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님이 보고계셔 (マリア樣が見てる) 6권 발렌티누스의 선물; 후편 -4- 디저트

디져트(デザ-ト)
       

 

                                        1

 

"최근 들어, 자주 우는구나."
백장미님이 중얼거렸다.
"죄송해요."
시마코는 기대어 있던 가슴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느 정도, 이러고 있었을까? 주위는 이미 어둑해졌다.
"원한다면, 아침까지라도 함께 있어줄 수 있는데."
"그런."
"다리도 저려오고. 장소를 옮길까?"
영차, 하고 일어서 허리를 툭툭 두들겼다. 이제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 것일까, 백장미님은 시마코에게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다. 그렇게 해준 것이, 되려 시마코에게는 고맙게 느껴졌다.
"...... 하지만, 우는 것은 좋은 현상일지 모르겠군."
백장미님은 그대로 의자에 앉아, 남은 치즈케이크를 포크로 찍어 입에 넣었다.
방에 등은 켜지 않았다. 휴일이기에 수위아저씨가 여기까지 돌아보지 않을 것이란 건 알고 있지만, 빛이 새어나가는 건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시마코는. 나이에 어울리는 연약함을 보여도 좋다고 생각해."
"연약함이라뇨."
시마코는 의자를 당겨, 백장미님의 반대편에 앉았다. 이렇게, 둘만 장미의 저택에서 보낸 것도 오랫만인 것 같았다. 우리들은, 언제나 조금 거리를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듯한 자매였다. 어차피 둘은 닮은 꼴이니까. 그 편이 자신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것이다.
"전부 자신이 짊어지면, 무너지게 되는 거야. 연약함을 보인다고 해도, 아마 누구도 시마코를 공격하지 않아. 만약, 그 연약함을 공격하는 녀석이 있다면, 그건 시마코에게 도움안되는 인간이니 쳐버리면 되는 거야. 그런 거, 친구가 아니니까."
"예."
이성적으론 알고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마음 속에 숨기고 있는 어둠을 안다해도, 태도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것에 연연하는 것은 자신뿐일 것이다. 자신만 확실하면, 그건 분명히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세계가 더욱 넓어질지도 모르는 일인데.
"하지만, 마지막 한발을 내밀지 못하는걸요."
"이제 금방 봄이 올 꺼야."
말하며, 백장미님은 일어서서 서랍에서 새 포크를 꺼냈다. 그걸로, 상자 속의 타르트와 치즈 케이크의 일부를 함께 찍어, 시마코에게 내밀었다.
"봄이 오면, 바뀔까요?"
시마코는 포크를 받아, 입에 넣었다. 새콤달콤하다. 울었기 때문일까, 아주 조금 짠 맛이 섞여있다.
"응, 벚꽃이 피고. 새로운 만남이 있어."
"제가 언니와 만났던 봄."
"그래. 내가 시마코와 만났던 봄."
결국, 두 사람은 나누지 않고, 포크로 조금씩 잘라 가면서 치즈케이크를 먹었다.
"시즈카님에게 당했네요."
"시즈카? 그러고 보니, 시즈카는 어찌됐지? 그녀한테 전화 받고 온 건데."
"에에."
식기들을 다 씻은 시마코는, 손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웃었다.
"그 분은, 정말 다른 사람을 놀래키는 것이 특기인가봐요."
"응."
"상당한 지능범에, 참견장이."
"그래?"
백장미님은 난방기구를 껐다. 등을 켜지 않고 있기에는, 거의 한계라 할 정도로 어두워졌다.
"그래서 저, 알게됬어요."
어쩌면 정문은 이미 닫혀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담을 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그런 일이 벌어져도 좋았다. 그렇게, 지금 생각했다.
앞으로 한달 정도면 사라지는, 오직 한 명뿐이라고 정한 언니와 함께라면. 추억을 하나라도 더 만들 수 있다면.
"무얼 알았다는 거야?"
백장미님이,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다.
"시즈카님이 저와 데이트한 이유의 하나."
옆에 다가가며, 시마코는 말했다.
"이유라니?"
"시즈카님의 클래스메이트와 부통과의 감정의 응어리를 없애기 위해서요."
"응어리, 란 말이지."
백장미님은 문을 살짝 닫으며 말했다.
"...... 너무 깊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

 

 

                                   2

 

"......"
친구가 왔다, 라고 엄마가 불러 방에서 나온 요시노는, 그 사람을 확인하고 할 말을 잃었다.
"안녕하세요. 잠깐 시간돼?"
하늘 레이스의 스커트가 코트의 아래쪽에 보였다. 시간의 경과에는 거역할 수 없었던 것일까, 힘들게 Hot curler(전기를 이용해 머리카락에 커브를 넣는 기구)로 말았다고 생각되는 웨이브 헤어는, 이미 생기를 잃고 있었다. 세상에 현관에 있던 것은, 증오스런 연적「타누마 치사토」였다.
"상관없지만. 우리들이 친구였나?"
"어쩔 수 없잖아. 친구라고 하지 않으면, 집에 계신 분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어?"
"것도 그렇네."
치사토의 입장은「레이짱의 팬」이란 것이 진짜 모습이지만, 그렇게 말하며 요시노를 만나러 오는 것은 확실히 이상했다. 리리안 여학교의 친구라 말하는 것이, 요시노에게도 가족 앞에서 설명하기 편했다.
"올라올래?"
엄마가「올라오라고 해라」라고 말했기에, 싫지만 일단 물어봤다.
"괜찮아."
치사토씨는 머리를 옆으로 흔들었다. 금방 돌아간다고.
"그래서? 뭐하러 온거야? 레이짱 집은 옆인데?"
"알고있어."
"레이짱은? 같이왔어?"
"아니. 지금쯤, 자전거 타고있을꺼야."
"자전거?"
요시노는, 치사토를 현관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왔다. 하세쿠라씨집의 자전거 보관 창고에는, 분명히 레이짱이 애용하는 자전거가 없었다.
"무슨 일이야? 레이짱이 오늘, 자전거로 K역까지 갔단 말이야?"
현관으로 돌아와 물어보니, 치사토씨는「응」하고 조금은 자랑하듯 끄덕였다.
"레이님 굉장히 상냥하셨어. 데이트 계획을 세울 때, 내가 영화가 보고싶다고 하니까, 그럼 보자라고. 하지만, 영화를 보면 점심값과 교통비가 부족하잖아? 그렇다면, 둘이 도시락 만들어와서 공원에서 먹자고. ...... 레이님 도시락, 정말 맛있었어. 내 실패작도 아무 말 없이 먹어 주셨고."
"저기 말이지. 당신, 뭘 말하고 싶은 거야?"
"레이님은 상냥하다, 란거야. 나는 K역까지 정기권이 있으니까 상관없지만, 레이님은 안 가지고 있잖아."
"뭐 그렇지. 걸어서 통학하니까."
"그래서 자전거로 와 주셨어. 교통비도 포함된 3천엔이니까. 레포트 문제도 있고, 수지를 잘 맞추지 않으면 안돼서."
초라한 말들이군, 이라고 요시노는 생각했다. 영화를 본 뒤에, 집에서 싸온 도시락이라니.  
영화를 보고 나서, 버스 값이 모자라다니. 그 즈음 요시노는, 호화로운 점심을 먹고 책을 읽고있었다.
"레이님, 어두워져서 바래다 주셨어."
"에?"
"레포트에는 적지 않아도 돼, 라고. K역에서 헤어진 걸로 하자, 라고."
"...... 뭐를 말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는데."
"일부러 자기 돈으로 표를 사서, 집에까지 바래다 주셨어."
그렇군. 
3천엔에서 초과되니까, K역에서 헤어진 걸로 위장해두고, 왕복 전철요금 몇백엔을 자신의 지갑에서 낼 정도로, 정중하게 공주님을 배웅해 주었단 소리군. 여자아이에게 상냥한 레이짱. 역시, 미스터. 리리안. 실수가 없다, 라고 해야하나? 이건 인기 있을만하군, 라고 요시노는 납득했다.
"일부러 집 근처의 편의점에서 잡지까지 사셨어, 레이님."
"흥. 고지식한 레이짱답군. 자신이 살 것이 있어서 치사토 집과 가까운 역에 갔다, 라고 변명할 준비를 한 것이군."
"그런 거야. 레이님, 상냥하지?"
상냥한 것은 알고있다. 하지만, 레이짱의 경우는 상냥함을 넘어 융통성이 없는 것이다.   
이름을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이시베 킹키치(목석 같은 사람이란 뜻)라고.
"그래서? 그 배웅 받은 공주님이, 어째서 이런 곳에 있는 거야?"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말의 테마를 알 수가 없어서, 요시노는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애당초 치사토가 눈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그 치사토가, 요시노의 질문에 대해 귀를 의심할만한 말을 했다.
"나 말이지. 일단 집에 돌아갔지만, 다시 나와서 온 거야."
"헤?"
무심결에 목소리가 나올만한 일이다. 그렇다면, 일부러 전철 값까지 써가면서 바래다준 사람의 입장은 뭐가 된단 말인가?
하지만, 그런 것으로 놀라선 안돼. 세상에, 치사토는 더욱 놀라운 사실을 말했다.
"레이님의 뒤를 몰래 밟아서, 같은 전철로 K역까지."
"엣, 그럼, 설마....... 레이짱은, 그걸---"
"몰라. 나 다른 차량에 탔으니까, 레이님은 잡지를 읽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버스로 먼저 온거니까 "
그걸 듣고 요시노는.
"바보 아니야?"
생각없이 말해버렸다. 이제, 학교에서처럼 얌전빼는 건 짜증이 났다. 품위있게 말할 여유같은건 없는 것이다.
"바보 같다는 것도 알고있어."
강한 말투로, 치사토가 대답했다.
뭐, 것도 그렇겠지. 굳이 일부러 객관적으로 돌아볼 필요는 없다. 주관적으로 봐도, 치사토의 행동은 충분히 이상했다.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그걸로 골치 아픈 일이지만.
"그럼, 어째서?"
마음을 진정시키며, 요시노는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치사토는, 냉정하게 대답했다.
"당신에게 말하고 싶은게 있으니까."
"말하고 싶은 것?"
이미 충분하게 들었다고 생각한다. 레이짱이 얼마나 상냥했었나, 란 것은.
"영화는 재밌었어. 레이님은 나의 희망을 들어주셔서, 취미에 없는 달콤한 러브 로맨스를 같이 봐주셨어."
"아니, 그건...."
취미에 맞는다고 생각해. 치사토는『리리안 백서』의 틀린 기사를 믿고 있으니까, 레이짱의 취미를 모르겠지만. 레이짱도 즐겁게 러브 로맨스를 감상했을 것이다.
"윈도 쇼핑도 했어. 귀여운 안틱 인형이 있었지만, 비싸서 그냥 바라만 봤지만, 레이님도 나와 함께 봐주셨어."
치사토의 말은 이어졌다.
"입장료가 들어서 동물원이나 유원지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공원연못 주위를 걸었어. 가족동반이나 커플들이 보트를 타고 있었지만,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어. 내 옆에는 레이님이 있어주셨으니까. 돌아봐주실 때의 웃는 얼굴은, 나만의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뭐야. 당신 나한테 일부러 보고하러 온거야?"
"맞아. 그럼 안돼?"
치사토, 딱 잘라 말하며 웃었다. "어때?"라는 얼굴로, 밉살스런 녀석.
"나는 당신에게 자랑하러 온 거야, 레이님과의 반나절 데이트가 얼마나 즐거웠는가. 레이님이 얼마나 상냥하셨나. 내가."
거기서, 그녀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응?)

잘난듯하는 밉살스런 얼굴이, 어째서일까 점점 일그러지며, 큰 눈물 방울을 줄줄 흘렸다.
"..... 저기, 왜 우는거야?"
이유를 몰라 물어봤지만, 치사토는 단지 작은 소리로「흑~」하고 울 뿐이었다. 반나절 데이트는 즐거웠을 꺼 아니야? 레이짱도 상냥하게 대해줬을꺼 아니야? 그렇다면 어째서, 이렇게 슬프게 울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치사토......."
요시노는 치사토의 어깨에 살짝 손을 얹었다. 밉살스런 연적이라 해도, 한쪽이 울고 있을 때는 일시 휴전이다. 치사토는, 숙이고 있던 얼굴을 천천히 들었다.
"나, 요시노를 봤어."
"에?"
"공원 앞의 육교."
"그, 그래?"
그것이 보여졌다는 것은 실수였다.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보여지기 싫은 상대에게.
"그래서, 질투심을 일으키려고 생각해서, 레이님의 팔에 매달렸어."
"그렇다면 충분히 효과 있었어. 나, 당신을 날려버리고 싶을 정도로 열받았으니까."
다시 생각해도 열받는 요시노였다.
"나, 요시노가 싫었어."
"아, 그래?"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그리 쇼크는 아니었다. 되려, 좋아한다고 말을 듣는 편이 기분 나쁘다.
"수술 전의 박복한 미소녀, 란 이미지로 언제나 레이님이 옆에서 돌봐주었잖아.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   
"강제적으로 해달라고 부탁한 거 아니야. 레이짱이 좋아서 돌봐주는거지."
"그것도 마음에 안 들어."
"어쩌란 소리야."
이쪽은 휴전하려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공격을 쉬려하지 않는다. 곤란하군, 이라고 요시노는 생각했다. 자랑하는게 아니라, 참을성이 적어서.
"그렇게 상냥한 레이님의 애정을 독차지하고. 황장미혁명에서는 농락하다 결국, 간단히 관계를 회복하고."
"잠깐."
"레이님을, 레이짱, 이라고 부르질 않나"
"치사토. 당신 말이지--"
"계속 싫었지만, 오늘만큼 싫다고 생각한 적 없어. 왜냐하면."
치사토씨는, 거기서 일단 말을 멈추고, 들리지 않을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레이님. 나를, 무심결에 5번이나『요시노』라고 불렀어."
"뭐......?"
"어째서, 어떤 말을 하던지, 어느 샌가 요시노가 나오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저건 요시노가 어쩌구』라던지『요시노랑 왔을 때』라던지. .... 그래서 나, 당신이 원망스러웠어. 하지만, 왠지 레이님에게는 말할 수가 없어서. 집에 돌아가도 화가 진정이 안돼서, 그래서...."
치사토는, 요시노의 집에 와버린 것이다.
"-- 치사토"
"이런 말할 자격이 없다는 건 나도 알고 있지만."
치사토는, 훌쩍이며 울었다.
그녀는 상처받았다. 그녀가 우는 것은 당연했다. 그 분노 역시, 결코 억지라고는 말할수 없었다.
치사토가, 불쌍했다.
뭐라 할 수없이, 불쌍했다.
"미안."
요시노는, 치사토를 껴않았다.
레이짱이 나쁜 거야.
레이짱이 제일 나쁜 거야.
"무신경한 언니라서, 미안해."
현관의 좁은 공간에서, 둘은 꼭 껴안고 계속 울었다.
바보같이, 계속.
친구같이.
계속.

 

                                             3

 

"여보세요. 오가사와라씨 댁인지요? 저는, 리리안 여학원 고등부 1학년 복숭아반의 후쿠자와 유미라고 합니다. 밤늦게 정말 죄송합니다만, 사치코님을 불러주실 수 있으시련지요."
목소리를 낮추며, 유미는 말했다.
자기방 침대 위에 정좌. 손에는, 분리형 전화기를 들고있다.
"오가사와라에『씨』를 붙이고, 사치코에『님』은 이상할려나? 그럼 오가사와라님, 이라고 해야하나? .........그럼 다시 한번. 여보세요--"
전화기의 스위치는 꺼져있다. 이건 예행연습을 하고있는 것이다.
"좋아, 완벽해."
수정을 해나가며 반복하길 5번. 겨우 형태가 잡혔다. 하지만.
"지금은 일하는 사람이 나왔을 때의 버전이잖아. 그럼 다음은, 사야코 아주머님께서 나왔을때 버전."
"그래서? 아버지, 할아버지가 나왔을 때 버젼이란것도, 계속 연습할 생각이야? 참아 줘 정말"
돌연 뒤쪽에서의 소리에 돌아보자, 문을 열고 반쯤 몸을 들이 밀은 동생이 서있었다.
"..... 헉, 깜짝이야. 뭐야 유우키. 맘대로 들어오지 말아 줘."
"노크했는데?"
어째 전화연습에 몰두하는 바람에, 못들은 모양이었다.
"옆방에서 염불 같은 소리가 들리니까, 으스스하잖아."
"염불?"
리리안의 학생이 염불을 하겠냐, 멍청이.
"그렇게 리허설에 시간을 들이면, 반대로 전화하기 힘들어질걸. 벌써 9시 넘었고. 이쯤해서 그냥 걸어보지? 나온 담에 승부. 의외로 사치코씨가 나올지도 모르잖아"
말하면서 유우키는, 멋대로 방에 들어와 문을 닫았다. 온기가 빠지니까, 그 편이 좋기는 하지만.
"사치코 님(님을 강조)."
"사소한 것 가지고, 하나하나 눈꼬리 올리지마."
유우키는 이상한 곳에 눈치가 빠르다, 유미가 사치코님에게 오늘의 답례의 전화를 하려했지만 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뭐하면 내가 걸어줄까?"
휙하고 전화기를 들기에,
"그~만~둬~"
유미는 놀래서 뺐었다.
그것만은 참아 줘. 동생이「누나가 신세지고 있습니다」라고 전화를 하는 것 같이 창피한 일은 없다. 
우선, 사치코님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당신은 전화 하나 간단히 걸지도 못해?  ---라고.
생각만으로도 참을 수 없다. 그럴 바엔,  답례의 전화를 하지 않고 예의를 모른다는 오명을 입는 편이 더 낳다.
"아, 지금, 전화하는 거 관두자, 라고 생각했지?"
유키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어째서, 그걸?"
"유미는 금방 얼굴에 나타나니까."
"우~~~"
가족한테까지 듣게되니, 상당히 쇼크, 닮은 듯한 너구리 얼굴이지만, 유우키가 생각하는 것을 유미 쪽에서 맞춘 적은 별로 없다.
"그럼, 관두던지."
"괜찮을까?"
"하던 말던 유미맘."
"응."
"하지만. 처음에 유미는,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지?"
"뭐 그렇지."
"지금까지한 리허설이라던지, 전부 쓸데없는 짓이 되어버리는데?"
"......"
"생각해봤는데. 사치코씨는 전화 매너가 좋은 유미 따위는 기대하지않는 것 아닐까? 버벅거려도, 전화를 걸어오는 것에 대해 평가하지 않을까? 그 사람이라면."

"너, 결국 걸라고 하는 거잖아."
"그런 말 안 했어."
"했어."
하지만, 유우키의 의견은 정확했다. 내 동생이면서, 이럴 때는 상당히 듬직하다니까.
유미는 땀이 가득찬 손바닥을 침대커버에 닦고, 전화를 다시 잡았다.
"번호 누를 때까지 있어줄래?"
도망치지 못하도록, 유우키가 봐주길 원했다.
"응. 좋아."
"그리고, 신호가 가면 방에서 나가 줘. 대화하는 거 들으면, 창피하니까."
"어려운 주문이군."
하지만 유우키는, 방문을 잡고 준비해 주었다.
준비완료.
유우키의 GO사인이 나온 뒤, 유미는 이동식 전화기의 외선버튼에 손가락을 내밀었다.
그와 동시에. 띠리리리리라고 일층의 전화기가 울리고, 한 박자 늦게 띠리리리리하고 손에 들고있는 이동식 전화기가 울렸다.
"우왓"
철렁. 너무 놀라, 무심결에 들고있던 전화기를 떨어트릴 뻔했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멋대로 손가락이 외선버튼을 눌러버렸다.
(큰일이다.)
하지만 받은 이상 어쩔 수 없다. 서둘러 전화기를 고쳐 잡고, 유미는 수화기를 향해 대답했다.
"예, 옛. 후쿠자와입니닷."
그러자.
『밤늦게 죄송합니다. 저는, 리리안 여학교 고등부2학년의 오가사와라--』
"언니?"
『아아, 다행이다 유미야?』
틀림없다. 수화기에서 들려오는건, 정말 좋아하는 사치코님의 목소리.
"지금, 바로 지금, 언니 댁에 전화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 거 같네. 한번에 받아서 알았어.』
유미는 정좌하고, 벽을 향해서 머리를 굽혔다. 보이지 않는 것은 알고있지만, 이렇게 되버리는 건 어쩔 수 없다.
등뒤에서 유우키가 방을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안심했는지, 질렸는지, 코웃음친 것이 조금 맘에 걸리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조금 두근두근 했어.』 
"뭐가요?"
『유미의 집에 전화하는 게.  어머님이나 아버님이 받으시면, 인사를 잘 할 수 있을까, 하고.』
"......."
너무도 의외의 사실에, 유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언제나 당당하고, 무서운 것 없는 사치코님이, 인사하는 것이 신경 쓰여 두근두근 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여보세요, 유미? 듣고있어?』
"..... 예. 저, 언니도 그런 것이?"
『당연하지. 유우키씨 이외의 가족 분들과는, 면식이 없으니까. 유미가 어떤 식으로 나에 대해서 말했는지도 알지못하고.』
"어떤 식이라니요. 물론, 너무나 멋있는 언니라고 말했어요."
『정말?  히스테릭하고 제멋대로인 언니, 라고 말한 거 아니야?』
".......아주 조금은"
『못써.』
둘은 동시에 웃었다.
사는 집은 이렇게 떨어져 있지만, 함께 웃을 수 있다니. 사치코님의 웃는 얼굴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니.
전화란 건 대단해. 텔레파시를 기계로 바꿔놓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즐거웠어. 다시, 놀러가자.』
"옛."
유미는 온 힘을 다해, OK사인을 보냈다. 이동식 전화에서 본체로 전파가 전달되, 그리고 가는 전선을 통해 사치코님 댁까지. 힘에 넘치는 목소리가 전해질 수 있도록.
『그럼, 내일 보자.』
"예. 안녕히 주무세요."
『잘자.』 사치코님이 전화를 끊고나서, 유미는 외선버튼을 눌렀다.
"우~와."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딩굴딩굴
"언니에게 전화를 받았어."
잠시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왠지 잘 모르겠지만, 몇 분전의 자신에게선 생각할 수 없을 정도 행복했다. 전화 한통화로,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다니.
유미는 그 날 밤, 보통 때보다 빨리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이란 날은, 이렇게 즐거웠으니, 아마, 내일도 틀림없이 멋진 날이 될꺼라고 생각했다.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 봐요.
빨리 내일이 오면 좋을 텐데.
왜냐고, 「내일」은 너무 좋아하는 언니가 기다리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