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은퇴합니다 - 작가 노트

박서련

 

2015년 <실천문학> 신인 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 소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어>,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 하는 게임>, 짧은 소설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에세이 <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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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소설 씁니다

 

 

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 단군 할아버지가 터 잡으시고.

단군 할아버지는 환웅의 자식이고 환웅은 천상의 제왕 환인의 후계자였는데 환웅이 강림할 때 환인으로부터 받은 세 가지 보물을 천부인이라 하며 그것은 다름 아닌 청동 검과 청동 거울과 청동 방울이었다고 한다. 학계에서는 청동으로 만든 이 물건들이 지배 계층의 권위를 드러내며 종교적, 제례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한다.

다시 말해 환웅이 천계로부터 가져왔다는 세 가지 물건은 신묘한 힘이 담긴 기다란 무기, 둥근 도구, 작은 장신구…. 친숙하게 들리는 게 착각은 아닐 것이다. 마법소녀의 요술봉, 마법소녀의 변신 거울, 마법소녀의 액세서리 챰(charm). 요즘은 마법소녀의 아이템 범주가 무척 넓어졌는데 천부인은 기준을 조금 강경하게 잡더라도 넉넉하게 합격 선에 든다. 요술봉과 같은 시그니처 아이템을 갖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마법소녀를 정의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사실 상 마술사 소녀지 마법소녀는 아닌 '천사소녀 네티'가 은근슬쩍 마법소녀 카테고리에 들어 있는 것이나, 변신을 하지 않는 '카드캡터 체리'를 마법소녀라 부르는 데에 사회적 합의가 따로 필요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그러니까 놀랍게도 우리는…. 마법소녀의 민족이다.

받아들여.

 

신(新)─세대론이 제시될 때마다 그 안에 포함되는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제가요? '그 세대'라고요? 언제부터요? 별안간 나는 MZ세대가 된 모양이다. 그 중에서도 후기 밀레니얼 세대(1989~1996)의 맏이 격.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잘은 몰라도 과연 출생연도가 그 안에 드는 이들과는 유년기 문화적 코드가 꽤 잘 연결되는 현상을 종종 경험하는데, 하필 89년생만 애매하게 80년대 태생이라 "90년대 추억의 만화 오프닝 메들리" 같은 동영상 제목을 보면 사소한 고독감을 느끼곤 한다.

나도 다 기억해. 다 기억이 나. 긴 머리 높이 묶고 내 마음을 훔쳐 간 괴도-마술사-소녀(천사소녀 네티)와 세상에 대적할 자가 없을 만큼 강력하지만 고향 집에 있는 언니만큼은 이길 수 없었던 천재 마법사(마법소녀 리나)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소녀의 가능성(꽃천사 루루, 꽃의 천사 메리벨)과 악의는 끝내 사랑의 힘을 이길 수 없다는 가르침을 준 세 소녀(웨딩 피치)와…. 파노라마처럼 끝없이 이어지면서도 뒤죽박죽 섞여 있는 기억의 장면들 사이에는 어째서인지 로봇 출동을 최종 승인하는 메달을 책상에 있는 슬롯에 내리꽂는 지구방위반 반장(절대무적 라이징오)의 모습도 한 컷 섞여 있고, 거대 로봇을 생각하고 보니 레이어스도 떠오르고(마법기사 레이어스)…, 간호사(리리카 SOS)나 자영업자(뾰로롱 꼬마마녀) 또는 가수(달빛천사) 등 프로페셔널 마법소녀들의 모습도 이 회상의 목록에서 빼 놓을 수 없지.

여기에 구미호의 인간 둔갑을 모티브로 차용한 <요랑아 요랑아>, 잡동사니에서 도깨비로 모습을 바꾸는 '꽃신'과 '옥반지'가 나오는 <꼬비꼬비>, 성별이 다소 중립적으로 묘사되는 초능력 생명체 <아기공룡 둘리>, '매지컬'하지는 않지만 '미라클'은 종종 나오는 <영심이>, <달려라 하니> 시리즈 등의 한국 애니메이션까지 더하면 마침내 완성된다. 후기 밀레니얼 세대로서 내가 경험한 마법-소녀-성장 서사의 연대기가…. 아이고, <카드캡터 체리>와 <스피드왕 번개>를 빼 먹을 뻔 했네. 별 용건도 없는데 매일 롤러 블레이드를 신고 게걸음으로 외출하게 했던 문제작들(당시 우리 집은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있었다).

"그리고 역시 세일러 문이지."

여기까지 읽어 주었더니 애인이 그렇게 말했다. 어떤 말로 그 거대한 존재를 소환해야 좋을지 몰라 망설이던 나에게는 그 답이 정확하게 들렸다. '역시' 세일러 문. 앞서 소개한 거의 모든 작품을 합쳐서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을 그 존재감.

 

내가 아는 한 마법소녀의 탄생과 운명이 신화적이며 영웅적인 서사로 승화된 첫 사례는 <달의 요정 세일러 문(이하 세일러 문)>이다. 그 전에도 많은 작품이 세계의 평화를 주제로 삼았으나, 대개는 마법 문명의 근거지인 다른 차원 또는 외계 행성의 평화 혹은 그 세계와 지구 사이의 균형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마법소녀는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존재라는 인식을 대중적으로 만든 것도 세일러 문이라고 본다. 지구의 운명, 나아가 온 우주의 무거운 내일을 나랑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 언니들이 걸머지고 있음을 심각하게 고뇌하게 했던 작품. 그 언니들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2D이고 나는 시청자이며 입체 인간이었지만, 우리는 모두 소녀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세계를 구하는 건 소녀들의 숙명. 받아들여. 그러나 어떻게? '소녀'라는 단어는 '세계'라는 말과 병치되기에는 너무 작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 또한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 친숙하다. 이상할 것도 없지, 개인과 세계 사이 갈등과 화해는 근대 이후 모든 서사의 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굳이 길게 꼬아 말했지만 세일러 문이 재미있는 건 운명적이라는 이야기다.

어떻게 그런 걸 그릴 생각을 했지? 세일러 문의 원작자 다케우치 나오코는 취미로 광물을 수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가공되지 않은 원석, 세공을 마친 보석, 그런 광물. 어쩐지 보석 수집이라고 쓰면 럭셔리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취미 같은데 광물 수집이라고 하면 보다 스케일이 크고 순수하게 학술적인 목적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무튼 그것을 실마리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세일러 문을 신화 또는 영웅 서사로 분석하게 하는 요소에는 극적 전개 뿐 아니라 행성과 보석들의 이름이 유래한 희랍 신화적 배경도 있는데 그것은 일본 문화에서 크게 부흥한(또한 영향력 높은 서브컬쳐 등을 매개로 전 세계에 퍼진) 소녀적-운명론적 감수성에 연결된다. 세일러 전사들이 나타내는 각각의 행성은 탄생 시기 별 수호성이 되고 탄생 시기 하면 또 탄생석이 부여되며 여기서 황도 12궁을 빼 놓고 이야기하는 건 말이 안 되며 별자리 하면 또 운세….

더불어 세일러 문의 초기 엔트리는 (이걸 부연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세일러 전사 다섯 명인데 이건 작가가 좋아하는 특수촬영 전대물(戰隊物)의 영향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파워 레인저>의 주인공들을 전부 여자로 바꾸고 교복을 입힌 다음 각각에게 상징 행성을 부여했더니 <세일러 문>이 되었다는 것. 그러니 잠정적인 결론은, 작가가 평소 즐기던 문화적 요소들을 작품에 적용한 것이 타깃 독자/시청자 층을 공략하는 데에 주효했다, 정도가 되겠지. 다케우치 나오코는 1967년생으로 나의 모친과 동년배인데 십대 시절 데뷔해 스물 네 살부터 <세일러 문>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가 본인이 소녀였고 소녀다운 자신의 취향을 숨김 없이, 아낌 없이 들이부어 만든 작품이 바로 세일러 문, 그렇게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일러 문 신드롬은 우연한 것인가?

질문을 바꿔 본다. 마법소녀 장르에 덧씌워진 오랜 오해를 결부하여, 소녀적인 것은 '덜 중요한 것'인가? 실체적이지 않은 것인가? 즉 '소녀적'인 세계는, '세계'가 아닌가? 소녀들의 세계는 향긋한 느낌과 예쁜 이미지와 달콤한 환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피와 땀으로 표상되는 짭짤하고 씁쓸한 세계와는 무관한가? 실체적인 세계는 바꾸어 말하면 파괴 가능한 세계다. 그래서? 소녀들의 세계는 파괴되지 않는가? 거기에는 고통이 없는가? 물론 아니다. 훨씬 파괴되기 쉬운 세계라고 보는 편이 옳겠지. 고통에 더욱 취약한 이들이 주인공이기도 하고(굳이 덧붙일 필요가 있겠는가 싶지만 그것은 그들이 연소자이기 때문이다. 여자라서가 아니라).

똑같이 지구의 운명을 걸고 싸우는데도 마법소녀들이 거대 로봇에 비해 약하다거나 시시하다는 평가절하를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그건 체급 차이를 떠나 명백한 과소평가다. 전투가 끝난 자리가 많이 파괴된 쪽보다 적게 파괴된 쪽이 더 강하다. 덜 파괴한 쪽이 보다 많은 사람을 구한 쪽일 테니까. 마법소녀물에서 파괴의 이미지가 비교적 드러나지 않은 것은 그들이 약해서, 소녀라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그만큼 유능하다는 의미로 파악해야 한다. 전투를 벌일 때마다 마천루가 무너지고 철도가 끊어지고 폭발이 연쇄된다면 그게 어떻게 지구를 '지킨' 것이 되는가? 전투에 승리한 것은 될 수 있어도 진정 인류를 구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마법소녀 장르가 모든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어떻게 보아도 전투력을 높이는 데에는 기여하지 않을 듯한 의상이나, 주인공은 아름답게 악당은 기괴하게 디자인해 선악을 미추와 결부짓는 연출 방식이나…. 작품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은 비슷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나는 마법소녀 장르에 대한 주된 논란과는 조금 거리가 먼 개인적인 불만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지금까지의 계보를 살펴 보면 마법소녀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처음부터 마법소녀'(마법의 세계에서 온 이방인),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마법소녀'(신비로운 존재로부터 초대 혹은 선택을 받아 마법 세계에 입문하는 지구인). 후자는 진짜로 마법하고는 아예 관계가 없던 순수한 일반인과 알고 보니 원래부터 마법소녀가 될 운명─예를 들어 마법세계 공주의 환생─으로 다시 한 번 분류 가능하다. 마법의 힘이 놀라울 수록, 마법소녀의 힘이 강해질 수록 그 이유가 개연성 있게 설명되어야 하기에, 마법소녀의 태생에 특별한 설정을 부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불만의 여지가 없는 지점임에도 내가 굳이 느끼는 불만은 이것이다─그럼 나는? 진짜로 완전히 평범한 지구인으로 태어났고 삼십 대가 되기까지 내가 전생에 마법세계의 공주였다는 증거도 전혀 발견하지 못한 나는?

이런 나라도, 또는 이런 나라서, 아니 이런 나야말로 가끔은 마법이나 기적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 꼭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그럴 것이다. 마법소녀가 나오는 작품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하물며는 마법소녀 장르 자체에 대한 인상을 아예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 세계에는 종말론만 있고 그에 맞서 싸울 마법소녀는 없다는 사실이 내게는 아주 어색하고 이상했다는 이야기다.

 

가제 '요/술/봉'으로 <마법소녀 은퇴합니다>를 구상할 때 맨 처음 떠올린 것은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한 마법소녀가 곤혹을 겪는 장면이었다. 거울을 무기로 사용하는 마법소녀가 주머니에 자기의 시그니처 아이템을 넣고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면 불법 무기 소지로 걸릴까? 걸리면 걸리는 대로, 안 걸리면 안 걸리는 대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손바닥 만한 콤팩트가 위험을 야기하는 무기로 취급되는 것, 따라서 그걸 지니고 다니는 데에고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 그것은 마법소녀의 존재를 국가-정부가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 마법소녀의 존재가 공식화된 세계. 작품에 직접 쓰인 장면은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록, 우리가 아는 물리적이고 실체적인 세계와 '소녀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일축되곤 하는 마법소녀의 세계를 겹처 보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2010년대 들어 마법소녀 장르의 패러다임에 다시 한 번 대전환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웹툰 <매지컬 고삼즈> 등의 작품에서는 계약을 통해 마법소녀가 되는 설정, 마법소녀가 되어 얻을 실질적 득실─대학 입시에 유리할 것─을 따지는 장면 등이 나온다. 말하자면 마법의 힘을 부여한 다른 차원, 다른 문명을 좀 더 중시했던 이전의 주인공들에 비해 현실 인식이 성숙한 마법소녀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일러 문을 보면서 '저런 엄청난 힘이 과연 아무 대가 없이 주어지는 걸까', '저 사람들 공부는 대체 언제 하는 걸까'를 염려하던 세대가 성장해 만든 새로운 마법소녀 이야기라서가 아닐까?

한국의 후기 밀레니얼 세대로서 나는 초등학생 때 IMF를 목격했고 십대 초반 월드컵 주최국의 국민이 되는 경험을 했으며, 이십대에는 세월호를 보았다. 이 세대 안에서 가장 보편적일 만한 공동 경험을(생각나는 대로) 꼽자면 그렇다. 호황의 시대는 한 순간도 없었고, 한때는 열정이 유행했으나 계층 이동 가능성이 갈 수록 낮아져 개인의 노력 같은 건 점점 의미가 없어지는…. '웅대한 꿈'이라고 해 봐야 돈 걱정 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 정도가 전부인 세대, 그런 세대에 나는 속해 있다(고 생각하는데, 당연하지만 나는 후기 밀레니얼 세대의 표본 1이지 대표로 발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와중에 기후 위기는 개인의 행불행 따위 아랑곳 않고 시시각각 촘촘하고 파급력 있게 다가오고 있는데, 왜… 왜 다들 아무 말 안 하지? 그런 당혹도 항상 있고…. 여러 가지 차원에 걸쳐, 내가 속한 세대와 그 다음 세대의 개인들은 정치적이지 않기가 어려운 입장이다.

이런 생각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 앞서 언급한 작품들의 은혜와 영향력 안에서 마법소녀가 나오는 소설을 쓰자 이렇게 되었다. (이 말을 하려고 잘 모른다던 세대론까지 급조해 읊어 버렸다) 마법이 대가 없이 멋지고 편리했던 시대 그리고 능력과 어떤 기회비용을 교환하는 시대를 경유하여 내가 발견하고 싶었던 마법소녀의 힘은 아마도….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다는 마음이 극에 달할 때 자그마한 긍정적 전망이나마 될 수 있는 가능성. 그건 원래 이 세계에 있던 건데, 지어 낸 이야기인 척 내가 누설해 버린 거라고 믿는다.

 

마법소녀 장르를 '아직도' 좋아하는 성인이라는 점이 그렇게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숨겨야 할 만큼 부끄러운 일도 아니라고 여긴다. 인정해야 할 약간의 부채 의식은 본래 어린이들의 것이었던 장르를 약탈해 온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맥락에 있는데, '누구나 마법소녀가 될 수 있다'는 넉넉한 명제가 어린이들에게도 기쁘게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실상 마법소녀 장르의 주인공은 대충 십대부터인데 '누구나' 마법소녀가 될 수 있다면 더 어린 사람에게도 가능성이 열린다. 이론 상 갓난아기도 마법소녀가 될 수 있고 임신부도 마법소녀가 될 수 있으며 별로 놀랄 것 없이 남자도…. 이미 환웅 얘기를 하지 않았나?

자신을 마법소녀로 여기는 데에 불편을 느끼지만 않는다면 누구나 마법소녀가 될 수 있다. 그러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마법소녀-되기에는 유년기 문화적 자산으로서만이 아니라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유효한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마법소녀들은 자신과 세계의 관계를 끝없이 사유하고, 본인에게 주어진 놀라운 힘을 개인적 편의만이 아니라 세계를 위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이 제안이 '참여 가능한 환상'으로서 수용되기를 기대한다. 당신도 마법소녀가 될 수 있고 그 사실에 만족하기를. 당신은 종말론만 있고 맞서 싸울 이는 없는 이 암울한 세계를 밝힐 촛불이다.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한편 나는 이 작품의 원고료로 마법소녀 고전 완구를 몇 점 샀다. 그렇게 해야만 완결 지을 수 있는 개인적인 서사가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그 이야기를 할 기회도 있겠지. 그럼 이만.

 

2022년 봄

박서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