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님이 보고계셔 (マリア樣が見てる) 8권 사랑스러운 세월; 후편 -1- 유언 ~놓고 간 것~

사랑스런 세월 : 후편 いとしき歲月(後編)

 

 

 유언(will)
 놓고 간 것(忘れも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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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에는,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한다.
바로 시간이라 하는것이 그 대표적인 것으로, 아무리 투덜거려봐도 멈추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부자로 태어난다 해도, 이것만큼은 어찌할 수 없다.
2월의 끝자락이었던가, 졸업앨범에 들어갈 사진을 찍는 삼학년을 멀리서 바라보며, 울고싶어졌다.  지금까지의 막연한 불안과는 다른, 정말로 가버린다고 하는 절박한 외로움이 밀여왔기 때문이었다.
싫어 싫어라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3월은 와버렸다.  그리고, 삼학년을 보내는 행사가 하나씩 하나씩 처리되어, 어느샌가 사무실앞에 설치된 졸업까지의 카운트다운 보드는「앞으로 2일」이란 글자가 끼워져 버리고 말았다.
"괜찮아?"
체육관부터 교정까지 이어진 구름다리에서, 유미의 어깨에 살짝 손을 얹은것은 시마코씨였다.
"괜찮냐니?"
무슨 소리야, 란 얼굴로 바라보자, 눈앞에는 잘 접혀진 가제로 된 천이 내밀어져 있었다.
"....그러니까"
이것은 틀림없는 손수건. 손수건을 내밀었다고 하는것은, 설마하니--.
"울고있는줄 알았구나?"
"에, 아니었어?  유미씨, 작업중에 계속 어깨가 떨리고 있어서"
"그건 아마도 추워서 일꺼야"
난방이 들어오지않는 체육관에서, 파이프의자를 군말없이 배치하는 작업은 힘들다.
"그럼, 훌쩍이며 울고있듯이 보였던것은"
"코를 훌쩍이고 있었습니다.  체육관은 꽤 울리잖아.  코를 푸는소리, 방해되지 않을까해서"
조용히 작업하는 일학년은, 선생님으로부터 지시를 받은적도 없었는데, 모두, 말이 없었다.  추워서 입을여는것이 힘들었던 것일까, 모래의 식전의 준비란 이유로 엄숙한 기분이 들어서일까.
"아아, 그런거야.  그럼, 유미씨에게는 이쪽이네"
시마코씨는, 손수건을 주머니에 넣고, 휴대용 팃슈로 바꿔꺼내어「자」라며 내밀었다.
"아,  ......고마워"
유미는 감사하단 말을하고나서 한장을 빼내어, 그것으로 힘껏 코를 풀었다.
흥~~.
귀가 찡~해졌다.
차가운 공기가 눈에 스미는것은, 알레르기라던지 안구 건조증 이라던지의 이유가 아니라는것을, 유미는 알고있다. 
한번 젖어버린 눈은, 민감해져서 작은 자극으로도 반응해버리고 마는것이니까.
하지만, 강한척 말하고싶은 기분이 들때가 있다.
옆에 시마코씨의 눈도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붉게 변해 있었다.
"벌써, 모래로 다가왔네"
"그만두자.  왠지, 쓸쓸해져"
유미는, 코를푼 휴지의 끝으로 눈가를 닦았다. 벌써부터 글썽거린다면, 눈물의 제조가 따라잡지 못해서, 정말로 안구건조가 되버릴지도 몰라.
"그래"
끄덕이는 시마코씨의 한숨쪽이, 유미의 몇배나 무거웠다.
그것은 분명히, 시마코씨의 경우는 언니가 2년 연상이기에. 졸업식= 언니가 없어져 버린다, 라고하는 것이 되어버리는것을 의미하고 있는것이었다.

 

 

                                          1

"유~~미짱"
등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려 하는채로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목을 감싸듯 끌어안겨져 버렸다.  마침 청소하는 도중으로, 대빗자루로 가로수길을 쓸고있던때여서, 그 이상이 없는 무방비 상태였다.
"끄아....."
라고 바로 소리질렀지만, 이미 이런일 당하는것도 슬슬 익숙해져 있었기에, 유미는 비교적 냉정하게「꺅」하고 바꿔보았다. 여기는, 이제 금방 졸업해버리는 백장미님의 리퀘스트에 응해드리기로 하고.
하지만, 보통때와 조금 느낌이 틀린거 아닌가, 라고 고개를 갸웃거릴때 세크하라(성추행)범인의 아쉽다는듯한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뭐야~~"
".....『뭐야~~』?"
돌아보고, 깜짝 놀랐다.  그곳에 있는것은, 홍장미님이었다.
"무, 무슨 장난 이세요?"
서둘러 뛰어 피했다.
어떤 의미론, 뒤쪽에서 끌어 안았을때보다 쇼크. 어째서 우등생의 견본같은 홍장미님이, 이런 장난을 하신것일까. 
저길 봐봐, 약 10미터 앞쪽에서 청소하고있던 클래스 메이트들도, 이쪽을 보고 굳어져 버렸다.
"쳇"
"쳇이라니"
이런 말투도, 좀 그렇잖아.  백장미님의 살아있는 영혼이 들러붙은듯해서, 신선함을 초월해서 불길하기까지 하군.
"유미짱의, 안았을때 말랑말랑한 느낌을 맘껏 즐길려고 했는데 실패해버렸어"
일부러, 삐진듯이 돌맹이를 차버리는 홍장미님.
"게다가, 세이가 공룡의 아이들같다고 말하길래, 비명소리도 기대했었는데"
"........."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않아서, 잘 되받아칠수 없었다.  그래서 유미는 홍장미님이 차버린 돌맹이가 대굴대굴 굴러서, 결국은 길의 한쪽편의 초목이 무성한 곳으로 사라질때까지 말없이 바라보았다.
맘에 걸리는것은, 「세이」란 이름.
요즈음, 장미님들은 서로 이름을 부르며 지낸다. 미리 짜고 하는것인지 우연인지는 알수없다.  하지만, 유미는 몇번인가 그런 모습을 볼수가 있었다.
장미님들의 본명이 수시로 어지러이 날라다니는것은, 왠지 익숙하지가 않다.  이전에는 장미님들이 이름으로 서로 부르는것에대해 아무렇지도 않았었는데, 요즘에는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드는것이다.
유미가 고등부에 입학했을때, 이미 장미님들은 장미님들이었다.  그렇기에 이름을 부르는쪽이, 되려 위화감이 느껴진다.  세사람에게 있어서는, 18년간 살아온중에 단 1년 그렇게 불리운것에 지나지 않겠지만.
장미님이란 이름에서 본명으로 돌아간다고 하는것은, 이제 모든 학생들의「언니」가 아니다라고 얘기를 듣고있는것 같아서 유미는 싫은것이었다.
간사하다, 라고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졸업식도 하지않았는데, 멋대로 졸업해버린 기분이 되지말아줘, 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었다.
"한번, 해보고 싶었어"
"뭐를 말이신가요?"
"유미짱 한정의 끌어안기 치한의 흉내를.  졸업하면, 이제 할수없잖아"
못해봤던것을 하고있는거야, 라고 유미에게는 들려왔다.  역시, 홍장미님은 리리안의 바깥으로 눈을 돌리고 계시는구나, 라고 생각되니 쓸쓸해졌다.  나를 놓고 가버리는구나, 라고 생각되어 슬퍼졌다.
"나는, 부속대학교에는 가지 않으니까"
올해 장미님 세사람은, 전원 우선입학의 권리를 포기하고 대학입시의 길을 선택한것이다.  모두 우수한 분들이기에, 리리안의 부속대학이라면 어느 학부라도 쉽게 심사를 통과할수 있었을텐데.  아깝다.  아니, 유미가 상상한 이상으로 우수했기 때문에, 입시에대한 준비가 그리 잘되있지않은 리리안 여학원에 다니면서도, 전원합격통지를 손에넣었기에 4월부터는 여자대학생의 신분이 될테지만.
"........놀러와 주세요"
"그럴께"
홍장미님은 상냥하게 웃어주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그럴께」는「YES」가 아니라는것을, 유미는 알고있다. 홍장미님도, 분명히 알고있다. 4월이되어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면, 리리안여학원을 돌아보던지 하지는 않을것이란것도.
그리워져 바로 놀러올 홍장미님이 아니야.  미련이 남았다면, 다른대학을 가지않고 리리안에 남았을것이다. 그정도로 결백한 사람이었다.
"유미짱, 청소 슬슬 끝날때지?    청소다음에, 할일이 남아있어?"
"아니요, 특별히는. 보통때같이 장미의 저택에 가볼뿐이에요..... 하지만"
『삼학년 송별회』와『장미님들의 송별회』를 무사히 끝마쳤다고 해도, 왠지 바쁜 꽃봉오리들의 보조를 하기위해.
이미 삼학년들은 은거한 노친네들이고, 동생들은 아직 미숙하고, 그래서 2학년들은 정말 힘들었다. 2학년이 아닌 시마코씨는, 더 큰일이었다.  뭐라해도, 전속 어시스턴트라고도 불리우는 동생이 없었으니까.
"흠흠, 장미의 저택에 간단말이지. 그럼, 잠깐정도는 괜찮겠네.  잠깐 같이있어줘"
"잠깐 같이 있어달라,라니"
홍장미님은 빗자루를 뺏아들고, 뒷정리를 시작한 클래스 메이트들에게 맘대로「부탁해도 되겠지?」라고 말하며 넘겨버리고, 유미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걷기 시작했다.
"저, 저기. 홍장미님"
승낙도 하지않았는데 끌고간다면, 그건 유괴나 마찬가지야.
"괜찮아 괜찮아. 가끔은 할머니하고도 같이좀 놀아주시게나"

--라며,「할머니」에게 끌려간곳은 밀크홀이었다.
"자, 염려하지말고 마셔마셔"
"하아....."
아무리 권하셔도, 핫밀크는 그렇게 꿀꺽꿀꺽하고 마실수는 없는일이고.  덤으로, 병에서 직접마시지 않으면 안되는 시스템이고.  유미가 군시렁 군시렁 말하고 있자, 홍장미님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바보구나, 유미짱.  따뜻한 우유가 종이팩에 들어있으면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거야"
"어, 어떻게 되버리는데요?"
흠칫거리며 물었다. 이야기의 테마는 우유에 대해서 인데, 왠지, 전신의 털이 곤두서는 얘기라도 시작하는듯했기에.
하지만.
"종이팩이 뜨거우면, 좀 불안하잖아"
"엥?"
홍장미님의 대답은, 알맹이도 뚜껑도 없는것이었다.
"우유팩이라면 가열할때 폭팔해, 라던가. 품질에 문제가 생긴다던지. 그런얘기가 아니었어요?"
"아, 그런것도 어쩌면 일어날지도 모르겠구나"
라고 홍장미님은 깔깔거리며 웃고나서, 「불안하다는것은 농담이지만」이라며 말을 이었다.  뭐야, 농담인거야.
"정답은, 뜨거운것을 마실때 빨대로 마시는것은 잘 못하니까"
"어째서요?"
빨대라는것은 예상못했지만, 또 농담일려나하며 웃을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자, 홍장미님은 웃지도 않고 이렇게 말했다.
"입속, 데어버리거든"
진지한 얼굴로.  --그렀다는것은.
".... 설마, 이미 실험을 끝내셨나요"
"물론. 7살때 겨울에.  된장국으로 해봤어"
빨대,  7살 겨울,  된장국, 이라니.  세가지 주제에대한 만담의 말할꺼리가 아니라니까.
"또, 어째서"
"글쎄? 탐구심이 있었으니까, 란것이 아닐까?"
7살짜리 꼬마가, 탐구심이라. 그건, 대단하군.
"부모님이 말리지 않으셨나요?" 
"어째서?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하는일은 시키는거야"
혀가 데이는정도로 죽지는 않으니까, 라고.  홍장미님 댁은, 정말 과감한 교육방식을 가지고 계시구나.  덕분에 이렇게 강한 여성이 만들어졌다고.
"뭐?"
"아, 아니요.  홍장미님이라면, 남자들과 뒤석여 열심히 공부하실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말하고나서, 유미는 바로「아차」라고 생각했다. 먼저 졸업후에대한 화제를 꺼내면 어떻게해. 다시 눈물샘을 자극해버리잖아.
하지만 유미도 유치원부터 리리안 이었기에, 이제와서 대학만 다른곳으로 간다라곤 생각할수 없었다.  공학은 더더욱. 사치코님같이 남성공포증은 아니지만, 옆책상에 남자학생이 있다면, 차분히 공부할수 없을것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응. 그렇겠지"
"법학부 였나요? 장래는 변호사던지, 검사던지"
"글쎄?"
말을 하면서 홍장미님은 일어서서, 벽쪽에 있는 자동판매기까지 갔다와서, 다시 유미를 바라보며 착석했다.
"법률에 흥미가 있어서, 법학부를 목표로 한것뿐이니까.  리리안에 법학부가 없었으니까, 다른곳을 쳤을 뿐이고.  
공부하는데, 이성이 있다없다는 그리 문제시 하지않아도 되지않을까?"
"하아"
"뭐, 에리코는 신기한것을 좋아하니까, 여자학교냐 공학이냐가 중요한 포인트 였겠지만.  저기, 들었어?"
"예?"
"에리코 말이지, 재밋어 보인다고 이런저런 학교에 여러 학부를 시험 봤거든.  문계 이계 상관없이 말이야. 그랬더니 전부 합격되버려서, 별수없이 제비뽑기로 갈 대학을 정했다더군"
그래서, 예술학부인가.  지금까지 황장미님한테, 예술에 흥미가 있다라곤 한마디도 들은적이 없었다.
"걸작이지 않아?"
하지만, 친구를 반찬으로 웃고있는 홍장미님에대해 말하자면, 제일지망은 따로 있었는데, 인생최고의날(발렌타인데이)에 시험을본 대학이 운수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결정해버린 사람이었다.
"최고는 세이지만 말이야"
홍장미님은, 웃으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저기, 그런데 홍장미님은, 어째서 법률을 배워볼려고 하신건가요?"
웃음에 어울리지않는 눈물이 나오는것 같아, 유미는 서둘러 화제를 바꿨다. 정말좋아하는 사람들이, 멀리 떠나버리는 이야기는 이미 충분했다.
"그렇구나, 내경우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홍장미님은 흘러넘치는 눈물을 막아냈다.
"정신이 들어보니 화가가 되어있었다, 란것이 나의 이상이야"
"하아!?"
잘못 들은것일까. 법학부에 가면서, 화가가 되고싶다, 라고 지금 들려왔는데.  예술관계는, 분명히 황장미님의 담당이 아니었나.
"예를 든다면 그렇다는거야"
홍장미님은 웃었다. 웃으면서, 좀전에 자동판매기에서 사온 종이팩에들은 딸기우유에 붙어있는 빨대를 비틀어 넣었다.
화가라고하는 직업에 종사하고싶어서 그림을 공부하는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것이 좋아서, 어느샌가 화가가 되어버렸다, 라는거지.  이것이 사실이 아닐까?"
"법률을 공부하다보니 법률가가 되어버렸다 란 말씀인가요?"
질문하면서도, 유미는 홍장미님의 손근처가 신경이쓰여 어쩔수없었다. 모처럼 끼운 빨대를, 바로 빼내서 뭐하려는 것일까.
"맞아.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를 하고싶다, 라고하는편이 설득력이 있지만"
하지만, 그런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직 십대의 소녀가 말한다면, 그쪽이 더욱 설득력이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홍장미님이 외과의사가 아니라서 다행이에요"
"어째서?"
"사람몸을 해부하는것이 좋아해서, 어느샌가 외과의사가 되어버렸다, 라고"
".....그런 외과의사는, 죽어도 연류되고싶지 않겠지"
"아니요, 죽을정도라면, 차라리 관계를 갖겠어요"
"바로 그거야!"
홍장미님이 소리높에 웃기에, 염려하지않고 웃을수 있었다.
"역시 유미짱은 재미있어~"
"....그런데, 얼굴로는 크게 웃으면서 손으로는 뭐하시는거에요!"
그 광경을 목격 하자마자 서둘러 손목을 잡았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뭐라니, 보면 알잖아"
홍장미님도 정말이지, 유미가 후후 하면서 겨우 1/3을 마신 따뜻한 우유의 빈 공간에, 세상에 딸기우유를 넣고 있었던것이었다. 빨대로 뚫은, 그 구멍으로 쭉~하고.
"어,어,어,어"
혼란으로 말이 잘 나오지않는 유미를 바라보면서, 홍장미님은.
"어째서, 라고 말하고 싶은거야?"
냉정하게 구조선을 띠워주었다. 그거에요, 그거.  말하려고 한것이.
"뜨거워서 마실수없다고 말했잖아"
"그야, 말했지만"
어째서, 더군다나 딸기우유를 섞은것일까나. 하다못해 커피우유였다면, 미지근한 우유가 많이 들어간 카페오레로써 납득할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예전에 식어있었어요"
"너무해, 그런얼굴 하지말아줘.  유미짱만 힘들게 하지는 않아"
자신의 우유에도, 꼴꼴꼴하며 부었다.  공기가 들어간 팩에서는, 힘좋게 딸기우유가 흘러나왔다. 한편, 한입 먹어본 감상을 말하자면--.
"별로 맛이 없네"
"......"
그럼, 왜 하셨어요. 라며 추궁하지는 않았다.  이미 돌아올 대답은 예상이 되니까.  이것도 분명히, 한번 해보고 싶었을꺼야, 홍장미님은.
"바로 맞추었어"
"예?"
열심히 핫밀크의 딸기우유 추가를 마시면서 얼굴을 들자, 홍장미님은 웃으며 보고 있었다.
"유미짱은 알아채는게 빨라"
"예?"
"게다가, 재밋어"
"저기~~"
어떤 리액션을 하면 좋을지 모른체 어쨓든 미직지근해져버린 우유병을 만지작 거리고 있자, 홍장미님은 신경쓰지않고 말을 계속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인정하는거야"
"핫 딸기우유 오레의 체험자로써 특별히 선발되었다, 란 것인가요.....?"
그러자,「틀려」라고 홍장미님은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윤기흐르는 검은머리가, 좌우의 볼을 한번 쓰다듬고 가라앉았다.
"사치코의 보호자"
"하아?"
"유미짱"
홍장미님은 눈을 가늘게뜨고 조그맣게 말했다.
"사치코를 잘부탁해"
".....예......"
"귀염성은 없지만, 그래도 나한테는 누구와도 바꿀수없는 동생이야"
홍장미님은,『유언』을 남기기위해 불러냈다는것을, 유미는 그때가되서야 겨우 알 수 있었다.

 

 

                            2

"뭐하고 있었어"
장미의 저택의 2층에있는 회의실, 별명 응접실의문을 열자, 그곳에는 사치코님이 인왕님(불교의 사천왕중 한명)처럼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유미는 머리를 최대한 숙이고, 최대의 예의를 표하는 포즈를 취했다.
"같은반의 시마코보다 30분도 늦게 오다니, 무슨일이야?"
"옛"
"오늘은 졸업식 뒷일에대해 상담할테니, 빨리 오라고 말했을텐데"
"예. 죄송합니다"
언니는 화가나있다, 라고 판단했기에, 유미는 변명하지않고 단지 계속해서 사과했다. 말대답 한다면, 불에 기름을 붙는꼴이다. 늦어버린 이유는, 진정이되고나서 설명하는게 낳다.
"저기, 사치코님?  같은 클래스라고 해도, 저와 유미씨는 청소하는 담당구역이 틀리기 때문에"
증인이 되어버린 시마코씨가, 가만히 있을수 없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유미를 비호해 주었다. 시마코씨의 마음은 정말로 고맙지만, 이런경우 되려 얘기가 꼬일지도 모르겠다는....... 예감.
"그렇다면"
사치코님은, 숙제를 까먹은 학생을 야단치는 선생님 같이, 나란히 서있는 유미와 시마코씨의 앞에 비스듬히 서서, 팔짱을끼고 말했다.
"클래스 회의때 제안해서, 청소구역의 담당인원을 고치도록 해.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건 문제가 있어"
우왓, 엄청난 비아냥거림.  드라마에서나 나올, 스테레오 타입의 시어머니 같아.
"클래스회의라고 말하셔도....."
"....그렇지"
일학년 복숭아반의 학생두사람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시마코씨는 특별히, 유미가 늦은 이유가 청소에 있다고 언급한것이 아니라, 단지 같은 클래스라도 같을수는 없다라는 의미로 말했을 뿐인데.  만약 복숭아반의 청소분담에 차이가 있다고 해도, 3학기도 반이상 지나버린 지금, 그것을 의제로 한다란것도 어떨런지, 라고 생각합니다만.
"저기, 언니.  저는 청소때문에 늦은게 아니에요"
별수없이, 유미는 입을 열었다. 계속 사과해서 화가 풀릴때까지 기다린다는 작전은, 이번에는 패스할수밖에 없다. 
시마코씨가 작은 목소리로「되려, 미안하게됬어」라고 속삭였다.
"그럼, 어째서"
바로 변명꺼리를 생각해낼 정도로, 유미는 머리의 회전이 빠르지 못하다. 아니, 생각이 났다고해도, 언니에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그자리를 모면하고 싶냐고 한다면, 그것은 솔직히말해서「NO」였다.
"샛길로 빠졌다가 늦었습니다"
"샛길로 빠졌다고?"
미심적은 표정으로, 되묻는 사치코님.
"혼자서?"
"아니요"
"그럼, 누구랑 어디에 갔던거야"
혼자가 아니란것을 알고, 눈썹이 치켜올라간것같이 보인것은 기분탓일려나.
"홍장미님과 함께, 밀크홀에"
"언니랑?"
누구와 함께였다해도, 약속에 늦을것같으면 거절하면 되잖아. --그렇게, 호통이 떨어질까라고 생각했지만.
"그래. 알았어"
사치코님은 의외로 간단히 끝냈다.
"언니.....?"
사치코님에 대해 부탁하셨다 라고는, 말할생각은 없었다. 무엇을 하고있었냐 라고 물어오시면, 핫밀크를 얻어먹었은것만 보고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 뭔가 남은게 아니야, 라고 추궁해 오신다해도, 절대로 입을 열지않겠다고.
그랬었는데 홍장미님의 이름이 나왔을뿐인데, 무죄방면이라니. 홍장미님은, 관문의 통행증명서였단 말인가.
그것 이상 아무것도 추궁하지않고, 사치코님은 좀전까지 있었음에 틀림없는 테이블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자,
"유미짱, 유미짱"
테이블에서 진행상황을 관람하고있던 황장미의 꽃봉오리, 하세쿠라 레이님이 작게 손짓하며 부르고 있었다.
"?"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사삿하고 다가가자, 레이님은 작은소리로 말했다.
"용서해줘. 사치코는 유미짱이 걱정되서, 일이 손에 잡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괜히 투덜거린것 뿐이야"
"하아..."
"레이, 뭘 주저리주저리 말하고있는거야!"
"아무것도 아니야. 유미짱한테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을뿐인걸. 오오 무섭다, 무서워. 사치코의 히스테리"
"뭐라고--"
사치코님은 주먹을 쥐고 치켜올렸지만, 검도2단에게 제대로 내려친다해도 바로 피해버릴수 있다는것을 알고있기때문일까, 원망스럽다는듯 레이님을 노려보며 주먹을 피고 그대신이라고 하듯이 의자를 발로 차버렸다.
열받은 감정을 바로 식힐수가 없어서, 마구 역정을 내고있는 사치코님. 그러고보니, 유미가 가장처음 장미의 저택을 방문했을때도 이 방에서 큰소리로 아우성치고 있었었지.
"그래그래, 화는 참으면 몸에 좋지않아"
레이님은, 어느샌가 사치코님의 콘트롤을 잘하게 되있었다. 장미님들이, 적당히 놀려대며 사치코님의 쌓인 독을 빼준것 같이.
(사치코를 잘 부탁해)
좀전에 홍장미님에게 들은 말이 생각나자, 조금 자신이 없어지고 말았다. 이렇게 도움이되는 친구가 옆에있는데, 유미가 어떻게「부탁받은것을」해야할지 알수가 없었다.
시마코씨가 먼저 자리에 앉았기에, 유미도 서둘러서 언제나의 자리에 앉았다.  어느샌가 정위치가 되어있었다, 정말 좋아하는 사치코님의 옆자리에.
"그럼 전원 모였으니까 시작해볼까--"
바로옆에서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의제는, 졸업식후의 집안사람끼리의 기념사진에 대해서.
"사진부의 타케시마 츠타코씨에게 말을 전했지만, 그것을 들은 신문부가 견학하고 싶다고 부탁해와서...."
시마코씨가, 보고하는것을 들으며, 유미는 눈앞에 놓여있는 컵속의 차를 마셨다.
차가웠다.
핫밀크와는 대조적이었다.
아마도, 사치코님이 유미를 기다리고 있던 시간만큼의 차가움이었다.

 

 

                               3

 

 

"유언이라...  알 것 같은 기분도 들어"
헹궈낸 컵을 식기 건조대에 뒤집어 놓으며, 요시노씨가 중얼거렸다.
"알 것 같다고?"
유미는 스펀지를 흐르는 물에 주물주물해서, 거품이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전용받침대에 올려놓았다.
회의가 끝나고, 꽃봉오리들은 한발먼저 일층의 창고에 가있었다. 장미님들의 개인물품이 남아있지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요시노씨와 2층의 정리를 하도록 지시를 받아서, 유미는 솔직히 안심했다.  장미님들이 장미의 저택에서 사라지기 위한 것을 돕는다는 건, 분명 참기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소원성취에 대한 감사의 기도에 결혼 전의 불안함.  뭐, 졸업 전의 사랑의 고백 같은 것하고도 닮았다고 할 수 있겠지"
"닮았다니. 뭐하고 뭐가?"
"전부라니까"
말하면서 요시노씨는, 꽉 수도꼭지를 잠갔다.
유언과 결혼 전의 불안함의 어디가, 라고 유미는 마음속에서 날카롭게 지적했다.  아니, 그렇다고 해서 사랑의 고백이었다면 납득할 수 있다고도 라고는 생각할 수 없지만.
"즉.  오랫동안 익숙해진 장소에서 다른 환경으로 옮겨갈 때는, 인간이란 마음속에 남겨둔 것에 대해서 이것저것 생각하던지 하게 되는 거야" 
"그래서 유언"
"그래. 다르게 말한다면 미련이겠지.  이대로 결혼해도 될 것인가, 라면서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것이 결혼 전의 불안 함.  퇴짜 맞아버리면 이제 만날 수 없게 되니까, 라면서 고백하는 것은 자주 있는 얘기이고"
"흠.  얼래, 그럼 감사의 기도는?"(여기서 감사의 기도라 한것은 다른 의미로 복수의 의미도 있습니다)
유미가 소박한 질문을 입에 담자, 요시노씨는 일순 움직임을 멈추고「에」라고 되물었다.
"그러니까, 신과 부처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러 가는 것의 어디가 미련이란거야?"
"학교에서, 감사 기도를 하러 간다 ― 라고 말하면 말이지.  졸업생이 싫어했던 선생님을 체육관 뒤로 불러내서, 그러니까    …….  지금까지의 불만을 터트리던지……. 뭐,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는 거지"
유미가「히야~~」라든지 하는 맞장구를 쳤기 때문이었을까, 요시노씨는 상당히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그런 무서운 것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을 줄이야"
"뭐, 리리안에는 그런 전통이 없으니까 안심하고"
"으, 응"
당하는 쪽의 교사도 싫지만, 하는 쪽의 학생도 되고 싶지 않다.  뭐가 슬퍼서, 뒷정리를 깨끗이 처리해 버릴려는것일까.
"하지만, 체육관 뒤라면 나도 황장미님이 나오라고 하셨지만"
"엣?"
"레이짱을 사이에 둔 삼각관계가 끝나는 거니까. 서로 하고 싶은 말도 있고"
늦었군. 무사시, 기다리게 했군. 코지로우.(미야모토 무사시와 코지로우의 결투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자세한 것은 daidong한테 적으라고 하겠습니다)  요시노씨는, 눈에 보이지 않는 칼을 잡고 포즈를 취했다.
그런데, 어째서 예를 드는 것이 시대극으로 가버리는걸까?
"말하고 싶은 것?"
"어느 쪽이 이겼는가에 대해서야.  예를 들면, 레이짱의 옆에 살고 있는 사촌인 내가 거리적으로는 가깝다던 지.  언니인  황장미님이, 레이짱에 대해서 우위에 서있는 만큼 유리하다던 지.  하나하나 꺼내서 말하는 거지"
생활태도에서, 커피에 넣는 우유와 설탕의 분량에 관해서 까지라고 하니, 그것은 상당히 세세한 것까지 한다고 말할 수 있을것이다.
"그래서?"
어느 쪽이 미야모토 무사시고 어느 쪽이 사사키 코지로우인가. 즉, 승자는 누구였을까.
"결판이 날 리가 없잖아. 결판이 나지 않았으니까, 지금까지 잘 해올 수 있었던 거지.  그것은.... 그렇지, 단순한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지"
"퍼포먼스"
"그래. 모두 이것저것 하고 있어.  방법은 틀리지만, 그것들 모두 자신들 나름대로의 해어짐을 안타까워하는 표현이니 까"
아아, 그렇구나.  유미는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알 것 같았다.  사치코님은,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홍장미님에게 끌려간 동생을 야단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내용 역시, 총명한 사치코님이라면 희미하게나마 눈치 챌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일 년 전, 사치코님도 똑같이 홍장미님의 언니에게 뒤를 부탁받았을지도 모른다.
뒷정리를 끝마친 유미와 요시노씨는, 일층의 꽃봉오리들과 합류했다. 부실에 들어간 순간, 어깨를 움추리고있는 세 사람의 모습을 보고 울고 있는가 하고 깜짝 놀랐는데, 그것은 아니었다.
"이것 봐봐.  백장미님의 개인물건이 이렇게 많아"
두 사람이 온 것을 눈치 챈 사치코님이, 웃으며 종이봉투를 가리켰다.
"교과서, 스포츠타월.....?  아, 이거 전에 없어졌다고 소란피운 도시락 통이다!"
"유미씨, 하나하나 빼내지 말아줘"
요시노씨가, 얼굴을 돌렸다. 겨울방학 전에 일이었으니까, 도시락 분실사건은.  다 먹은 빈 용기였던 것이, 그나마 위안이라고 할까.  하지만 도시락 보자기를 풀어서 뚜껑을 열었다면, 틀림없이 엄청난 냄새가 났을 것이었다.
"쌓여있는 박스의 뒤쪽에 떨어져 있었다, 란 소리야?"
어깨에 먼지를 묻힌 레이님이,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그때와 비교해볼 때 여기에 놓여진 짐들의 수가 늘었다. 바빠서, 정리를 미룬 결과인 것이다.
"하지만 그때, 언니는 절대로 2층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는데"
시마코씨의 말에, 모두 끄덕였다.  그랬기에, 2층의 방을 모두 집중적으로 찾아봤는데. 테이블을 옮겨도 보고, 별로 사용하지 않던 선반을 찾아보던지. 그래그래, 창에서 떨어져버릴 가능성도 있다고 해서 중정 같은 곳도 체크했었다.
"2층에서 도시락을 먹고, 돌아갈 때 볼일이 생겨 이방에 들렸던지 뭔지 하셨겠지. 암튼 굳게 믿고 계셨었어."
"아무리 찾아봐도 없을만하군"
"일층에 있었으니까"
모두 일제히 와~하고 웃었다. 백장미님을 반찬으로 웃는 것은, 오늘로 마지막일지 모른다.
"어쨌든, 졸업식전에 발견해서 다행이야"
사치코님은, 도시락을 종이가방에 돌려 넣었다.  분명히.  잃은 물건을 찾아가게 하기위해, 졸업한 모교에 일부러 오게 하는 것은 안 된 일이니까.
홍장미님은, 샤프 하나.  황장미님은, 손수건 한 장이 발굴되었다.  어떤 것도, 학원제 직전에 신데렐라의 연극의 연습에서 이방을 사용했을 때, 짐들을 옮기는 도중에 섞여버렸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장미님들의 개인물건 이외로, 가위라던지 매직팬 이라던지, 장미의 저택의 비품도 몇 개인가 나왔다.
"이름도 안 적혀있는데, 누구 것인가 금방 아시네요"
유미가 소박한 질문을 입에 담자, 사치코님은 샤프펜을 손바닥위에 올리고 뺨을 대고  비벼댔다.
"물론, 알 수 있어. 왜냐하면, 우리들은 동생들이니까"
사치코님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누구도 그것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아니, 말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자신들도 똑같이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으니까.
"내일. 돌려드리지요"
무언가에 들려주듯, 사치코님은 중얼거렸다.
마음에 하나의 선을 그어주기 위해.
해어지기 전의 여러 종류의 퍼포먼스는, 마음을 위해 필요한 의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