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님이 보고계셔 (マリア樣が見てる) 8권 사랑스러운 세월; 후편 -5- 송사와 답사

송사와 답사(送辭と答辭)

 

                                                1

 

긴장하기 시작한것은, 졸업식도 슬슬 종반에 들어갈때였다.

큰일이군, 이라고 요우코는 생각했다. 얼굴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가슴은 두근두근 하고있다.  그리고 자신의 심장의 두근거림을 의식하자, 점점더 조급해져 버리는 것이었다. 어째서 신은, 마지막까지, 마치 예행연습을 다시한번 되풀이하는듯한 기분으로 있게해 주지 않는것일까.
자신이 읽을 예정인『송사』에 관해서는, 아무런 걱정도 하지않고 있다. 이런상황에는 익숙해있다. 누구도 아는사람이 없는 장소에서 신입생 태표의 인사를 하게된, 중등부의 입학식을 생각해보면,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그렇다면, 요우코를 긴장시키는 것은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그것은『답사』의 직전에 넘지않으면 안되는 관문,『송사』인 것이었다. 송사에서는 재학생 대표로써, 그녀의 동생 오가사와라 사치코가 졸업생들에게 전하는 말을 하도록 되어있었다.
그렇다고해서 요우코는, 사치코가 실패하는것이 아닐까, 하는 어리석은 걱정을 하고있는것은 아니었다. 사치코에게 실수가 있을리없다. 어떤 의미론, 언니인 요우코이상으로 익숙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걱정되는것은, 자신의 정신상태란 것이었다.
사치코에게 송사같은걸 읽게한다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수 있을것인가. 둑이 터진듯이, 눈물이 밀려나오던지 하지는 않을까.
(역시, 자매가 나란히 송사 답사를 하는것은 좀 않좋은것 아니었을까....?)
그것을 결정했던 교사들이, 원망스러웠다. 물론, 자매를 한 세트로 결정한것은 아니겠지만, 자매라고 모를리도 없었겠지. 후보에 이름이 오른 시점에서, 다시한번 생각해봐줬으면 좋았을텐데.
슬쩍 봐보자, 담임의 여선생님은 무책임하게 눈물을 닦고 있는것이 아닌가.
(이쪽은, 가능한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하고있는데) 
왠지, 납득할수 없었다.
(내가 울기시작해서, 답사를 읽지못해도 좋다는 소린가요)
하지만,「그것도 감동적이라 좋다」라고 생각하는 선생님들도 있을것이다. 그것도 포함해서 저쪽 사이드가 노리고 있는것이 아닐까, 같은 여유가 없을때의 인간은 사소한것까지 의심만 해대기 시작하게되는 것이다.
이유야 어쨓든. 열받은 속은, 조금 긴장을 풀어주는 역활을 했다.
성가를 다 불렀을즈음에는, 요우코의 마음도 상당히 진정이 되었다. 라고 하기보다, 어쩔수 없다고 채념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고등학교 생활의 결말이라고 할수있는 졸업식에서, 큰 실수를 연출하는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우등생으로 있는다해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것은 아니었다.
"송사"
교감선생님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재학생 대표. 2학년 소나무반, 오가사와라 사치코"
「예」란 소리와 함께, 재학생 자리에서 사치코가 벌떡 일어섰다.
등을 곧게펴고, 앞으로 걸어갔다.
귀여운 동생.
늠름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유리같이 투명하고 알수없는 마음을 가진 소녀.
사치코는 졸업생석의 정면에 설치된 마이크의 각도를 고치고, 그리고 송사의 원고가 적혀있는 하얀 두루마리 종이를 펼쳤다. 얼굴을 들어, 졸업생들의 넓은 바다를 향해 잔잔한 시선을 보내며 입을 열었다.
"리리안 여학교 고등부라는 둥지를 떠나가시는 언니들"
그때, 요우코는「앗」라고 생각했다.  아, 큰일이다, 라고.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큰일이다, 정말 큰일이야)
송사의 인트로.  축하드립니다의 「다」를 말했는지 말을 끝내지 못했는지하는, 엄청나게 빠른 단계에서 울컥하고 넘처흘러나온 것이었다. 뭐가, 냐고?  당연히 눈물이.
(어, 어, 어)
조급해져서 목소리도 나오지않았다. 이러면 유미짱하고 별반 다를게 없다.
어떻하면 좋지 라고 조급해해도, 이미 요우코에게는 손쓸 방법이 없었다. 흘러넘치는 눈물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눈꺼풀과 속눈섭으로 지탱할수있을리도 없고, 이젠 중력에 거역못하고, 나머진 볼을타고 흘러내리는 수밖에 없다.
폭포같이.
홍수가 난것같이.
"훌쩍"
마이크를 통해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회장은 물을 뿌린것같이 조용해졌다.
눈물의 둑이 터진것은, 사실은 사치코 쪽이었다.
"훌쩍"
이런 사치코의 모습을 보는것은, 요우코도 처음이었다.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채 어깨를 크게 위아래로 흔들며, 필사적으로 눈물과 싸우고 있었다.
마음이 굳세고 당찬 아이인데. 다른사람에게 약한부분을 보이는것을 가장 싫어하는, 심술꾸러기에 고집불통 이면서.
사치코의 모습을 보고 기분이 전염된것일까, 회장에서도 같이 훌쩍이는 소리나 코를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지금 옆에 있어주고 싶다, 라고 요우코는 생각했다.
하지만 송사를 듣는쪽의 인간에게는,「잘좀해봐」라고 질타를 하던지「괜찮으니까」라고 어깨를 감싸 안아주는것은 할수가 없었다.
게다가, 여기서 언니에게 도움을 받은다면, 사치코는 학생회를 이끌고가는 자신을 잃어버리고 말것이다. 「언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수없는 홍장미님」이란 이미지는, 자존심높은 사치코에게 있어서는 너무도 굴욕적일 것이다.
(아아, 어떻게든 회복해봐)
더이상, 보고 있을수 없다. 요우코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때.
2학년의 자리에서, 뛰어나온 사람이 있었다.
그 인물은 사치코의 바로옆에 달라붙어 서서, 마이크를 향해 또랑또랑한 목소리고 말한것이었다.
"재학생을 대표로, 마음으로부터 축하를 보내드립니다"
레이였다.
마치 그것이 원래의 모습이었던것 같이, 레이는 자연스럽게 사치코의 손에있는 송사를 읽기 시작했다. 이 무슨 그윽할 정도로 아름다운 우정이란 말인가.
동생을 위기에서 구해준것에 대한 감사를 잊고, 조금 질투심마저 생기고만 요우코였다.
송사를 반정도 읽었을 즈음, 사치코는 간신히 회복되어, 레이와 함께 읽어나갔다.
"마지막으로, 언니들의 건강과 활약을 기원하며, 이것으로 송사를 마치겠습니다"
마치겠습니다의 「다」에서, 이번에는 레이가 감정이 복받쳐 올랐는지, 목소리가 뒤로 넘어가 버렸지만, 그정도는 애교로 봐줄수 있는것이다.
"재학생 대표, 오가사와라 사치코"
사치코는「그리고」로 이었고, 레이가 쑥스러운듯「하세쿠라 레이」라고 말했다.
일순, 회장은 숨을 죽인듯 조용해지고, 다음순간 콘서트의 마지막 곡이 끝난 직후같은 박수가 울려퍼졌다.
굉음.
(송사란것, 이렇게 갈채를 받았던가....?)
작년과 제작년, 고등부의 졸업식에 출석 했었지만, 이렇게 분위기가 고조된적은 없었다.
흥분이 가라앉지않은 체육관은, 마이크의 소리마저 지워버릴정도의 소음. 다시 정숙함이 찾아올때까지, 몇분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아마, 컵라면이 익을정도의 시간이.
"답사"
으흠, 하고 기침을 하고, 마음을 진정시킨뒤 교감선생님이 말했다.
"졸업생대표. 3학년 동백나무반, 미즈노 요우코"
"예"
이런이런, 하기 애매하군. 그렇게 생각하면서, 요우코는 파이프 의자에서 일어났다.
걸어가면서, 생각한다.
먼저 그걸 당해버렸으니, 이제 눈물로 답사를 읽을수 없다는것은, 죽어도 할수없다.
더군다나, 긴장이고 감회고 하는것도 사치코 덕분에 전부 날라가버렸기에, 하고싶어도 그런 상태로는 될리가 없었다.

여기는 우등생의 책임을 완수해서, 긴장감있는 졸업식으로 다시 돌리는것이 정답일듯 했다.
하지만, 만약.
요우코는 생각했다.
만약, 자신이 사치코와 같은상태가 되버린다고 한다면--. 과연 두사람의 친구가, 레이와 같은 행동을 보여줄것인가, 라고.
만약에.
세이와 에리코의 얼굴을 떠올려보고, 요우코는 그 가정을 바로 기각시켜 버렸다.
그 두사람에 대한것이다.
앞으로 뛰쳐나오긴 커녕, 파이프의자에 거만하게 앉아서, 손가락질 하며 웃을게 뻔한것이었다.

   

                                     2

역시 레이.
자신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라고 에리코는 자랑스럽다는듯 끄덕였다.

죽도를 들지않았을때는, 단지 얌전한 여자아이란 느낌의 레이였지만, 역시 올해의 미스터.리리안. 할때는 한다. 멋지지않은가.
답사가 시작되었다.
역시 요우코는, 목소리를 떨거나 하지않는다. 얄미울 정도로 침착하게 하고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우등생의 모습으로 있는것이다.
"되돌아보면, 고등부의 삼년간은--"
요우코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에리코는 눈을 감았다. 졸려워진것은 아니었다. 요우코의 목소리를, 마음속에 잘 새겨두고 싶어서였다.
고등부의 3년간은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 요우코와는 6년간, 세이와는 세상에 14년간이나 사귄것이 된다.
14년.
그것은 다시말하면, 에리코가 리리안에서 보낸 세월이었다.
앞으로 4년 리리안에 머무르는길도 있었지만, 밖으로 나가기에 가장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와서 왜. --대입반으로 전향했을때, 자주 그런 질문을 받았다.
유치원에서부터 사귀어온 친구들에게는 더더욱, 대학이 리리안이면 안되는 이유를 추궁당했다.
이제와서 왜. 그렇게 물어봐도, 그리 명쾌한 대답을 끌어내지 못했다.
리리안은 좋은 학교다. 불만은 없다.
그럼, 어째서.
아마도 만족해버려서 일것이다, 라고 에리코는 막연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다. 리리안에서의 학교생활에 만족했기에, 미련없이,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날수 있는것이다, 라고.
너무나 붙들어 말리기에, 그 질문에 대해서는「가고싶은 학부가 리리안에는 없다」라고 대답하기로 했다. 그것도 틀린것은 아니지만, 정답은 아니었다.
진짜로 배우고싶은것을 발견못했기에, 그것을 찾기위해 진학하는것이다. 그렇기에, 계속 따져본다면, 리리안 여대에서 문학이나 가정을 배운다해도 상관없었던 것이었다.
자기자신도, 마음속을 모두 알고있는것은 아니니까. 어쨓든, 알기쉬운 이유를 댔을뿐이었다.
요우코의 답사도 곧 끝난다.
지금, 리리안을 떠나는데 있어서, 역시 이런저런일이 생각나게 되는 것이다.
가장 의의가 있었던것은 산 백합회에서 활동할수 있었던 일이다.
그리고, 그것에서 얻은 동생과 친구. 그것들은, 바꿀수없는 재산이었다.
(아, 큰일이다. 감상적이 되버렸어)
이제부터, 더욱더 재밋는것을 찾으려 하는것인데. 숙연해지면 어떻게해. 에리코는, 자신에게 기합을 넣었다.
하지만.
조금 눈꼬리에 맺힌 눈물정도는, 그냥 넘어가 준다.
오늘은, 울어도 좋은것이다. 뭐라고 할 사람도 없을것이다.
『우러러보며 존경하다』의 인트로가 들려왔다.

 

                                       3

 

앞부분은 지루했지만, 마지막은 꽤 재미있었다. --라고, 세이는 졸업식을 되돌아 보았다.

적어도, 눈꺼풀이 닫혀서 떠지지않을 정도는 아니었다.  입속도 마르지 않았다. 물론, 침을 흘렸다는것은 당치도않다.
사치코의 눈물로 엉망이된 얼굴도 배견할수 있었고, 바로 지금이라고 할때에 어린이 방송의 액션히로처럼 레이가 등장하는 장면도 잘 볼수 있었고. 욕심을 부린다면, 요우코가 아주 조금 웃겨주었다면 최고였겠지만, 욕심을 부리면 끝이없기에 관뒀다.
이런것은, 분량의 조절이 어려운것이다. 사치코가 장내를 감동시켰다고 해서, 요우코까지 울어버리면 흥이 깨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요우코가 울고있는 옆에 넉살좋게 나가서 답사를 읽는다고 하는건, 절대로 못한다는것은 아니지만 사양하고 싶었다. 에리코도 아마 같을것이다.
냉정하다, 란것은 아니다. 요우코와 에리코와 세이. 우연히도 세사람은 그런식으로 이어져있는것이, 성격에 맞는것일 뿐이었다.
사람과의 관계를 가지는 방법은, 사람마다 틀리기에. 백개의 그룹이 있다면 백가지의 사귀는 방법이란것이 존재한다.
세이의 경우, 깔끔하게 사귀는쪽이 잘 유지되는것 같았다. 시마코와도 그랬다. 너무 빠져들어 실패했던 시오리와의 관계를 본다면, 말할 필요도 없었다.
상대의 영역에는 너무 깊게 들어가지 않는다, 라고하는 암묵의 룰을 서로간에 이해하고 있으니까, 잘 지낼수 있었던 것이었다. 요우코와는,  너무 허물없이 지내다, 싸운적도 있었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있기에, 라고 납득할수 있는 관계를 쌓고 있었기에, 그정도로는 우정에 금이가지 않았다.
(소중한것이 생겼다면, 자신부터 한발 물러나세요)
일년전의 오늘, 언니가 하신말이 되살아났다. 세이는, 천정을 올려보았다.
그때는, 그앞에 펼쳐져있는 일년간이 불안했다.
하지만, 일년정도는 순식간에 지나버리고 말았다.
순식간이었지만, 그렇다곤해도 정말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러러보며 존경하다』의 인트로가 들려왔다.
세이는, 이 노래 가사에는 그리 공감하지 못했다.
몇십년인가 지나보면, 조금은 선생님들의 고생을「힘드셨겠지」라고 생각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지금은,「내 스승의 은해」가 존경스럽다고는, 전혀라고는 할수없지만 생각되질 않는것이다.
(입신양명을 위해 정진해라고 말해도 말이지)
메이지 시대에 만들어진 가사이니까 시대착오인것은 별 수 없지만, 출세 같은 걸 하지 않고도 즐겁고 힘차게 살아갈수있으면 되잖아, 라고. 어떻게 해서라도 한소리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틀렸다. 유미짱이 엄청 공감해 주었기에,「더욱더」를「사랑스럽다」로 노래부르기로 세이는 멋대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보니, 어머나 신기해라.
좋아할수 없던 선생님들이나 싫은 기억들같은것 모두가, 되돌아보니 사랑스런 세월이었다, 라고 인정할수 있게 된것이었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모두가 좋은 추억인 것이다, 라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노래부를수가 있었다.
(지금이야말로 해어질때 자 안녕)
작별의 인사를 입술위에 실어봐도, 감정이 격해지지 않는다. 어제, 교실에 작별을 고했다. 교실의 창으로부터, 싹이핀 나무들을 바라보며, 그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분명히 이곳에 있었다, 그 사실을 자신의 마음속에 새겨둘수 있다면, 세이에게는 충분했다.
작별인사를 전해야할 사람은 없었다.
소중한 사람들에게는「잘있어」라고는 말할수 없다. 이쪽이 생각하고, 상대도 같은 마음을 가져준다고 한다면, 언젠가, 약속하지 않는다해도 꼭 만날수 있을테니까.
피아노의 반주는『우러러보며 존경하다』가 끝나자, 교가의 전주를 치기시작했다.
오랬동안 익숙해진 리리안의 교가는, 어느쪽이냐 한다면 체육관보다 성당에 어울리는 선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