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 - 피터 싱어

제 1 장　인간과 도덕

 

 

01 / 인간의 삶은 어디에서 오는가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

우주탐사선 보이저 호가 1990년 64억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지구를 찍은 영상.

칼 세이건은 이 영상에 '소중한 것들은 그 창백한 푸른 점 안에 모두 들어 있으므로 우리는 지구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내레이션을 남겼다.

 

“존재의 왜소함에 직면하기 전에는,

그 누구도 자신의 잠재된위대함에 다가서지 못할 것이다.”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러셀(Bertrand Russell), <꿈과 사실(Dreamsand Facts)>

 

“우주적인 관점에서 지구를 바라봄으로써 우리는 세상을 나누는 국경의 필요성에서 벗어나 서로를 우호적으로대하고,

우리의 유일한 고향인 창백한푸른 점(=지구)을 소중하게 나꿔 나가야 할 책임에 집중하게된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

 

우주 속에서 우리가 미미한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인간만이 우주의유일한 지적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우리의 시선을 내면의 도덕률로 향하게 만든다.

인류와는 전혀 다른 진화적기원을 가졌을지도 모르는 낯선 존재들은 인류의 도덕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02 / 절대적인 진리란 존재하는가

 

*윤리적 객관주의

 

1930년대 논리 실증주의는 "도덕적 판단의 타당성은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개인의 감정이나 태도의 표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아이를 때리면 안 된다'라는 말은 아이를 때리는 행위에 대한 개인의혐오감이나, 그런 행동을 막으려는 노력일 뿐이며, 아이에대한 폭력이 잘못된 것이라는 진실은 들어있지 않다.

 

1984년 데렉 파피트의 <중요한 것에 관하여>라는 책은 처음으로 윤리적 객관주의를 제시했다.

즉 다양한 도덕적 주장을객관적 진리로 받아들이는 개념을 내놓은 것이다.

부자들이 사치를 줄여야한다, 지구 온난화를 멈춰야 한다 등의 주장을 꼽을 수 있다.

 

 

03 / 도덕은 진화하고 있는가

 

*세계 인권 선언 :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사회적 지위와 상관 없이 모든 사람이 동일한 기본권을 누릴수 있다는 원칙.

 

국제 여론 조사 기관 '월드 퍼블릭 오피니언(World Public Opinion; WPO)'는

UN총회가 세계 인권 선언을 채택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인 2008년 총 16개굿 1만 5,000명에 달하는 사람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여성의 권리 평등이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놀랍게도 평균 86%에 달하고 있지만,

실제로 많은 여성이 평등을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즉 이 설문 조사의 응답은 위선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위선은 덕이 악에비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으며,

인종주의자들과 성차별주의자들이위선으로 스스로를 포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의 도덕적 진보를 의미한다.

앞 세대가 말만 앞세우고실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다음 세대는 그 말을 내면으로 받아들이고 실천으로 옮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러한설문 조사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생각과 현실 사이의간극을 최대한 좁히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04 / 고통은 신이 준 것인가

 

기독교인은 '고통'에 대해 모든 인간은 죄인이기 때문에 끔찍한 운명을 달게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한다.

전통적인 기독교 교리에따르면 모든 인간은 선악과를 따 먹지 말라는 신의 명령을 어긴 이브의 자손이기 때문에 원죄를 그대로 물려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후손이 아닌동물 역시 고통을 받는다는 문제가 남는다.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Rene Decartes)는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은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동물은 아주 정교한 기계에불과하며 그들의 울음과 몸부림을 고통의 신호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보수평론가 디네시 디수자(Dinesh D'Souza)는 저자(무신론자)와의 토론회에서 "신의 뜻을 인간이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며 물러섰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성의힘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어떤 궤변이라도 순순히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05 / 도덕은 종교를 필요로 하는가

 

종교인들은 신이 인간에게도덕 관념을 불어넣었다고 믿는다. 본능이라는 악을 제어하기 위해 인간에게 종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정 신앙을 떠나서모든 종교인이 불가지론자나 무신론자들과 달리 공유하는 고유의 도덕적 원칙이 존재하지는 않으며, 불가지론자나무신론자가 그들의 도덕적 원칙을 종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는다고 해도 종교인들에 비해 덜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보았을때 종교가 참혹한 범죄를 저지르도록 부추긴 경우가 더 많다.(신이 모세에게 내린 미디안족 학살 명령, 십자군 전쟁, 종교 재판, 이슬람전쟁 등)

 

오랜 세월 진화해 온 인간의직관력이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올바르고 일관적인 대답을 항상 들려 주는 것은 아니다. 선조들에게 좋았던것이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동물의 권리, 낙태, 안락사, 국제원조 등 다양한 도덕적 논의가 등장하고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통찰력을 얻을 수있는 원천은 종교가 아니라 인간성, 그리고 참된 삶에 대한 고찰이다.

따라서 도덕의 원천은 신의아닌 인간의 본성이라 할 수 있다.

 

 

06 / 범죄를 약물로 예방할 수 있다면

 

*도덕 알약과 자유 의지

 

심리학자 존 달리(John Darley)와 대니얼 뱃슨(C.Daniel Batson)은 '착한 사마리아인'을 주제로 과제 발표를 하러 가는 신학생들조차, 지각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길가에 쓰러진 사람을 모르는 척 하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간에 쫓기는 신학생들 중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행동한 사람은 10%에불과했다.

 

도덕적으로 행동하려는 의지가다양하게 나타난다면, 우리는 왜 개인별로 그토록 차이가 나는지, 우리가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에 주목할 수 있다.

인간의 두뇌에 대한 연구가이타적 성향이 강한 두뇌와 그렇지 않은 두뇌에서 나타나는 생화학적 차이를 밝혀 낸다면, 과학적 진보는결국 이타심을 높여 주는 '도덕 알약'의 개발로 이어지게될 것인가?

 

두뇌의 화학적 상태가 인간의도덕성에 영향을 끼친다면, 그 상태가 자연적인 것인지 의학적 개입에 따른 것인지는 결국 자유 의지와무관하게 된다.

우리는 행동에 긍정적인영향을 미치는 신기술을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07 / 범죄자에게 관용은 어디까지인가

 

우리는 죄를 지은 사람에대해 언제 용서하고, 언제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가?

 

마이클 빅(Michael Vick)

미식 축구 팀의 스타 선수로, 투견 대회를 벌이고 경기에서 패한 개들을 학대하고 죽인 혐의로 23개월동안 교도소에 수감.

복역한 후 동물 보호소에서자원 봉사 활동을 하고 미국 동물 보호 협회와 투견 금지 운동에 앞장섬.

미식축구 팀 필라델피아이글스(Philadelphia Eagles)는 그에게 다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만약 그가 사회로 복귀한뒤 선수로 복귀할 수 없도록 막았더라면?

 

압델 바셋 알리 알메그라히(Abdel Basset Ali al-Megrahi)

1988년 팬암 여객기 103편을 폭파하여 270명이 사망.

종신형이 선고되었으나 7년 복역 후 말기 암으로 3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고 2009년 석방.

그는 한 번도 유죄를 인정한적이 없고 항소를 포기하지 않는 등 끝까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았으며 석방 후 3년 가까이 살았음.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죄수에게동정 어린 석방은 정당한 결정이었을까?

 

윌리엄 캘리(William Calley)

전 중위. 1968뇬 베트남 밀라이 마을에서 500여 명의 민간인 학살.

캘리는 자신은 명령을 따랐을뿐이라고 주장했으며 유죄 판결 3일 후 그는 석방되었고,

대통령의 명령 아래 침실이두 개 딸린 안락한 집에서 한 명의 여성, 가사 도우미와 함께 나머지 형을 살았다.

수십 년 동안의 오랜 침묵후 그는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잘못을 사죄하였다.

 

 

08 / 행복한 삶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아테테 개혁가 솔론은 사후의사건, 즉 어떤 장례식이 치러지고 사후 얼마동안 후세에 이름이 기억되는지가 행복하고 훌륭한 삶을 결정하는기준이라 믿었다.

사후 세계를 믿지 않는사람이라도, 사후의 사건이 그 사람의 삶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예) 어떤 교수가 1년의 시한부 선고를 받고 10년 동안 자신이 연구해 온 성과를 모아 원고를 집필했다.

그 작업은 교수를 더욱쇠약하게 만들었고 그는 동료를 불러 원고를 건네며 이 책으로 자신이 기억되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한다.

교수가 사망한 후 동료는그 원고를 보았으나 책으로 낼 만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획기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사람이니 책이 나오든 나오지 않든 알 수 없다고 생각한 동료는 원고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09 / 우리가 인류의 마지막 세대라면

 

“인간에게 허락된 최고의 삶이란 기껏해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취를 했더라도 만족감이덧없이 사라지고 마는 삶이다.”

－쇼펜하우어(Schopenhauer, Arthur). 19세기 독일 철학자

 

“인간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지 않다.”

－데이비드 베네타(David Benatar), 남아프리카공화국 철학자, <차라리태어나지 않는 편이 낫다: 출생의 해악> 저자

 

인류의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

선대는 후대에게 피해를입히고 있다. (생태계 파괴와 오염, 제도적 문제 등 환경적조성)

인류의 생존이 우리 세대에서멈춘다면 미래 세대의 희생은 없을 것이고 우리의 죄책감 또한 줄어들 것이다.

 

삶은 과연 살아갈 가치가있는가?

미래 세대의 권리를 위해우리는 그들이 세상에 태어나도록 해야 하는가, 태어나지 않게 해야 하는가?

미래 세대가 고통을 겪게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인류의 존속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10 /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미국 내 대학에서 인문학으로학사를 받은 학생들의 비중이 14%에서 7%로 떨어지는 추세를보였다.

(2013년 하버드 대학 보고서)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높은 사상가 다섯 명 중 네 명은 인문학 출신이며,

그 중에서 세 명 내지네 명이 철학자다.

 

오늘날 더 많은 사람이세상과 자신의 삶을 깊이 있게 성찰하고 있다. 단순히 의식주 문제로부터 벗어나,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를 자문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형태를 가진철학적 탐구의 출발점이 된다.

 

철학은 읽기에 그치지 않고스스로 생각하고 논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 2 장　동물과 윤리

 

 

11 / 동물에게도 복지가 필요한가

 

2012년 1월 1일, 닭을 좁은 장에 가두고 키우는 사육 방식이 영국을 포함한 유럽 연합 27개국에서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소비자는 자연적인 환경에서키운 닭이 낳은 달걀을 구매하는 노력을 보였고,

슈퍼마켓 체인 업체들은닭장에서 생산된 달걀의 판매를 중단했다.

최종적으로 유럽 연합은 1996년에 닭장 사용을 금지하기로 합의했고,

농장주들이 기존의 설비를단계적으로 철수하기까지 유예 기간을 주었다.

이에 본격적인 법률 시행은 2012년 1월 1일부터시작되었다.

 

고통을 느끼는 모든 생명에게관심을 기울이려는 문명적이고 인간적인 사회로의 움직임은,

민주주의의 위력과 도덕적사고의 힘을 의미하기도 한다.

 

 

12 / 만약 물고기가 비명을 지른다면

 

－2010년 8월, <피쉬카운트(fishcount)>에서

 

도살에 관한 규제 :

일반적으로 동물이 죽음의순간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종교 의식에 따른 도살의경우에는 교리가 허용하는 선에서 최대한 짧은 시간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물고기의 경우, 바다나 양식장에서는 인간적인 도살 방식에 대한 규체를 찾아 볼 수 없다.

한편 연간 총 어획량의규모는 약 1조 마리에 달하며 많게는 2.7조 마리까지 추산된다.

 

물고기의 신경계는 조류나포유류의 신경계와 흡사한 형태를 갖고 있다.

물고기가 기억력이 나쁘다는이야기는 미신이다.

 

우리는 야생 어류를 인간적인방식으로 포획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13 / 고래잡이도 문화인가

 

*일본의 고래잡이

 

만약 인간이 생존을 위해고래를 죽여야만 한다면 우리는 고래잡이에 대한 윤리적 정당성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래를 잡아야 할절박한 필요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래로부터 얻는 모든 것은잔인한 살육 없이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절박한 필요성 없이 무고한생명에게 엄청난 고통을 가하는 일은 분명 잘못된 것이며, 고래잡이는 비윤리적 산업인 것이다.

 

일본은 문화적 신념을 이유로고래잡이 전통을 이어 나가려 하고 있다.

고래는 삶의 기쁨을 영위할줄 아는 지적이고 사회적인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안겨 준다는 점에서 금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자국에서 방관하는동물들의 고통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의 문화적 편향을거론하는 일본의 주장에 정당하게 반박하기 힘들 것이다.

 

 

14 / 인간의 이익이 동물보다 우선인가

 

인간이 지구상에서 진화한다양한 종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면,

그리고 인간 외에 수많은종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다시 말해서 삶의 행복을영위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근거로 인간의 이익이 동물의 이익보다 앞선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연구된 다양한연구 결과는 인간이 육식하지 않고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육식의 주된 윤리적 문제에대해 대부분이 생명을 죽이는 행위=도살에 대해 거론하지만,

맛 때문에 육식이 불가피하더라도가축들이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야 하는 농장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한 문제다.

 

시카고 대학교 연구원 기돈에슬(Gidon Eshel)과 파멜라 마틴(Pamela Martin)은,

친환경 차량 교체를 통해자동차 한 대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톤 정도 줄일 수 있는 반면,

표준적인 미국 식단을 채식으로바꾸면 1인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5톤 가까이 줄일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15 / 칠면조는 왜 짝짓기도 할 수 없는가

 

미국 칠면조협회(National Turkey Federation)에 따르면,

매 년 약 4,600만 마리의 칠면조가 추수감사절 시즌에 도살되고 있다.

 

이는 대부분 공장형 농장에서사육되는데, 어둡고 환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헛간에서 칠면조를 사육하기 때문에 어린 새끼의 부리를지지고 발톱을 잘라낸다.

열악하고 스트레스 가득한환경에서 수컷 칠면조들이 서로를 공격하기 않도록 코를 제거한다.

미국인은 칠면조 가슴살부위를 선호하기 때문에 가슴 부위를 기형적으로 부풀린다.

수컷 칠면조에게 진공 펌프를사용해서 정액을 빨아들이고 암컷 칠면조의 몸통을 꺾어 정액 호스를 삽입한다.

 

 

16 / 시험관 고기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배양육 기술 :

근육 조직을 채취해서 배양액에넣고 키워, 근육 조직을 성장시켜 고기와 같은 물질을 만드는 방법.

 

배양육 기술은 가격 효율측면에서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만약 합리적인 가격으로생산 가능하다면 시험관 고기로 대체해야 하는 윤리적 이유가 있다.

 

동물의 고통을 줄일 수있다.

지구 온난화를 억제할 수있다.

(반추동물이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주요 온실가스 중 하나이며,

미국 농무부는 가축으로부터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이 자동차, 트럭, 비행기, 선박 등 모든 교통 수단이 배출하는 양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7 / 동물도 인격체인가

 

*침팬지 실험과 감금

 

민법에서 법적 인격체가된다는 것은 권리를 지닌 주체로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뜻한다.

법인은 법적 인격체가 될수 있다. 법원은 침팬지 또한 법적 인격체로 인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침팬지와 같은 유인원은자의식이 있으며 생각할 줄 알고 예측을 통해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원초적인 윤리 의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침팬지를 법률적 객체가아닌 주체가 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인정해야 하는 근거다.

 

 

18 / 동물은 인간에게 어떤 존재인가

 

*의인화된 대명사

 

2016년 1월 뉴욕 퀸즈에서 수소 한 마리가 도살장을 탈출하는사건이 있었다.

 

뉴욕타임스이 내보낸 헤드라인은다음과 같다. "Cow Who Escaped…"

그러나 기사 본문은 이렇게시작된다. "A cow that was captured…"

 

뉴욕타임스는 이 표현이사회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지침서에 따라 이름이 있거나 의인화된 동물에게만 'who'를 사용한다고밝혔다.

동물에게 'that'이나 'which'를 사용하는 언어적 관습을 타파하려는움직임이 있다.

다양한 사회적 운동은 언어의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성평등주의가 주장하는 어휘

fireman → fire fighter

man, he → they

 

 

 

제 3 장　생명과 권리

 

 

19 / 낙태를 허용할 것인가

 

*여성의 선택권

 

이성적인 존재로 성장할가능성을 지닌 모든 존재가 그 가능성을 실현하도록 허용해야 할 의무는 없다.

잠재적으로 이성적인 생명체에게추정된 이익, 그리고 실제로 이성적인 여성의 분명한 이익 사이에 충돌이 벌어질 때, 우리는 항상 여성에게 우선권을 줘야 할 것이다.

 

 

20 / 부모가 아이의 생명을 결정해도 되는가

 

*미숙아 치료 또는 포기

 

조산으로 인한 미숙아의경우, 심각한 장애 가능성이 두드러지며 생존 확률도 희박하다.

 

이러한 가능성이 24주 이전에 나타난다면 그 이전에 태어난 아이는 치료하면 안 되는 것일까?

생존 가능성이 낮은 치료에들어가고, 또 생존 후에도 장애를 지니고 살아갈 아이들을 계속해서 치료하기 위해 들어가는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덜어야 할까?

 

그러나 임신에 많은 어려움을겪었고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가 부부의 마지막 기회인 경우에 이런 판단은 가혹한 처사일 것이다.

부모가 정확한 상황을 이해하고심각한 장애가 있더라도 이를 감당하고 사랑과 정성을 쏟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적극적인 치료는 생명을연장할 수 있겠지만 심각한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심각한 장애를 갖고 살아가야할 삶이 그만한 가치가 없거나 아이를 살리기 위해 부모와 사회가 감당해야 할 가치가 없을 수 있다는 윤리적 판단이 있을 수 있다.

 

모든 인간의 생명은 절대적으로소중하며 의사의 의무는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고 볼 때,

아이의 생명에 관한 의사의결정 과정에 부모는 개입할 수 없게 되며 선택의 권리를 빼앗기게 된다.

 

생명 연장 치료에 대해서는부모의 뜻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만 한다.

 

 

21 / 중증 장애 신생아를 살려야 하는가

 

*유아 안락사와 유아 사망률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교의료센터 의사 에뒤아르트 페르하헌(Eduard Verhagen)과 피터 사우어(Peter Sauer)는 안락사 결정과 관련하여 갓난아이를 세 집단으로 분류했다.

 

1) 모든 의료 자원을 생명 연장에 투입하더라도 출산 후 생존이 불가능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2) 심각한 두뇌 손상을 입었기에 생존하더라도 매우 낮은 수준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경우

3) 신체적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받아야만 하는 경우

 

여기서 세 번째 경우, 치료를 중단하더라도 생명이 끝나지 않기 때문에 안락사가 논의되게 된다.

 

처음 두 집단에 해당하는아이의 생명을 끝내는 것이 때로 수용 가능하다면,

세 번째 집단의 경우 또한때로 수용이 가능할 것이다.

 

유아 사망률을 기준으로미국의 의료 보험 시스템을 네덜란드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면,

끔찍한 고통에 신음했던 22명 아이의 죽음보다 살아갈 가치가 있는 생명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2 / 누구를 위한 생명 연장 치료인가

 

<내과학 기록>을 발표한 에리카 다가타(Erika D'Agata)와 수전 미첼(Susan Mitchell)은,

노인 환자에 대한 항생제남용은 박테리아 내성 강화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자연이허락하는 삶의 경계를 넘어서까지 과도하게 치료하거나

환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부담을 요구하는 치료를 제공할 의무는 없다고 말한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를위한 장기 치료에 많은 예산을 쓴다는 것은,

회복 가능성이 높은 다른환자를 위한 치료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새뮤얼 골럽척(Samuel Golubchuk)의 사례

종교적 이유로 환자의 가족이무의미한 치료를 요구할 경우,

치료가 환자에게 고통을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면 치료를 계속하되 그 비용은 가족이 부담해야 할 것이다.

 

 

23 / 의사가 안락사를 결정해도 되는가

 

바티칸은 안락사 허용에대해 '이중효과 원칙(doctrine of doubleeffect)'에 해당되는 선언을 하였다.

이중효과 원칙이란 어떤행동이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를 모두 만들어 낼 때, 좋은 결과는 의도된 것이며 나쁜 결과는 좋은 결과를얻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부작용일 때 그 행동은 용납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환자의삶을 끝내기에 앞서 환자의 자발적인, 그리고 충분한 정보에 기반을 둔 동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24 / 죽음은 개인의 권리인가

 

*환자의 선택권

 

자발적 안락사를 택한 질리언베넷(Gillian Bennett)은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잃어버리게 될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 병원에 누워 식물인간처럼 살아가면서 국가의돈을 축내는 기나긴 세월이다."

"자신의 일에서 의미와 가치를 기대했던 간호사들은 끊임없이 내 기저귀를 갈고, 껍데기만 남은 내 육신의 변화를 기록하는 동안 좌절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상황은 어처구니없고, 낭비적이고, 부조리하다."

 

도덕 철학자 배로니스 메리워녹(Baroness Mary Warnock)은

자신은 물론 다른 이들을위해 스스로 삶을 포기하겠다는 결심에 잘못된 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가족이나 국가에 지우게 될 부담 때문에 절대적으로 죽음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선택의 권리를 허락해야 한다."

 

 

25 / 의사의 조력 자살은 치료 행위인가

 

루게릭병 환자 글로리아테일러(Gloria Taylor)는 이런 말을 남겼다.

"치명적인 질병에 걸린 사람이 힘이 있을 때 스스로에게 총을 쏘는 것은 허용하면서,

몸을 움직이고 통제하는능력을 상실해 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약물을 투여 받는 것은 왜 법으로 금지하는가?"

 

2016년 캐나다 의회는 의사 조력 자살을 캐나다 내에서 합법화하였다.

 

 

 

제 4 장　생명윤리와 공공의료

 

 

26 / 게놈이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가

 

*유전자 슈퍼마켓

 

인간 게놈으로, 태아 검사를 통해 미리 유전적 위험을 제거하고 자신의 아이의 여러 능력을 확인시켜 주는 기술이 가능해질 때, 우생학(Eugenics)의 부활로 이어질 우려로 사회적 압력이 나타나게될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 슈퍼마켓에서제품을 구매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들의 자손은 평범함의저주를 짊어져야 하는가?

이러한 사실은 기회의 평등이라는미국의 신화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인가?

 

 

27 / 인간 복제 기술은 축복인가

 

*클론과 윤리

 

만일 인간 복제가 유명스타나 스포츠 영웅 군단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면 마땅히 반대해야 할 것이다.

반면 부부가 복제아이를원하는 경우라면?

 

과학자들은 복제 인간을만들어 내는 기술 개발 과정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28 / 자발적 장기 매매는 정당한가

 

뉴욕에 있는 환자들은 신장을기증 받기까지 평균 9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한편 가난한 이들은 16만 달러도 안 되는 돈을 받고도 자신의 신장을 기꺼이 내다 팔려고 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두 개의신장을 갖고 있으며,

신장 기증에 대한 수요는우리 사회가 외면하는 극빈층의 고통과 함께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신장을 판매하고자 하는사람이 건강의 위험성을 포함하여 자신의 선택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신장 거래를 규제한다면?

그럴 경우 사회는 신장기증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판매자에게 수용 가능한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란은 1988년부터 정부 주도의 규제 시스템을 바탕으로 신장 매매를 관리해 오고 있다.

여기서 신장 매매는 환자들로이루어진 자선 협회가 정한 가격으로 진행되며,

그 과정에서 오로지 신장판매자만이 거래 보상을 얻을 수 있다.

2006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규제 시스템으로 신장 기증을 기다리는 대기자의 줄이 사라졌고 윤리적 논란도불거지지 않았다.

 

싱가포르는 기증자에 대한보상을 조건으로 장기 매매를 합법화하고 나서도 장기 거래 건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29 / 의료보험은 의심할 나위 없는 복지인가

 

2009년 오바마 행정부는 의료보험의 적용을 가난한 수천만 명의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관련하여 정치적인갈등과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정부의 예산(공공 분야와 민간 분야 포함) 중 의료보험에 대한 비용은 6달러 당 1달러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35년 그 비중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의사와 병원에게급여를 지급하는 시스템은 환자에게 아무 이익이 없는 값비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30 / 담뱃갑 경고 그림은 필요한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위험성이높은 일부 품목에 대한 유통을 정부가 앞장서서 규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보편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정부가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종종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행동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강압적인 권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존 스튜어트 밀(Jhon Stuart Mill)의 원칙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

 

흡연의 피해를 시각적으로보여주는 담뱃갑의 이미지는 무의식을 공략하는 유혹의 힘과 균형을 맞춰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법률을 표현의자유에 대한 제약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개인 소비자, 그리고 인간의 이성에 호소하지 않는 담배 대기업사이의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한 효과적인방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31 / 비만은 왜 국가의 문제인가

 

비만은 개인의 문제인가?

사회는 다양한 체형을 있는그대로 인정해야 하는가?

 

비만은 윤리적인 문제이며일부의 비만 문제는 다른 이들에게도 부담을 지운다.

 

콴타스 항공사의 수석 경제학자토니 웨버(Tony Webber)는 2000년 이후로 호주항공사를 이용하는 성인 탑승객의 체중이 평균 2kg 증가했다고 알렸다.

이로 인한 연간 추가 연료비를고려했을 때, 웨버는 항공사가 탑승객의 표준 체중을 예로 들어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탑승객과 수하물을 함께저울에 올라서게 하여 이를 합산한 표준 무게를 정해 놓고, 승객의 프라이버시까지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있다.

 

수하물이든 체중이든 그전체 무게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아이디어는

실제 비용을 기준으로 개인이부담해야 할 요금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부조리를 없애기 위함이다.

 

항공 연료 사용량의 증가는비용 문제를 넘어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함으로써 지구 온난화의 문제를 더욱 심각하는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보험계리사협회(Society of Actuaries)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과체중, 비만으로추가된 의료보험 지출 금액이 1,2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모든 납세자와민간 의료보험 납부자는 연간 수백 달러의 돈을 의료보험비로 추가 부담하게 되었다.

 

 

32 / 인간은 몇 살까지 살게 될 것인가

 

선진국의 경우 노화는 인간죽음의 90%를 차지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노화 방지 분야의 옹호자오브리 드 그레이(Aubrey de Grey)는, 앞으로 10년 동안 노화 방지 분야에 등장하게 될 다양한 혁신이 인간의 수명을 극적으로 확장시켜 줄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이런 전망과 관련해그레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노화 과정을 제어함으로써 영생을 누리는 것이 아닌, 건강하고활기찬 삶의 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자신의 생명을 극적으로연장시키려는 것은 이기적인 판단일까?

사회가 그런 기술 개발에성공한다면 일부는 이익을 얻고 나머지 구성원은 피해를 보지 않을까?

 

생명 연장으로 많은 인구가죽지 않고 오래 사는 동안 새로운 생명이 계속 태어날 경우 인구는 훨씬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많은사람의 삶이 지금보다 더 불행해질 수 있다.

 

인류를 먹여 살릴 수 있는지구의 능력이 한정되어 있다면 적은 인구가 오래 사는 편이 많은 인구가 짧게 사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33 / 피임은 신의 뜻을 거역하는 것인가

 

가톨릭 교회는 필리핀 국민에게피임 반대를 설득했으며

시골 지역의 가난한 이들에게피임 기구를 보급하려 했던 필리핀 정부의 노력까지 가로막았다.

 

그러나 2015년 1월 프란체스코 교황은 가톨릭 역시 산아 제한을 위한 방안을인정하고 있으며,

토끼처럼 많은 아이를 낳기보다부모로서의 책임감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들이 피임 기구를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할 때 그들의 건강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출산율이 떨어질 수록아이들은 신체적·교육적 성취 차원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인다.

－온실가스 배출량에 영향을미치는 요인은 1인당 총 생산, 그에 투입되는 에너지, 그 에너지 당 방출되는 온실가스, 그리고 전체 인구다.

 

 

 

제 5 장　섹스와 젠더

 

 

34 / 근친상간을 법으로 규정해야 하는가

 

*사생활에 대한 국가의 개입

 

남매 간의 근친상간에 대해이를 금해야 하는 법적 근거는 사실상 부족하다.

 

－유전적으로 비정상적인자녀를 출산할 위험이 있다 :

　자녀를 낳지 않기 위해피임을 한다면?

　근친상간이 아니더라도비정상적인 자녀를 출산할 위험이 있는 경우는?

 

－가족 관계를 보호해야한다 :

　남매 간 성관계 문제로실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은 거의 없다.

　남매 간 근친상간이 일반적이지않은 이유는, 가족 또는 가족과 유사한 환경에서 함께 성장하는 경험이 서로의 성적 매력을 제거해 버리기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이유는 정확히 댈 수 없지만 남매 간 근친상간은 잘못되었다고 답한다.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는 이를 '도덕적 말막힘(moral dumbfounding)'이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35 / 동성애는 비도덕적인가

 

동성 간 성관계의 목적이자손의 번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동성애를 비도덕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성 간에도 피임은 존재한다.

특정한 형태의 성행위가다른 이들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이에 대해 어떤 측면을 비도덕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동성애 금지와 관련된 사안의핵심은 국가가 법률로 개인에게 도덕성을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법률은 동성애가 비도덕적이라는선입견에 기반을 두고 있다.

 

 

36 / 폭력적인 게임이 범죄를 유발하는가

 

폭력적인 게임에 열광한이들이 실제로 살인자가 된 사례는 많지만, 폭력적인 게임과 범죄의 인과관계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앙드레 페쉬케(Andre Peschke)는 게임 산업에 종사했던 10년 동안

게임의 도덕성에 대해 내부에서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졌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게임을 법적으로 규제해야할 시점은 게임이 사람들로 하여금 현실에서 범죄를 저지르도록 부추길 때가 아니라, 게임이 현실에서 중대한범죄를 높일 수 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한 증거가 나왔을 때다.

 

 

37 / 공직자의 사생활은 어디까지인가

 

프랑스는 정치인의 사생활을존중하는 오랜 전통을 지키고 있으며 프랑스 국민 역시 공직자의 사생활에 관대한 편이다.

한편 미국의 국무부 해외원조국장은성접대를 받은 의혹으로 사퇴되었고,

영국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는 동성애 사유로 사임되었다.

 

개인의 도덕성과 관련된문제가 기업 경영자나 정부 고위 관료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없다면 우리는 그들의 사생활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은 국민의포괄적 권력 이양을 요청한다는 점에서 국민이 마땅히 그들의 도덕성에 질문을 던질 권리가 있다.

다만 사회는 인간의 다양성(성적 취향, 결혼 여부 등)에좀 더 관용을 보일 필요가 있다.

 

 

38 / 생물학적 성별이 그렇게 중요한가

 

성의 경계를 넘어 선 사람들은차별을 받는다.

 

성전환자 평등을 위한 국립센터와동성애자를 위한 국가 특별위원회에서는,

2011년 성전환자의 실업률이 일반인의 두 배에 달한다는 조사 자료를 공개했다.

또한 취업을 한 성전환자중 90%가 직장에서 성희롱이나 성적인 농담을 겪고 상사와 동료들이 자신에 대해 부적절한 정보를 나누며화장실 사용에 대한 차별 등 다양한 형태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한 신체적 폭력, 성폭력, 살해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편 레즈비언 부모가 다른형태의 조합보다 아이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증거들이 나와 있다.

 

 

39 / 문화적 차이는 간섭할 수 없는가

 

*이란의 종교와 여성

 

이란에서는 30곳이 넘는 대학이 여학생에게 기계공학, 핵물리학, 컴퓨터과학, 영문학, 고고학, 경영학에 이르기까지 70개 이상의 전공을 금지했다.

이는 여성의 외부 활동을제한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이란은이슬람교 외에 이슬람 율법과 이란 헌법에서 인정하는 세 가지 주요 종교인

조로아스터교, 유대교,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차별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인종이나 민족 차별에 비해 성적·종교적 차별은 여전히 심각하게 문제시되고있지 않다.

 

 

 

제 6 장　선행과 기부

 

 

40 / 세계 빈곤 해결은 누구의 몫인가

 

사람들은 흔히 자선을 도덕적으로선택 가능한 일이라고 여긴다.

하면 좋지만 하지 않았다고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는 타인을 다치게 하거나죽이거나 물건을 훔치거나 사기를 치는 등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만 하면 '도덕적인 시민'으로 인정한다. 흥청망청소비하면서 자선단체에는 한 푼도 기부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말이다.

 

하지만 사치를 누릴 여유가있으면서도 소득의 작은 일부를 가난한 이들과 나누려 하지 않는 부자에게는

기부를 통해 막을 수 있는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

 

우리는 영웅이 아니어도소득의 1%를 기부할 수 있다.

그 정도도 기부하지 않는다는것은 절박한 빈곤 문제, 그리고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죽음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41 / 어떤 자선단체를 선택해야 하는가

 

2006년, 투자 회사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홀든 카노프스키(Holden Karnofsky)와 엘리 하센펠드(Elie Hassenfeld)는기부를 하기 위해 어떤 자선단체가 예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를 조사했다.

그러나 그들은 다양한 재단과접촉하는 과정에서 자선사업 분야에는 충분한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두 사람은 기브웰(www.givewell.org)을 설립하여 다른 기부자들이 자선사업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주기로 했다.

그들은 각 분야에서 가장효율적인 곳으로 선정된 자선단체에 후원금을 기부하여 사업의 투명성과 평가의 객관성을 강화하고자 했다.

 

 

42 / 선행은 남몰래 실천해야 옳은가

 

예수는 남이 보지 않을때 자선을 베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남들이 보는 곳에서만선행을 실천한다면 그것은 자비로운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기 위한 욕망을 따르는 것에 불과하다는 오늘날의 보편적 인식과도 일치한다.

 

그러나 윤리적 관점에서볼 때 기부 뒤에 숨겨진 동기의 순수성에 그렇게 많은 가치를 부여해야 할까?

분명한 것은 선행을 실천하기위해 기부한다는 사실 자체다.

 

오늘날 심리학 분야의 많은연구 성과는 예수의 말씀에 반대하는 이야기를 들려 준다.

사람들이 자선 활동을 결심하도록만드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다른 사람도 똑같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믿음이다.

자선단체에 기부를 실천하고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을 높인다.

 

우리는 남 몰래 선행을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침묵하는 기부는 장기적으로더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지만,

사람들이 기부보다 자신과가족을 위해 돈을 쓰고자 하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43 / 기부에도 좋고 나쁨이 있는가

 

당신이 10만 달러를 기부할 여력이 있을 때 :

미술관에서 새로운 별관을짓기 위해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고,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서나타나는 감염 질환 중 하나인 트라코마를 예방하는 사업을 위해 기부 요청을 하고 있다면,

어느 쪽에 기부할 것인가?

 

객관적인 증거를 기반으로자선단체를 평가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선행을 실천하는 '효율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는,

단지 세상을 더 살기 좋은공간으로 만드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세상을 효과적으로 바꿔나가고자 한다.

 

 

44 / 선행을 이성적으로 할 수 없는가

 

2013년 11월, 생명을위협하는 질환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다섯 살 꼬마의 바람대로 배트맨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메이크어위시(Make-A-Wish Foundation)과 샌프란시스코 시정부가 함께 벌인 모금 행사에 2만 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이 재단의 설명에 따르면치명적인 질병과 싸우는 아이 한 명의 소원을 들어 주기 위해서는 평균 7,500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

 

그 금액을 말라리아 예방재단에 기부했다면 최소 두세 명의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바 재단에 기부했다면시력 상실을 유발하는 다양한 질병을 치료함으로써 100명의 아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심리학 연구의 결과에따르면, 익명의 다수를 구할 수 있다는 정보보다

직접 한 아이의 사진을보여주고 이름을 밝히는 편이 기부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경향이 있다.

 

 

45 / 사회적 지위를 돈으로 살 수 있는가

 

*예술품 경매

 

많은 이들이 엄청난 돈을들여 예술 작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현상에 대해

저자는 그들이 유명 예술가의원작을 소장함으로써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본다.

 

보다 윤리적인 세상이라면예술 작품에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행동이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보다 떨어뜨리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다.

마실 물과 모기장이 없어서홍역으로 매 년 60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죽어 가는 세상에서,

그 돈으로 할 수 있는가치 있는 일을 발견하지 못했단 말인가?

 

 

46 / 인류의 종말은 비극인가

 

우리 사회는 인류의 종말을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냉전 시대에 핵무기 감축을추진하고, 지구 주변 소행성 대부분을 추적하고 있으며,

정부의 영속성을 보장하기위해 긴급 지하 대피소를 마련해 두고, 질병 통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질병의 확산을 추적하고 있다.

그 밖에도 기후 변화를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아쉽게도 아직까지 실질적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향후 더 많은소행성을 추적하고, 질병 통제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온실가스배출을 줄이고,

핵 확산 금지 조약을 공고히하고, 인류 생존에 기여하는 국제기구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인류 종말을 막기 위한첫 번째 단계는 관련된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하거나 조사 연구를 추진하는 단체를 지원하는 일이다.

 

인류는 무한한 잠재력을지니고 있으며, 인류의 종말을 막지 못한다면 놀라운 수준의 지식과 문명을 창조하게 될 소중한 기회를날려 버리게 될 것이다.

 

 

 

제 7 장　행복과 돈

 

 

47 / 돈이 많으면 행복한가

 

오랜 연구 결과에 의해, 더 많은 부가 더 높은 행복을 의미하는 것은 소득 수준이 아주 낮은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부를 축적하는 것은 힘든시기를 대비하기 위함이지만, 오늘날 부의 축적은 그 자체로 중요한 목표이자 개인의 사회적 지위와 성공을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다.

 

그러나 프린스턴 대학교연구원들은 소득과 행복 사이에 상관관계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이긴장이나 스트레스 같은 부정적인 감정 상태와 관련 있는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들은여가 활동보다는 일과 출퇴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적대감, 분노, 근심, 긴장의 항목에 해당되는 감정 상태를 더 많이 경험했다.

 

 

48 / 행복을 측정할 수 있다면

 

*국민총행복

 

히말라야의 작은 왕국인부탄은 관광객의 유입을 가로막는 높은 비자 수수료와,

경제 성장보다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에 집중하는 국가 정책으로 유명하다.

이 두 가지는 밀접한 관련이있는데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면 국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만

국가의 자연 환경과 문화를파괴할 우려가 있어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국민의 행복에 손해가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삶에서 긍정적인순간들의 수를 더하고, 다음으로 부정적인 순간들의 수를 빼서 결과가 양으로 나왔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행복한 것으로 본다.

 

2011년 UN 총회는 행복을 인류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회원국이 국민행복 지수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정책 수립의 지침으로 활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49 / 우울증은 왜 사회적 문제인가

 

WHO 발표에 따르면 건강을 장기적으로 가로막는 측면에서 우울증은 네 번째로 심각한 질환이다.

2020년이면 심장병을 제치고 2위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우울증을 치료하거나예방하려는 노력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우울증 치료는 뚜렷한 효과를 보일 때가 많은 반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어렵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우울증치료에 예산을 늘리는 것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우울증은 개인에게 심각한고통이며 전세계적으로 1억이 넘는 인구가 이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우리 사회는 우울증 치료를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함과 동시에 우울증을 예방하는 방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50 / 어떻게 웃음이 삶을 바꾸는가

 

*포트필립의 미소 효과

 

호주 멜버른 교외의 포트필립만에서 연구원들은 '한 시간에 열 번 웃는 구역'이라고 적힌표지판을 설치했다.

그 결과 행인들이 길에서마주치는 이웃이나 낯선 이들에게 더 자주 미소를 짓고 인사를 건넸다.

미소는 시민들에게 친밀하고안전한 느낌을 전달하고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낮출 수 있다.

안전은 삶의 수준을 높이는중요한 요인이다.

 

197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앨리스 아이센(Alice Isen)과폴라 레빈(Paula Levin)은 공중전화 실험을 했다.

첫 번째 그룹은 직전에전화를 건 사람이 10센트짜리 동전 하나를 남겨 둔 것을 발견하도록 하고, 두 번째 그룹은 그렇지 않도록 셋팅했다.

그 다음 두 그룹 앞에서한 여성이 서류 뭉치를 떨어뜨렸을 때, 동전을 발견한 그룹 16명중 14명이 여성을 도왔던 반면 그렇지 않은 그룹 25명중 오직 한 사람만이 여성을 도왔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긍정적인 경험이 사람들로하여금 스스로에 대해 보다 좋은 느낌을 갖고 적극적으로 타인을 도와 주게 만든다는 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호의의 불꽃(glow of goodwill)'이라 칭한다.

 

 

51 / 어떤 삶이 가치 있는가

 

근육소모증(musclewasting disease)을 가진 해리엇 맥브라이드 존슨(HarriotMcBlrye Johnson)은

미숙아 치료 포기에 대한부모의 결정권을 주장하는 저자에게 반론을 제기했다.

그녀는 지금 변호사로 활동하고있으며 누구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고,

장애가 삶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생각은 잘못된 선입견이라고 주장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역시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혹시 오랫동안 장애를 안고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들의 삶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열악한 상황에서도 만족함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심각한 장애도 익숙해지면행복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게 되는 것일까?

 

 

 

제 8 장　국가와 정치

 

 

52 / 투표를 잘못 하면 어떻게 되는가

 

제 45대 미국 대선에 당선된 트럼프는 자국의 이익을 부르짖으며,

망명이나 일자리를 요구하는사람, 기후 변화로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될 사람 등 외부자의 이익은 전혀 중요하게 생각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라도 우리는그들을 윤리와 진실에 관심 있는 인간으로 바라보고 대화를 관계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동물운동가 헨리 스피라(Henry Spira)는 동물 실험에 반대하는 운동가로서,

'우리는 성인이고 너희는 악당이다. 너희를 가르치기 위해회초리로 벌할 것이다' 라는 식의 말은 대기업들을 설득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대신 그들의 목표를 달성할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윤리적으로 보다 정당한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화장품기업의 동물 실험 중단으로 이어졌다.

 

제 45대 미국 대선이 끝나고 어떤 이들은 공정한 태도로 임했던 민주당이 공화당의 지저분한 전술에 패한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공화당의 방식대로 맞받아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이성과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을 둔 논의의 가치를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해야한다.

 

대화의 의지를 관계의 출발점으로삼아야 한다.

때로는 이런 시도조차 거절당할수도 있으며, 대화가 시작돼도 논의가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할 수도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다시 대화를시작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확고한 윤리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대화가 중단되고 갈등만남더라도 우리는 윤리적 기준을 따라야 한다.

최대한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움직이고, 궁극적인 목적이 우리가 옳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53 / 벤담의 오류는 왜 아직도 유효한가

 

1809년에 공리주의 창시자 제러미 벤담은 <오류의 책(the Book of Fallacies)>을 집필했다.

이는 사람들이 종종 활용하는논리적 오류를 폭로하기 위함이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려는 성향

과신 오류(overconfidence effect) : 자신이 갖고 있는 믿음의 정당성을 과대평가하는 성향

 

 

54 / 헌법은 진리인가

 

*권력 분립의 원칙

 

토머스 홉스 : 권력 분립에 반대. 강력하게 통합된 중앙 정부가 평화를 보장할수 있다는 견해.

존 로크 : 군주의 권력은 제어되어야 한다.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의 권력 분립이이를 위한 한 가지 방식이 된다는 견해.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 :

미국은 선거구를 획정하는권한이 입법부에 주어져 있다. 즉 다수당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선거구를 나눌 수 있다. 특정 당이 입법부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경우, 국민의 지지를 받지못하는 상황에서도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선거 위원회는 중립적이어야하며 양 당의 수뇌부가 합리적인 합의안을 도출해 내야 한다.

 

 

55 / 소수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해도 되는가

 

호주, 벨기에, 아르헨티나, 남미지역의 많은 나라가 투표 의무화를 실시하고 있다.

투표장에서 신분을 확인하고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는 것을 체크하여 이를 행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사유를 묻는다. 질병이나 해외 체류등의 타당한 근거를 제출하지 못하면 소액의 벌금을 물게 된다.

 

투표를 자발적 선택에 맡길때 한 사람의 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극히 낮다.

투표장을 찾아가 기다리고투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합리적인 차원에서 투표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이유가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런이유로 투표를 포기한다면 소수의 인구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며,

대다수의 국민은 만족스러운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소수가 정권을 결정할 위험을막고자 한다면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

 

 

56 /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인가

 

홀로코스트(Holocaust; 유대인 대학살)를 부정한 것으로 기소된 데이비드어빙(David Irving)에게 오스트리아 법원은 실형을 선고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통적인 옹호에 관하여이렇게 말했다.

"어떤 주장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자주,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못할 때, 이는 살아 있는 진실이 아니라 죽어있는 원칙으로 변질될 것이다."

 

홀로코스트는 살아 있는진실로 남아야 하며 나치의 잔악한 행위를 의심하는 자들이 이와 관련된 증거에 직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시스템의 필수 요소다.

민주주의는 모두가 믿고있는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이 불쾌하게 여기는 이야기까지 끄집어 낼 수 있는 자유를보장해야 한다.

 

인권과 근본적인 자유에관한 유럽 협약(European Convention on Human Rights and FundamentalFreedoms) 10조 :

“모든 인간에게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그리고그 권리는 정부 기관의 간섭이나 분야에 상관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고, 정보와 생각을 나눌 권리를포함한다.”

 

 

57 / 종교적 악법도 지켜져야 하는가

 

네덜란드 동물애호당 대표마리안느 티메(Marianne Thieme) :

“종교의 자유는 인간이나 동물의 고통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멈춘다.”

 

종교의 자유를 주장할 수있는 한계를 정의함으로써 우리 사회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 받았다고 주장하는 다양한 논쟁을 해결할 수 있다.

 

일부 종교는 전쟁 반대를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종교를 이유로 한 군복무 면제 주장에 관한 논의는 해결이 쉽지 않다. 이에 대한일반적인 해결책은 군복무만큼 힘들고, 전투나 살인과 관련된 활동을 수반하지 않는 대체 복무를 허용하는것이다.

 

우리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호소가 남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58 / 조지 부시는 정직한 사람이었나

 

*조지 부시가 사담 후세인의 제거를 위해 오류가 있는 정보를 세계적으로 발표한 사례

 

2000년 대선에서 미국 유권자들은 정직함을 기준으로 앨 고어 대신 조지 부시를 선택했다.

이들은 백각관 섹스 스캔들을무마하기 위해 빌 클린턴이 저지른 거짓말에 혐오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거짓말이 수천미국인의 목숨을 요구한 전쟁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정직함에 대한 부시의 지나치게기계적인 해석은 더 중대한 부정직함을 숨기고 있었고,

결국 도덕적인 차원에서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59 / 시민권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인가

 

*개인의 인권과 사회 공익의 균형

 

2005년 런던에 폭탄 테러가 일어난 이후 2013년 영국 정부는총 42명의 시민권을 박탈했다.

당시 내무부 장관이었던테레사 메이(Theresa May)는 시민권이 권리가 아닌 특전이라고 말했다.

그로 인해 무국적자가 된모하메드 사크르(Mohamed Sakr)는 몇 달 후 미국의 무인 전투기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시민권을 박탈당한 사람이항소를 제기해도 영국 정부는 그 판단의 근거가 된 증거를 항소자에게 공개할 의무가 없다. 문제는 이러한사건 처리 과정에서 실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고, 시민권 박탈을 남용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최선의 선택은 공정한 항변의기회 없이 시민권을 폐지할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60 / 정부는 개인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가

 

국가안보국은 구글, 페이스북, 버라이즌(Verizon)을비롯한 여러 인터넷 및 통신 업체를 통해 엄청난 양의 디지털 정보를 수집하고, 이메일, 휴대전화,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의 정보 또한 포함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기업이어떤 정보를 수집하느냐가 아닌, 정보를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 수집이우리 사회를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지켜 줄 것인가?

그 비용만큼의 많은 이익을가져다 줄 것인가?

 

미국 국가안전보장국 요원이었던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은 이러한 정보 수집 사실을 폭로하며 이 말을 남겼다.

“대중이 이러한 프로그램과 정책의 타당성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의 말은 옳다.

정부의 감시 프로그램이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면 민주주의 사회는 국가안보국의 감시 활동이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워싱턴포스트>와<가디언>은 스노든이 제공한 정보를 발표하면서 국가안보국의 첩보 프로그램에 대한찬성 여부를 대중에게 물었고, 58%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를 폭로한 스노든에대한 정부의 기소가 정당했느냐 하는 질문에는 43%가 찬성, 48%가반대 의사를 표했다.

 

 

61 / 히틀러는 독재자고 스탈린은 영웅인가

 

히틀러와 스탈린은 대규모학살을 자행한 잔인무도한 독재자였다.

그런데 독일 어디에서도히틀러 동상이 세워져 있는 광경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반면,

스탈린 동상은 그의 고향인그루지아 전역에 걸쳐 복원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모든 소련 지도자를기념하는 차원에서 또 하나의 스탈린 동상이 모스크바에 세워질 계획이라고 한다.

미국 버지니아 주 국립디데이 기념관에서도 스탈린 흉상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종종 국가와 자신을동일시하고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정권을 세웠던 영웅을 존경한다.

이러한 이유로 베를린 사람들은히틀러를 부정하는 반면 모스크바 사람들은 스탈린을 여전히 받들고 있는 것이다.

 

 

62 / 인종차별주의자도 추모해야 하는가

 

학생 운동 단체 '블랙 저스티스 리그(이하BJL)'는 2014년 8월 미국 미주리 주퍼거슨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의 총을 맞아 사망한 사건에 대해 항의하였다.

그리고 프린스턴 대학교의우드로 윌슨 공공 외교 스쿨, 윌슨 칼리지로 이름이 바뀐 한 기숙제 학교에 대한 항의 및 구내식당에걸려 있는 윌슨의 사진의 철거를 요구했다.

인종주의자인 우드로 윌슨을기리는 것은 흑인 학생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인류의 역사는 중대한 결함이있는 인물들의 위대한 성취로 가득하다.

사회의 도덕 기준이 변하면서역사적 인물의 또 다른 측면이 주목받게 되고, 그들의 상징성 역시 색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린스턴 대학교 이사회는윌슨의 인종차별주의를 인정했으며,

윌슨 칼리지와 우드로 윌슨공공 외교 스쿨에 들어간 윌슨의 이름 유지 여부에 대해 투표를 실시했다.

그리고 윌슨 칼리지 학장은구내식당 한 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윌슨의 사진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제 9 장　인류와 미래

 

 

63 / 난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난민 지위에 관한 UN 협약(UN Convention and Protocol Relatingto the status of Refugees)에서 말하는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단체에서 활동한 경력 및 정치적 신념으로 인한 뚜렷한박해의 위험 때문에 자국으로 돌아갈 능력과 의지를 상실한 사람을 뜻한다.

세르비아와 헝가리는 난민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에 담장을 설치했고,

유럽 26개국은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솅겐 구역(Schengen Area) 내부에서국경을 통제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부유한 국가는 난민을 수용할책임이 있으며 지금보다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할 능력도 있다.

그러나 망명을 원하는 난민의규모가 급증하면서 각국의 법원은 누가 정말 난민인지,

또는 선진국에서 더 풍족한삶을 누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고향을 떠나 온 사람인지 가려내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난민 캠프에서이민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수백 만 명의 난민에게 동정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희망을선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

 

 

64 / 투명한 외교는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은정부를 평가해야 한다.

정부가 무슨 일을 하고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올바른 평가를 내릴 수가 없다.

민주주의가 아닌 나라에서도많은 사람이 정부 활동에 대한 정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드로 윌슨이 주장한 투명한민주주의 세상은 현실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이상이지만,

우리는 그 이상에 다가서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치 지도자들이 국민의눈과 귀를 끝까지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진작 깨달았더라면,

그들은 보다 정당한 방법을택했을 것이다.

 

 

65 / 식품업체는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소비자는 자신이 먹는 식품이어떻게 생산되는지 알 윤리적 책임이 있고,

식품 기업들은 원료 공급업체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가 있다.

 

2013년 2월 국제 원조기구 옥스팜(Oxfam)은 '비하인드 더 브랜즈(Behindthe Brands)' 캠페인을 시작했다.

제품 생산 방식과 관련하여세계 10대 식품과 음료 기업들의 투명성을 평가하고,

소규모 농장에 대한 처우, 물과 토지의 활용 방식, 기후 변화, 여성 착취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평가 대상에는 네슬레(Nestle),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 유니레버(Unilever), 다농(Danone), 켈로그(Kellogg's), 브리티시 푸즈(Associated BritishFoods) 등이 있다.

 

 

66 / 기후 변화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탄소 지니계수 :

소득 분배의 불평등을 측정하는일반적인 기준인 '지니계수(Gini coefficient)'를활용하여 탄소 배출량에서 나타나는 불평등을 계측하는 방식.

 

지니계수는 0과 1 범위에서 나타나게 되는데,0은 모두의 소득이 정확하게 평등한 상태, 1은 한 사람이 모든 소득을 차지한 상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덴마크 같은 상대적으로 평등한 국가는 0.25, 미국이나터키처럼 다소 불평등한 국가는 0.4에 가깝다.

 

미국과 중국은 양대 온실가스배출국이다.

기후 변화에 대해 공정한합의안 수립을 모색해야 한다.

 

 

67 / 선진국이 더 많은 탄소세를 내야 하는가

 

*지구 온난화

 

미국인은 도덕성과 정의에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 미국이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하여 가장 심각한 도덕적 과오를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중대한피해를 입히고 있다.

가장 명백한 불평등은 부자나라들이 기후 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에너지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는 반면, 그에 따른 비용은오히려 가난한 나라들이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U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 미국의 1인 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인도의 16배, 방글라데시의 60배, 에티오피아와말리, 차드 공화국의 200배에 달한다.

런던에 기반을 둔 비정부기구 '국제 환경 및 개발 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의대표 카밀리아 툴민은 앨 고어의 기후 변화 강연장에서 질문했다.

기후 변화의 원인에 거의기여하지 않았음에도 피해는 가장 많이 입은 이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고어는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 그런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68 / 녹색 지구를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201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리우+20 국제회의가 있었다.

회의의 목표는 온실가스를줄이고 극빈층에 해당하는 13억의 인구를 구제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윤리학자이자 여성운동가프랜시스 키슬링(Frances Kissling)과 저자는 행사 주최측에 해당 회의의 저녁 식사 메뉴에대해 문의 메일을 보냈다.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세계적인 행사에서 생산과 소비 행위 자체가 기후 변화의주 원인인 육류 식단을 내놓을 것인지가 문의의 취지였다.

그러나 이에 납득할 만한답변은 받을 수 없었다.

 

유기농 방식으로 사육된가축은 일반적으로 사육된 가축에 비해 육류 1파운드를 얻기 위해 더 많은 메탄가스를 방출한다.

 

2006년 UN 식량 농업 기구(FAO)는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축산업이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환경 단체에서 활동하거나지구 온난화 캠페인을 벌이는 인사들은 육식 습관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1992년 리우 회의는 회의 문건에서 '육류'라는 단어를 삭제하기로 결정하고,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핵심 요인에대해서는 외면한 채 다른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를 줄여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69 / 지구의 온도가 2도 높아진다면

 

기후 분야의 일부 과학자는 400ppm의 이산화탄소 농도에 대해 지구가 수십억 명의 인구를 기후 난민으로 몰아 넣을 재앙의 임계점을 이미넘어 선 것으로 보고 있다.

몇몇 과학자는 대기 중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미국 대학이 수십억달러의 기부금 중 상당 부분을 석탄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새로운 석탄 사업은 비윤리적인활동이며,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곧 비윤리적인 활동에 대한 공모를 뜻한다. 석탄 뿐 아니라 모든 연료의 화석 연료 산업이 해당된다. 우리가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석탄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유지가능한 방식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천연 가스로 석탄을 대체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석탄 산업에 대한 투자중단이야말로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과제다.

 

 

70 / 온실가스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

 

1992년 리우 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지구 정상 회담에서 미국, 중국, 인도, 유럽의 모든 나라를 포함한189개국은 UN 기후변화협약(UN Framework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에 서명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후 시스템에 대한 인간의 위험한 개임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낮은 수준'으로 줄이자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아직까지지켜지지 않고 있다.

 

런던 정치경제대학의 그랜섬연구소(Grantham Research Institute)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을 포함하여 154개국이 내놓은 제안을 분석한 결과,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전세계 탄소 배출량은 지금의 연간 500억 톤 규모에서 2030년이면 550~600억 톤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호주 국립기후보존 연구소(National Centre for Climate Restoration)의 보고서 역시,

앞으로 온실가스를 전혀배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배출량만으로도 향후 2도 이상의 기온이 상승될 가능성이 10%나 된다고 한다.

 

선진국은 가능한 빨리 그들의산업으로부터 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석탄 기반의 화력 발전소를폐쇄하고 새로운 탄광 개발 허가를 중단해야 한다.

 

또한 채식 기반 식단을장려하고 육류 소비에 세금을 매기는 방법이 있다.

 

 

 

제 10 장　과학과 기술

 

 

71 / 유전자 변형 식품을 막아야 하는가

 

그린피스의 초기 회원이었던패트릭 무어(Patrick Moore)는 2014년 1월, 연간 200만 명에달하는 아이의 죽음과 관련하여 쌀이 주식인 지역의 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비타민 A 결핍과 그에따른 사망 사례를 언급하며 그린피스를 고발했다.

 

그린피스는 유전자 변형식품(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GMO)에 반대하고 유전자 변형 기술을비판하는 운동을 벌였다.

 

1999년 스위스 과학자들은 비타민 A 보충에 도움을 주는 유전자변형 식품 '황금 쌀'을 개발했다.

1980년대 유전자 변형 작물이 처음 개발되었을 때 사회는 많은 우려를 가지고 접근했다.

(먹거리로 안전한가, 슈퍼잡초(Superweed)가 탄생하는 것은 아닌가 등)

 

아직까지 유전자 변형 식품이특정 질환을 유발한다는 객관적 증거나 새로운 형태의 슈퍼잡초가 보고된 바는 없다.

 

우리는 다양한 유전자 변형작물의 장점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72 / 과학은 새로운 창조주가 될 것인가

 

생화학 박사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er)와 연구팀은 단백질을 복제하고 생성할 수 있는 박테리아'신시아(Synthia)'를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생명 특허권

1980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유출된 석유를 처리하기 위해 개발한 유전자 조작 미생물이 특허권 대상이 될 수있다고 판결했다.

1984년 하버드 대학교는 암에 대한 취약성을 높여 연구의 유용성을 강화한 실험용 쥐 '온코마우스(oncomouce)'의 특허권을 인정받았다.

 

유전자 변형 식품과 마찬가지로합성 생명체에 대한 개발 역시 엄격한 통제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합성 생물학은 환경 재앙을피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73 / 로봇이 의식을 가지면 어떻게 되는가

 

셰필드 대학교 인공지능및 로보틱스 교수인 노엘 샤키(Noel Sharkey)는 부모들이 로봇을 보모로 사용할 것으로 내다보며이렇게 물었다.

“진정한 공감과 이해 또는 동정심을 표현하지 못하는 기계와의 생활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일부 전문가는 "인공지능이 언젠가 인간을 넘어서게 될 것이며 적어도 2070년전에 그 순간이 찾아올 것" 이라고 말한다.

그 순간을 '특이점(singularity)' 라고 부르며, 그 이후의 세상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슈퍼 지능 컴퓨터는 인간에게우호적인 기계일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인류에 적대적인로봇의 개발을 막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가?

 

하지만 우리가 현실적으로걱정해야 할 부분은 로봇이 인간에게 가할 위해가 아니라 인간이 로봇에게 가할 위협일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여 기계에의식이라는 것이 생긴다면 우리는 로봇의 감정을 고려해야 할 것인가?

지금까지 인류가 의식을지닌 유일한 대상인 동물들과 맺어 온 관계의 역사를 고려할 때,

로봇을 도덕적 차원에서바라볼 대상으로 인정할 것 같지는 않다.

 

로봇은 정말로 의식을 갖출수 있는가? 아니면 의식을 갖고 있는 것처럼 만들어질 뿐인가?

 

 

74 / 인터넷은 어떻게 가난한 사람을 돕는가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Mark Eliot Zuckerberg)는 글로벌 협력 프로젝트 '인터넷닷 오그(internet.org)'를 출범하여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전세계 인구 3분의 2를 디지털 시대로 안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빌 게이츠는 인터넷이가난한 나라들을 위한 최고 우선순위 과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보다 설사나 말라리아와같은 생존에 걸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농부가 인터넷의도움으로 최적의 파종 시기를 결정하고 가격 추이에 따라 수확 시기를 판단해서 좀 더 금전적인 이득을 얻는다면,

집안에 위생 설비를 갖추고모기장을 설치해서 설사나 말라리아로부터 가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빈곤층이부유한 사람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면 이는 더 많은 기부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그만큼 다양한 위험과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온라인 사기, 저작권 침해등)

다만 가난한 이들이 정보에자유롭게 접근하고 전세계 어디서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다면 분명 세계는 긍정적인 차원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75 / 세상의 모든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가

 

*유토피아 도서관

2004년 구글은 주요 연구 도서관 다섯 곳에서 소장하는 모든 자료를 디지털로 스캐닝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도서관은 책과 논문은 물론 그림과 음악, 영화 등 디지털 형태로담을 수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연구 도서관이 소장하는자료 대부분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된다.

구글은 이로 인해 발생한소득의 일부를 나누는 식으로 협의안을 들었으나, 2011년 3월맨해튼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부분적인 이유로저작권은 있으나 더 이상 인쇄가 이루어지지 않는 '고아 책(orphanbook)'과 저작권 귀속을 특정하기 힘든 책의 디지털 판권에 대한 독점권을 사실 상 구글에게 제공하게 되는 것임을 들었다.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저작권을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책과 논문을 보고, 그것도 일부가 아니라 내용 전체에 접근 가능하도록 만들 수있을까?

 

 

76 / 과학의 진보는 어떤 이익을 주는가

 

타보 음베키(Thabo Mbeki)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HIV가 AIDS의 원인이며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투약함으로써 AIDS 환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AIDS 환자 및 태아 감염이 우려되는 임산부에게 약품을 적기 투약했더라면36만 5,000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수단 다르푸르의 대학살규모와 맞먹으며, 1994년 르완다의 투치족 대학살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이 숫자는 과학적 증거를무시할 때 사회가 치러야 할 엄청난 대가를 의미한다.

 

음베키는 흑인 인종 차별에대해 맞서 싸웠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샤프빌에서백인들이 총을 난사하여 사망한 흑인보다 5,000배나 많은 흑인 시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했다.

비록 고의가 아니었다 할지라도, 음베키의 잘못은 공정하고 공개적인 논의를 통한 검증 절차 없이 독단적 입장을 고수했다는 데에 있다.

 

이 비극의 교훈은 공공정책의 수립 과정에서 과학을 무시하는 모든 사례에 해당된다.

 

 

 

제 11 장　살며 놀며 일하며

 

 

77 / 새해 결심을 지키려면

 

많은 연구 결과가 새해결심을 한 달 이상 지키는 사람의 비중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우리는 왜 계획을 실천하지않는 것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들이무엇이 좋은지 알고 있으나 순간의 감정과 욕망에 압도당한다고 생각했다.

현대의 연구 결과는 인간이이성적 사고를 통해 무엇을 택할 것인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감성적 본능이 이성적 사고를 압도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결심이란 미래에 자신의 생각과 상반되는 유혹에 직면하더라도 지금의 선택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의지를뜻한다”

－리처드 홀튼(Richard Holton), MIT 철학과 교수, <의지, 욕망, 기다림(Willing,Wanting, Waiting)>의 저자.

 

허트포드 대학교 심리학교수 리처드 와이즈먼(Richard Wiseman)은 저서<59초(59 Seconds)>에서 결심을 성공적으로 지켜 나가기 위한 방법을소개한다.

 

－목표를 여러 개의 작은단계로 구분한다.

－가족과 친구에게 자신의결심을 이야기해서 격려를 얻고, 실패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를 높인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게되는 이익을 자주 떠올린다.

－목표를 향한 세부 단계를달성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보상을 준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과정을 기록한다. 예를 들어 일기를 쓰거나 냉장고에 진도표를 붙여 둔다.

 

 

78 / 사람들은 왜 사치품에 현혹되는가

 

2013년 4월 폴란드 외무장관 라도슬라브 시코르스키(Radoslaw Sikorski)가 회의 참석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165달러밖에 하지 않는 일본의 쿼츠(quartz) 시계를 차고 있는 것을 본 우크라이나관료들은 그를 비웃었다.

 

미국 사회학자 소스타인베블런(Thorstein Veblen)은 저서 <유한계급론(Theory of the Leisure Class)>에서

지혜나 지식, 도덕적 고결함이나 전쟁의 기술이 아닌 금전적 재산이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기준이 될 때,

부자들은 과시적 소비에심취한다고 지적했다.

 

2014년 2월 빅토르 야누코비치(Viktor Yanukovych) 대통령과 일당은 축출되었으며,

그 핵심 사안은 우크라이나관료들의 값비싼 시계를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 준 우크라이나 사회의 부패였다.

 

 

79 /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2011년 1월, <타이거마더(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의 저자 에이미 추아(Amy Chua)는

"중국 엄마들이 앞서가는 이유(Why Chinese MothersAre Superior)" 라는 사설을 <월스트리트저널>에 게재했다.

 

추아의 자여들은 TV나 컴퓨터 게임, 외박이 절대 허락되지 않으며 친구들과 함께 학교행사에 참석할 수도 없다. 대신 매일 집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연습하고 체육과 연극을 제외한 모든과목에서 최고의 성적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타이거 마더 양육법은 아이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는 것을목표로 삼고, 행복보다 지식을 더 중요시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대학교심리학과 교수인 스탠리 수(Stanley Sue)는 가정 내에서 느끼는 압박감이 자살의 중요한 원인으로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80 / 정직은 순진한 자들의 몫인가

 

2009년, 국제 금융위기 직후에 최우수 성적으로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한 학생들은 이와 같이 선언했다.

“윤리적이고 신뢰 있는 자세를 바탕으로 개인의 이기적인 야망을 쫓지 않으며 기업과 사회에 피해를 입히는선택과 행동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할 것”

 

이 아이디어는 널리 확산되어비즈니스 스쿨 250곳에서 이와 유사한 선언문 운동이 일어났다.

 

2015년, 네덜란드 은행원 9명 :

“정직하게 행동하고, 다른 누구(주주를 포함하여)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사회적책임에 따라 행동할 것”

 

*폭스바겐 사태

폭스바겐이 질소 산화물배출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배기가스 검사를 통과하게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1,100만 대의 디젤차량에 설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로 일반 주행 시 폭스바겐의질소 산화물 배출량은 허용 범위를 크게 초과하는 수준이었다.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폭스바겐의 주가는 3분의 1 이상 폭락했다.

폭스바겐은 향후 1,100만 대 차량을 리콜 조치해야 하고, 미국에서만 180억 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정직은 순진한 자들의 몫인가?”

정직은 장기적인 이윤을극대화하고자 하는 모두를 위한 것이다.

 

 

81 / 왜 도핑을 금지해야 하는가

 

많은 세계적인 선수들이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며, 은퇴 선수들 또한 현역 시절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고있다.

이제는 약물을 사용하지않은 훌륭한 선수가 아닌, 교묘한 조작을 통해 도핑 검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하고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똑같이 노력하는 상황에서신체적 조건이 종이 한 장 차이로 승패를 좌우할 때, 선수들은 약물 복용을 선택하게 된다. 즉 유전자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는 것을 허용할 경우 유전적 불공정함을 어느 정도 해소시킬 수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로써 우월한 유전자가아니라 최고의 노력이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인가?

 

사람들은 약물 복용이 스포츠정신을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스포츠 선수가아니라 우리에게 있다.

우리는 선수들을 응원하고그들이 우승을 차지할 때 환호한다.

약물 복용으로 소동이 벌어지더라도사람들은 다시 스포츠 경기에 열광할 것이다.

 

 

82 / 속임수도 경기의 일부인가

 

2010년 6월 27일, 영국과 독일 간 월드컵 예선전에서 영국의 미드필더 프랭크 램퍼드(FrankLampard)가 쏜 슛이 골대를 맞고 골라인을 따라 떨어졌다.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Manuel Neuer)는 공을 잡아 경기장으로 날려 보냈고 이를 보지 못한 주심과 선심 모두 골을 선언하지않았다.

 

1986년, 영국과의 월드컵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가 주심을속여 핸들링으로 넣은 골은

"마라도나의 머리와 신의 손의 합작품" 이라는 말로널리 알려졌다.

 

2010년 11월, 프랑스와아일랜드의 경기에서 프랑스 공격수 티에리 앙리(Thierry Henry)는 손으로 공을 드리블해서 동료에게패스했고 이는 결정적인 골로 이어졌다.

경기가 끝나고 앙리는 당시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핸드볼 파울이었으나 나는 심판이 아니다. 심판은플레이를 인정했으니 질문은 심판에게 해라.”

 

정말 그럴까? 선수는 경기장 밖에서 하는 행동은 물론 경기장 안에서의 행동에 대해서도 윤리적 책임을 진다.

 

호주의 크리켓 선수 애덤길크리스트(Adam Gilchrist)는 2003년 스리랑카와의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아웃 선언이 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타석에서 물러났다.

1996년 리버풀 공격수 로비 파울러(Robbie Fowler)는아스날 골키퍼의 파울로 페널티 킥을 차게 되었다.

그는 주심에게 상대편 골키퍼가파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파울러는 의도적으로골키퍼가 쉽게 막을 수 있도록 페널티 킥을 차는 방법을 택했다.

 

 

83 / 내가 서핑에 도전한 이유

 

경쟁은 스포츠의 본질이다. 상대와의 경쟁이 없다면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서핑은 스포츠 자체에기술의 발휘와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어려움이 내재되어 있으며 이는 상대를 물리치는 것과 성격이 다르다.

서핑이 하나의 스포츠 종목이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채점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하나의 경쟁 종목이되었을 때, 서핑은 보람찬 여가 활동이 아닌 관람 종목이 될 것이다.

 

서핑을 하면서 도달하게되는 절정은 파도를 넘는 기술보다 파도의 위력과 눈부심을 온몸으로 맞는 경험에서 나온다.

 

한 고령의 서퍼가 세상을떠났고, 그는 동료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서퍼 중 한 사람이었지만 세상을 떠날 때는 돈이 한 푼도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