요"
"사정없구나"
라고 말하며, 기쁜듯이 웃는「숙부님」.  토우코짱이 와준 덕분에,「이 신사가 누구인지 몰라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으려나」는 일단 보류가 되었지만, 두사람의 대화에는 아무런 힌트도 없어서, 결국 유미는 그자리에서 있지도 비키지도 못한체, 입만 뻐끔거리며 서있을수밖에 없었다.
그곳에, 새로운인물이 추가되었다.  사치코님 이었다.
"아버님"
"아.버.님!?"
지금, 들었던 말을, 유미는 그대도 반복했다. 아.버.님, 아.버.님....... 아.버.님 이라고 하는것은, 그러니까, 즉.
응, 하고 사치코님이 끄덕였다.
"아버님이야"
"그래, 사치코의 아버지, 오가사와라 토오루 입니다"
그런, 딸의 동생한테 풀 네임으로 자기소개 하지않아도. 게다가, 옛날 청춘스타같은 웃음까지 띠우고.
"응?  그럼 유미짱은 알고서 선택해준것이 아니란 소리인가?"
사치코님의 아버님은, 조금 아쉽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죄송합니다. 그냥 단순히, 가장처음 발견한 양복을 입은 남성이다 란것 뿐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사진조차 본적이 없는데, 어째서 그것이 사치코님의 아버지란것을 눈치채라고 하는것인지. 겉옷 가슴 주머니의 위에「오가사와라」라고 적혀라도 있었다면, 혹시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아아, 그래.  괜찮다면, 나를 토오루 숙부님이라고 불러주지 않겠니. 집사람은 사야코 숙모님이로고 부르고 있었지?"
사야코 숙모님에 토오루 숙부님.  아아, 마치 병풍앞에 놓여있는 천황의 히나인형 같다.
"그건 그렇다해도, 어떻게 오실수 있으셧어요?  결혼식은 어떻게 하시고?"
사치코님이 묻자.
"이런, 큰일이군. 너무 여유를 부렸다"
토.오.루.숙.부.님은, 손목시계를 보고 외쳤다. 잘은 모르지만, 피로연을 하는 도중에 화장실에 가는척하며 식장을 빠져나왔다는것 같았다.  지금쯤, 할아버님이나 사야코 숙모님이, 아마도 마음졸이고 있으실 것이다.
"사치코, 이것에 대해서 할아버님께는 비밀이다.  억울해 하실테니까. 그럼"
그런 말을 남기고, 양복의 신사는 그라운드를 뒤로했다.  그 차림세가, 가장 어울릴만한 장소를 향해서.
"이런식으로 소개하게 될줄이야....."
아버님을 전송하고나서, 사치코님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그렇다.
유미도 지지않고, 크게 한숨을 내뱉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