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줏간 청년 (중국야사)

옛날 중국의 한 젊은이가 푸줏간(식육점) 가게를 열었다. 장사를 시작한지 얼마 후 이 푸줏간에는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가게 주인 젊은이는 언제나 밝은 모습과 정직한 태도로 싱싱한 물건을 손님들에게 공급했고, 무엇보다도 분수에 넘치는 욕심을 내지 않는 그의 생활 태도가 고객들에게 믿음을 주었기 때문이였다. 그는 상당한 수입을 올리면서도 언제나 근면 성실하게 생활하였다.

이런 그의 믿음직한 생활 태도가 소문이 점차 퍼지면서 왕의 귀에도 들어왔다. 왕은 이 젊은이가 탐이 나서 관리 한명을 보내어 사랑하는 딸(공주)과 결혼해 줄 것을 제의했다. 왕의 명을 받은 관리는 "폐하가 너를 어여삐 보시어 공주를 너에게 시집 보내고자 한다. 이제 너만 승낙한다면 많은 혼수품은 물론, 높은 관직도 차지할 수 있다. 이는 너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닐수 없으니 승낙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라고 전하였으나 그는 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폐하의 호의는 더없이 감사드리지만, 저는 그 제의를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는 남이 모르는 지병이 있기 때문입니다" 몸에 병이 있다는 말에, 관리가 더 이상 말을 붙이지 못하고 돌아갔다.  그러나 실제로 그에게는 병이 있었던 것은 아니였다. 그 이후 이 사실을 늦게 안 친구가 그를 찾아와 좋은 기회를 놓쳤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자 그는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네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이 나라에는 유능하고 준수한 청년들이 아주 많이 있네. 그런데도 왕이 나같이 천하고 못난 사람을 사위로 맞겠다는 것은 공주에게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예를 들면, 아주 못생겼거나 아니면 무슨 말 못할 결격 사유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내 비록 고기를 파는 하잖은 존재에 불과하지만, 돈이나 명예 때문에 원하지 않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네"

 

이에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고기 파는 일 이외의 다른 일은 잘 모르네. 그러나 고기를 팔 때에도 신선한 고기는 값이 비싸고 냄새나는 고기나 상한 고기는 당연히 싸게 팔기 마련이네. 세상일이 이와 무엇이 다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