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님이 보고계셔 (マリア樣が見てる) 8권 [번외] 한 손만 잡고서 -2- 가을의 인연

봄의 바람(春の風)

가을의 인연(秋の絆)

 

 

                                                    1

 

 

그때부터, 시마코는 도우미로써 오게되었다.
그렇다고해도, 우리들이 평상시에 할일없이 잡담하며 보내는 다과회 같은것에는, 적극적으로 참가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스스로 앞장서는 타입은 아니었다. 정말로 일손이 부족할때, 요시노짱이나 사치코들이 부르러 가면 응한다는 방식이었다. 하나의 선을 긋고 있다, 라고 말하는것이 좋을것인가. 어쨓든, 꽃봉오리나 그 동생과는 틀린것이다, 라고하는 자세로 산백합회와 관계를 맺고있는듯 했다.
6월.
5월의 마리아 축제에서 개최한 신입생 환영회 이후, 산백합회는 표면화된 행사도 없고, 체육제나 학원제가 있는 가을을 대비한 준비기간이라고 해도 좋은, 비교적 한가한 시기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시마코를 끌어내는거야?"
어느날, 나와 요우코에게 대들었다. 점심시간, 오랫만에 장미의 저택에서 둘만이라하는 기회가 생겼다.
"그냥"
요우코는 간단히 넘겨버렸다.
"누구의 동생도아닌 시마코를, 구지 기획단계에서 부터 회의에 참가시킬 필요없잖아"
일손이 부족할때, 어쩔수없이 부탁하는 도우미. --그것이 시마코를 장미의 저택에 불러들이기위한, 요우코의 방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상태로는, 학원제에서 꼭 시마코짱의 도움을받지않으면 안되잖아. 그렇다면, 일찍부터 참가시키는 편이 좋다는건 당연한거 아니야?  아아, 그래그래. 하나데라 학원 문화제를 도와주는일도 있단말이야. 내 동생은 참으로 곤란한 애라서, 남자학교의 행사에는 조금도 관계되고싶지 않다고 고집피우고 있고 말이야. 점점 시마코짱의 도움이 필요해져"
"..............."
요우코의 주장에는 정당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유는 나중에 붙인것이 아닐까, 그렇게 의심하고 싶어졌다.
"아니면, 세이. 당신이『지금의 상태』를 개선해줄꺼야?"
지금의 상태. 그것은 백장미인 내가 장미라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동생을 가지지 않는다, 라는것을 가리키고있다. 책임을 다하지않는 인간에게, 이래저래 말할 권리는 없다는 것이었다. 분명히 나에게 동생이 있었다면, 시마코에게 부탁할리도 없었을 것이다.
"요우코. 당신, 엄청 성격 나뻐졌어"
친구가 비틀려있으니까, 이렇게 될수밖에 없어진거아니야"
요우코는 정말로 입이 거칠다. 대인관계가 좋으면서, 나에게는 독설을 내뱉는다. 외견이 좋다고 하는점에 있어서는, 서로 닮았다고 할수 있으려나.
그런식으로 본다면, 사치코도 상당히 겉과 속이 다른면이 있다. 레이는 바보같다고 할정도로 정직하니까 속도 겉과 같다고 할수있겠지만, 요시노짱은 그렇게 보여도 가족들 사이에서는 큰소리치는 사람인듯 했다.
시마코는--. 생각해 봤지만, 잘 모르겠다. 그녀의 속을 훔쳐보기 이전에, 아직 겉모습도 제대로 보지않은듯한 생각이 든다.
"그아이, 잘하고 있어"
창밖을 바라보면서, 요우코가 말했다.
"그아이?"
나는 되물으며,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르킨 창의 아래쪽을 보았다. 시마코였다. 당번인지 위원회의 일인지, 시마코는 프린트를 감싸안고 중간정원을 가로질러가고 있었다.
"당신의 동생으로, 라고 생각한적도 있었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놔주는것이 아쉬워져 버렸어"
"무슨소리야?"
"언젠가는 장미님이라고 불리우는 위치로, 라는 생각 안들어?     ..........그녀를 잃는것은, 산백합회에 있어서 큰 손실이야"
산백합회의 손실. 나는 씁쓸히 웃었다. 정말 고생하는구나. 요우코는, 자신이 졸업한뒤의 일까지 걱정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나의 동생으로란 것은 포기했으면서?"
"포기한것은 아니지만--"
시마코가 교사속으로 사라지자, 요우코는 창을 닫고 나를 향했다.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잖아"
"여러가지라"
나는 그때, 내년 2월에 실시되는 선거에 입후보시킬 생각인가 라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동생이 없다.
매년 꽃봉오리의 신임투표라는 형태로 실시되는 학생회 임원선거 였지만, 이대로 간다면, 백장미님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높았다.
그렇게 된다며, 시마코는 어쩔 생각일까. 억지로 싸우게 하는것은, 왠지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다.
(불쌍하다?)
이상한 감정. 내가, 시마코에 대해서 걱정하다니.
(그렇다)
분명히, 나는 시마코에 대한것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끌리고 있다, 라고 바꿔 말할수도 있겠지만, 그런식으로 간단하게 처리해버리고 싶지않았다.
적어도, 시마코에 대한 감정은 이전 시오리에게 쏟아넣은 감정과는 전혀 틀린것이었다.
예를들면, 공통점은 몇개인가 있었다. 경건한 카톨릭 신자인것, 머리가 긴것, 청초한 미인인것.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이 끌렸다는것은 아니다.
나는 시오리의 모든것을 원했기에, 자신도 주고싶다고 바랬다. 그것이 이루어질수없는 희망이었다는 것을 알았을때, 두사람의 관계는 끝났다고 말해도 좋았다. 먼저 눈치챈것은 시오리였다. 그렇게해서, 우리들은 살아가기위해 해어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됬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나에게 있어서 시오리는 천사였다. 인간인 내가, 지상에 붙잡아 둔다고 하는것은 애초에 무리였던 것이다.
그런점에 있어서, 시마코는 인간이었다.
나는, 시마코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았다.
그것만으로 좋다.
언제부터인가, 그것이 기분좋게 느껴져 버렸다.

 

                                           2

 

 

시마코.
그렇게 불리우는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좋은 느낌이었다.
시마코씨도 시마코짱도 아닌. 그냥 시마코.
장미의 저택에서, 같은학년의 요시노씨 이외의 모두, 나를「시마코」라고 불러주었다. 내가 시마코라고 불리울때마다, 만일 그것이 임시적인 것이라해도, 조직이란것을 느끼고 동료라는것을 생각할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시마코」라고, 그렇게 부른것은 백장미님 이었다.
홍장미님에게「동생도 아니면서 이름만 부르다니」라고 차갑게 취급당해,「그럼 모두 그렇게 부르면 되잖아」라고 귀찮다는듯이 말해버린것이 발단이었다. 사치코님이 그것을 따랐고, 점차 모두 그렇게 부르게 되버린 것이었다.
한사람의 인간을 부르는 이름은, 어떤 집단속에서는 대개 일정의 법칙에 의해 정해지고 정착되간다.
모두가 좋을대로 부르면,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예를들자면 요시노씨. 그녀는 상급생들에게는「요시노짱」이라고 불리고, 동급생들 한테는「요시노씨」라고 불리고 있다. 「요시노」라고 부르는것은, 언니인 레이님 단한사람 뿐이다.
만약에 시마코의 뒤에「씨」나「짱」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아마도 계속 손님으로 있을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마코라고 불리웠기에, 나는 모두가 동생같이 귀여워해주는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수가 있었던 것이다. 특정의「언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장미의 저택에 있는 시간이 좋았다.
산백합회 간부의,「장미 페밀리」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좋았다.
그렇기에 때때로, 자신의입장을 잊고서 그 속에 녹아버리고 말것 같았다. 그곳의 느낌이 좋다, 그곳은 너무도 부드러운 공간이었으니까.
백장미님의 인상은, 그때마다 틀렸다. 신비적일때도 있었고, 무서울때도 있었고, 경박할때도, 상냥할때도. 그렇지만 변함없이, 나에게있어서 마음이 끌리는 존재였다.
나는, 무언가 하고있을때, 돌아본곳에 백장미님의 모습이 있으면 안심이 되었다. 나를 보고있지 않아도, 또 기분이 안좋을때의 시선을 나에게 보내고 있을때도. 어느때라도.
어째서일까, 마음이 진정되는것은.
예를 든다고하면 동료 같이, 그곳에 있어주는것 만으로 안심할수 있었다. 혼자가 아니야, 그런 안도감을 백장미님은 나에게 전해주었다.

여름의 시작, 나는 방과후 중간 정원에서 백장미님을 봤다.
고양이에게 건조된 동물 사료를 주면서, 그것을 먹는 모습을 기쁜듯이 바라보고 있던 것이다.
"고양이, 좋아하세요?"
나는 등뒤에서 조용히 물었다. 백장미님에게 자신이 먼저 말을 거는것은 상당히 용기가 필요한일 이지만, 말을 걸지않고는 있을수 없었다.
"응, 좋아해. 대채로 동물은 좋아하는 편이야"
"뱀이나 지렁이같은것도?"
"그렇구나"
백장미님은 고양이의 머리를 집개손가락으로 긁었다. 고양이는 기분좋은듯이, 목을 울렸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고하는 약속하에서라면, 아마도 공존할수 있겠지"
"공존 이란 말씀이신가요?"
"응"
고양이는 이미 새끼 고양이라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해서 어른 고양이도 되지못한 느낌이었다. 남자같은 줄무니 고양이로, 이곳저곳 털이없는 곳에 보이는 나아가는 상처자국이 애처러웠다.
"이 아이를 공격한 까마귀도, 사정이 있었을꺼야. 배고파하는 아이들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어느쪽도 나쁜것이 아니라, 단지 생물로써 종이 틀릴뿐. 그것뿐이라고, 백장미님은 중얼거렸다.
"하지만 제멋대로일지는 몰라도, 가능하면 서로 상처입히는것은 보고싶지않아. 이 세계는 아름다운것 뿐만이 아니라, 죽이고 죽임을 당하며 유지되고 있다는것도 잘 알고있지만"
나는 백장미님에게 사랑받고있는「대부분의 동물들」속에 사람도 포함되있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때때로, 창문에서 보이는 나무들의 푸르름을 바라보는 상냥한 눈빛은, 인간에게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어떤것에 대한 동경인것같이 느껴졌다.
나는, 자신이 인간이란 사실만으로, 백장미님에게 거절당하고 있는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 고양이, 어떻게 하실건가요?"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고양이였지만, 내가 손을 내밀어도 도망치지않고 들을 만지게 해주었다.
"특별히 어떻게도 하지않아"
이렇게 상처투성이라면 샤미센 가계에도 팔수가 없다, 라고 백장미님은 별로 칭찬할수없는 농담을 하며 웃었다.(옛날에 샤미센을 고양이 가죽으로 만들었다는것 같더군요)
"하지만, 먹이를 주고 계시잖아요"
"먹이를 주면 안되는거야?"
"안되는건 아니지만....."
나는, 스스로 뭐를 말하고 싶은것인지 알지못했다. 알지못했지만, 백장미님에게 무언가를 말하지않고는 버틸수가 없었다.
"먹이를 얻어먹는것이 익숙해지면, 자연계에서는 살아갈수없게 되버려요"
"그렇구나"
"여름방학은 어떻게 하실건가요?  추운 겨울방학은. 게다가 당신은, 고양이가 살아갈동안 10년이고 20년을 계속 이 학원에 머무를수는 없는거잖아요"
고양이에게 자신을 겹쳐서 보고 있는것일까. 나는 졸업해버린 백장미님을 계속 기다리고 있는, 충직한 개와같은 고양이의 모습을 상상하자, 눈물이 흘러나왔다.
"한때의 동정으로 도와주는것은, 반대로 잔혹한것이 아닌가요?"
아니야. 나도, 고양이가 까마귀에게 먹혀버리는 쪽이 좋다고는 생각하지않아.
"아픈곳을 찌르는구나"
백장미님은 눈을 가늘게 떴다. 나는 눈물을 보이지않기위해, 시선을 피하고 손등으로 눈밑을 닦았다.
"그렇구나. 시마코가 말한대로야, 나는 잔혹한일을 하고있는건지고 몰라. 하지만, 이 아이는 아직 어린애니까. 겨우 상처가 낳았으니까. 때때로, 이렇게 간식을 주는정도는 못본척 해줘. 별로 삼시세끼 주고있는것도 아니야"
이 아이는 사냥도 해서 자립할수 있을테니까, 라고. 그렇게되면, 태연히 놓아줄 생각인 것일까.
정말로, 그것으로 괜찮은것일까. 이 고양이는, 분명히 백장미님의 따뜻한 손길을 평생 기억하고 있다. 바짝마른, 비스켓같은 동물사료의 맛은 두번다시 잊을리는 없을텐데.
"만남과 해어짐은 셋트잖아. 언젠가 해어짐이 올테니까, 라고. 그것이 두려워서 관계를 가지지 않는다는건, 따분하지

않아?  ..... 난말이지, 시마코"
백장미님은 오른쪽 소매부근에 왼손을 올렸다.
"졸업한 언니에게 감사하고있어. 나에게 해줄수 있는만큼의 애정을 배풀어 주셨어. 두고 가버렸다라고, 원망스럽게 생각한적도 없어. 언니가 없어져버린 학원에서, 나는 이렇게 어떻게든 살아가고있으니까"
여름 교복의 소매에서 살짝보인것은, 로자리오 같았다.

 

                                             3

 

그때의 나는, 누구에게가 아닌 자신에게 말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평생 부부로 살수있다는것은, 그거야말로 기적에 가까워"
시마코에게 어떻게 전해졌는지는 알수없다.
바로 여름방학이 찾아왔다.
이 여름, 나는 보통 학생들처럼 긴 휴일을 보냈다. 대입같은건 생각도 하지않았기에, 여름방학 보충수업도 받지않았다.
초대받아서, 요우코와 함께 사치코의 집에 놀러가던지, 혼자서 밤새 상영하는 영화를 보던지. 할맘이 생겼을때는 숙제같은것에도 손을 댔다. 
그리고나서.
시마코가 한말에 조금 찔렸던 것일까.고양이 먹이를 손에들고 몇번인가 고등부 교사의 중간정원에 가보던지 했다. 고양이는, 있을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어디에 있는것인지 모습도 보이지않았다.
나는 교사옆의 비를 막아주는 장소에, 바삭바삭한 먹이를 조금 두고 돌아갔다. 나중에 왔을때 없어져 있었기에, 어딘가에 살고있으니 와서 먹고가는구나 라고 멋대로 생각했다. 내가 놓아둔 먹이가 다른 동물의 영양소가 된다하더라도, 그것은 그것으로 좋은일이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체육제 즈음이었을까. 나는 이상한 소문을 들었다.
시마코가, 사치코의 동생이 된다고 하는것이었다.
"어떻게된 일이야?"
나는 쉬는시간에 사치코의 클래스까지 찾아가서, 추궁했다. 하지만 사치코는, 열받을정도로 냉정하게 나를 응시했다.
"어째서, 백장미님께 책망을 받지않으면 안되는지요?"
"에?"
"내가 동생을 결정하는 것은, 누구의 허가도 필요없는 일이지 않나요?"
상급생 상대로, 당당히 정론을 펼쳐 말하다니. 역시 요우코의 동생, 이라고 나는 솔직히 감탄했다.
조금씩 관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백장미님과 홍장미의 꽃봉오리가 옥신각신 하고있다. 이런 재밋는 볼거리는, 그리많지 않겠지.
하지만.
"진짜로, 시마코를?"
"예"
우리들은, 주위를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아니, 여유가 없었던것은, 나 뿐이었고, 사치코는 묵살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요 몇개월, 저 나름대로 토우도우 시마코를 봐왔어요. 그리고, 그녀는 산백합회에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했습니다"
"산백합회에 필요하니까 동생으로 한다, 그런소리야?"
사치코의 마음을 읽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시마코를 동생으로 하고싶다는 결정타같은것을 그녀에게서 느끼지못하는한, 자매로써 인정될수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어떤 이유라면 납득하실려나. 얼굴로 선택했다고 대답하는편이, 설득력이 있을려나?"
"--!"
나는 확하고 열이 솟구쳐서, 무심결에 손이 나갈뻔했다. 어째서일까, 졸업하신 언니까지 모독당한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스커트 포켓속에서, 간신히 참아낸 나의 주먹. 그것을 슬쩍보고, 사치코가 말했다.
"그렇게 시마코가 아까우시면, 어째서 자신이 입후보 안하시나"
"내가 시마코를 어쨓다고....!?"
자신이 매매에 참가되버려, 나는 허둥했다. 그렇다, 마음의 어딘가에서 대수롭지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마코는 누구의 동생도 되지않을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장미의 저택에 있는것이다, 라고.
시마코가 장미님으로 불리우기 위해서는, 몇개인가의 방법이 있었다. --나는, 요우코의 말을 생각해냈다. 그렇구나, 사치코의 동생이 된다면, 내후년의 홍장미님 후보가 되는것이었다.
시마코가 사치코의 동생이 된다. 분명히, 누구의 허가도 필요하지않은 일이었다.
최초로 시마코를 발견한것은, 나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행동하지 않았다.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가지는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시마코에 대한것은 언제나 눈옆에 두고싶다고 하는, 교활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사치코가 행동에 옮기자마자, 이꼴이다. 나는 조급해졌던 것이었다.
시마코를 뺏기는것이 아깝냐고? -- 바로 그랬었다.
하지만.
모든것을 인정한 상태에서, 나는 깨끗히 단념하지 못했다.
"당신이 시마코에대해 알고있는게 뭐야?" 
질문에, 사치코는「글쎄」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이대로의 대우로는, 그녀를 위해서 좋지않다. 그정도는, 알고있어요"
"에?"
"이대로는 안되는 거에요. 놓아주던지, 누군가의 동생으로써 정식으로 장미의 저택에 맞아들이던지 해주지 않으면"
"--"
나는 할말을 잃었다.
"아아........."
그렇다.
어째서, 생각해내지 못한것일까. 어째서, 잊고있었던 것일까. 시마코에게 지금 필요한것이 무엇인가를.
"알았어"
나는 솔직하게 인정했다.
시마코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있는것은 자신이라고, 어딘가에서 자부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가장 중요한것을 잊어버리고, 그것을 연하의 사치코에게 가르침 받다니. 볼면목이 없다. 아니, 처음부터 체면이란건 없는것에 가까웠다.
"알고있지만, 시마코는 양보할수 없으니까"
나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무너지고, 대신 무언가가 싹을 피웠다.
"어쩌실 생각이신지?"
미심쩍은듯 사치코는 되물었다. 그곳에서 나는, 선전포고라는 녀석을 한방 날려주었다.
"동생으로 할꺼야, 나의"
사치코보다 먼저, 관객들이「오오~」하며 술렁거렸다. 딱좋아. 이제 뒤로 뺄순없다.
".....나중에 나타나서 새치기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새치기라니, 당치도않아. 생각해봐, 아직 시마코는 로자리오를 받지않았잖아"
그렇다면, 스타트라인에 먼저 섰다는것밖에 되지 않았다는 소리다.
아니, 스타트의 총소리가 울려퍼진 뒤라고 해도, 골 테입을 끊지않은한, 아직 충분히 따라잡을수 있다.
만약, 테이프를 끊어버렸다고 한다면--. 그때야말고, 옆에서 강탈하면 될뿐.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요?"
사치코의 말에, 수업종소리가 겹쳤다.
"왜냐고?"
나는 그렇게 말하며, 나는 몸을 돌렸다.
"시마코한테는, 내쪽이 좋다고 정해져있으니까"
돌아보며, 사치코와 관객들에게 윙크.
나는 승리를 확신했다.
사치코는, 수업을 희생 시키면서까지 시마코 쟁탈전에 참전할리 없을테니까.
복도를 뛰어가며 나는, 시마코의 클래스를 생각해냈다.
분명히 일학년 복숭아반 이었다.

 

                                        4

 

수업시작의 종소리가 울리는 중에, 나는 백장미님에게 교실에서 끌려내져 버렸다.
"저, 저기......!?"
"따라와줘"
내가 당황하는건 백장미님은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서둘러 교실로 돌아가는 클래스 메이트들의 흐름에 역행하며, 복도를 나아갔다. 수업을 내쳐버린다니 믿을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백장미님에게 힘껏 팔이 잡아끌려가는것은 싫지가 않았다. 단지, 가슴이 두근거려서 괴로워졌다.
"어디로? 저, 도망치지 않을테니까"
비상구의 문 앞에서, 나는 말했다. 종소리는 이미, 끝나버렸다.
"아아, 미안"
백장미님은 생각해냈다는 듯이, 내팔을 놓아주셨다.
거의 제시간에 오시는 선생님의 수업이기에, 이제와서 돌아간다해도 시간에 맞출수는 없었다. 맞췄다고 해도, 백장미님을 혼자 여기에 남겨두고 수업을 들으러 돌아갈수도 없었다.
무거운 문을, 두사람이 힘을 합쳐 천천히 열자, 바람이 들어와 머리를 날렸다.
백장미님과 나는, 나란히 교사에서 멀어져갔다.
처음부터 이곳으로 올 생각이었을까, 아니면 목적없이 방황하다 도착한곳이 이곳이었던 것일까. 우리들이 처음으로 만났던, 벗꽃나무들의 아래서 서있었다.
"기간 한정이지만"
정면으로 나를 향해서, 백장미님이 말했다.
"내 동생이 되세요"
그것은 예상하고 있던 말이었을까. 아니, 마음속 어딘가에서 바라고있던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일반적으로 덕볼만한 언니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당신에게는 딱 어울린다고 생각해. 속박도 하지않고, 당신은 당신이 하고싶은대로 하면되. 게다가"
"저기......"
나는 백장미님의 말씀을 가로막았다.
백장미님은, 내가 안고있는 사정을 알지못한다. 알고있다면 더더욱, 동생으로 하고싶다고 생각할것인가.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전해야 좋을지 알지못했다. 백장미님 이라면, 모든것을 말해도 좋다. 하지만 그런다는것은, 내가 짊어진 짐의 반을 떠넘게 되는것이 아닐까. 거절당한다 해도, 받아들인다고 해도, 백장미님의 부담이 되게되것은 피할수없었다.
"싫은거야?"
"그런!"
나는 세게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하지만"
"하지만, 은 없어. 듣고싶은것은 YES냐NO냐, 그것뿐이야"
백장미님은, 정면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이외의 말은, 정말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는 엄격한 눈을 하고있었다.
"저는"
말을걸고, 나는 헛 하고 알아챘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것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이라는것을 알아챈것이다.
나의 근심은, 사토우 세이라고 하는 인간을 얕보던 행위속에서 성립해 있었다.
그녀는, 나를 감싸고 있는것도 짊어지고있는 것에도 흥미가 없는것이다. 이유는 알수없다. 하지만 나라고하는 하나의 인간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려 하고있는것 뿐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짊어지고있던 짐을 일단 내려놓고, 갑옷같이 단단한 갑주를 벗은채로, 그녀 앞에 서있어도 좋은것이었다.
오랜여행의 도중에, 같은 나무그늘을 선택해 쉬고있는 말이 통하지않는 사람들같이. 우리들은 아마도, 자신에 대한것을 얘기하지 않아도, 함께 있을수 있다. 언젠가 다시 해어져 각자의 갈길로 떠날것을 알고있으면서도, 그곳에 그사람을 느끼면서 영혼의 안식을 얻을수 있을것이다.
말로 표현할수는 없는것이다.
우리들은, 서로 가까이 있어야하는 것이다.
"당신의 동생으로 받아주세요"
나는, 내밀어진 손을 잡았다.
"그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악수의 형태를 취했지만, 단순한 악수로 취급해버리고싶지 않았다. 서로의 손가락이 상대의 손을 감싸안고 있듯이, 그런 감각이 느껴져, 나는 너무도 안심할수 있었다.
"아아, 그렇지. 로자리오가 있었지"
백장미님은 오른손에 팔찌같이 차고있던 로자리오를 빼내어, 내목에 걸어주려했다. 하지만 금방 고쳐생각했는지, 내 오른손목에 채워주었다.
"이쪽이 편해"
언제라도 바로 떼어낼수 있도록. 그런식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백장미님은 나의 부담을 줄여주기위해 손목을 선택했다고 나는 생각했다.
로자리오에는, 은은하게 체온이 남아있는듯 했다.
"저기"
무사히 손목에 채워진 로자리오를 보고 만족한듯이 웃는 백장미님에게, 나는 말했다.
"응?"
"교실에 안돌아 가세요?"
"에?"
"수업. 지금이라면 아직 15분정도 지각한걸로 넘어갈수 있으니까"
"시마코, 당신 정말 성실하구나"
"언니는 불성실 하시구요"
언니.
말한 쪽도 들은 쪽도, 조금 쑥스러운 울림이다.
"별수없군. 자, 가 볼까?"
언니는 나의 오른손을 잡고 뛰어나갔다.
"너무 극단적이세요"
나는 끌어 당겨져, 황급히 뛰기 시작했다. 오른손의 로자리오가 튀어오른다. 손목에서 흘러내려와, 두사람이 잡은 손가락근처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너무도 마음이 편했다.
누군가와 손을 마주잡고, 이렇게 달린다고 하는것은.
나는, 사치코님이나 백장미님 팬들에게 마음속으로 용서를 빌었다.
미안해요. 하지만, 분명히 나는 이사람들을 필요로하니까.
앞으로 반년.
이년이나 차이나는 우리들은, 함께 있을수 있는 기간이 한정되어 있었다.
반년뒤에는, 분명히 해어짐의 날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이손을 놓지않겠다.
"시마코, 뛰어!"
두 사람의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는 로자리오가, 여기에 내가 있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