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님이 보고계셔 (マリア樣が見てる) 10권 레이니 블루 -4- 푸른 우산, 붉은 우산

푸른 우산  붉은 우산(靑い傘 紅い傘)

 

 

　　　　　1

 

　토요일, 사치코님과는 만나지 않았다.
　사치코님은, 학교를 쉬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헤어져버렸기 때문에 만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던 유미이지만 교사의 어디에도 언니가 계시지 않는다는 것은 그것 나름대로 외로운 감이 있는 것이다. .
「사치코님도 휴일이고. 오늘은 그냥 돌아가자는데, 레이짱이.」
　요시노양은, 어느새인가 레이님과 화해를 한 것 같다. 오늘 아침 신발장에서 만난 시마코양도, 노리코의 덕분인지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황색과 흰색은, 좋은 느낌이다.
　쉬는 시간, 일학년 동백반 교실에는 토우코의 모습이 있었다. 사치코님과 함께 결석은 아니었던 것이다, 라고 안심하고 돌아왔지만, 유미는 반면, 그런 일까지 의심하는 자신이 슬프고, 의심하게 만들어버린 사치코님을 원망스럽다고 생각했다. 집에 돌아가도 울적해서 기분 전환으로 산책하러 가기로 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할 것 같았기 때문에, 우산통에서 우산을 집어들면서 엄마에게 쇼핑을 부탁받았다.
　편의점에서 버터1개. ――거기서, 우산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흠뻑 젖어서 울면서 집에 돌아가서 현관에서 큰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유미!?」
　엉엉 울고 있자 그것을 듣고 아버지와 어머니와 유우키가 집안 이곳저곳에서 뛰어나왔다. 우산을 잃어버렸다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가족의 앞에서도 숨기지 않고 눈물을 흘렸다.
「...남의 물건,  마음대로 가지고 가지 말아 」
　유미는, 현관의 바닥에 주저앉아 , 문을 몇번이나 몇번이나 주먹으로 두드렸다.
「 나의 중요한 것, 훔쳐가지 말아 」
　도둑맞은 우산은 유미에게는 마치 사치코님과 같이 생각되었다.

 

 

　　　　　2

 

　일요일의 저녁.
　유미는 오가사와라가家에 전화를 걸었다.
　이전과 같이 두근두근은 하지 않았다.
　없을지도 모른다. 혹시 토우코짱과 나갔을지도 몰라. ――마치 알리바이를 확인하는 것 같이, 전화번호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마음속의 어디선가, 차가운 물이 흐르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있으면.
　금요일의 일을 사과하는 것이 좋다, 라고 생각했다. 유미는, 자신이 전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지나치게 말했던 것은 알고 있었다.
　사치코님이 토우코가 같이 나가지 않은 것만 알면 얼마든지 솔직하게 사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일 얼굴을 마주칠 때에, 조금이라도 거북함이 해소된다면, 전화를 건 의미도 있다고 하는 것이다.
「오가사와라입니다」
　통화중인 전화기에 나온 것은, 중노년의 여성의 소리. 키요코 아주머니님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정부라고 생각되었다.
　유미가 이름을 대고 사치코님이 계신지 물어보자 생각하듯이 조금 시간을 두고 나서 「기다려 주세요」라고 한 후 전화를 보류로 했다.
「……언니, 계시는구나.」
　부재라면, 없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을 것이다. 대기중 음악소리를 들으면서, 유미는 조금 두근거렸다. 그러나.
「여보세요. 유미짱? 」
　전화를 대신한 것은, 젊은 남자의 소리였다.
「하?」
「카시와기. 오래간만이구나」
　머릿속이 빙빙 했다. 확실히 오가사와라가에 전화를 걸었는데, 왜 카시와기씨가 나오는 것이지. 그 시점에서, 카시와기씨가 사치코님의 사촌이라는 정보가 결핍되어 있었다.
「저기...?」
「삿짱(사치코의 애칭) 집에는 있지만 지금 전화를 받을 수는 없어.」
　욕실일까, 라고 머리에 떠올랐지만, 그것은 일부러 카시와기씨가 대신해서까지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입을 다물고 있자,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카시와기씨가 서둘러 보충했다.
「조금 차멀미로 쉬고 있거든」
「차--」
「오해 받지 않게 말하지만 , 나와 둘이서 드라이브 한 것이 아니니까. 토우코짱도 함께 이니까 안심해」
「토우코짱이」
　토우코짱이 있는 것이 유미에는 걱정이다 란 것은 , 카시와기씨는 절대로 상상도 못할 것이다.
「응, 지금도 토우코짱이 간호하고 있다. 그 아이는 의외로 확실히 하고 있기 때문에, 맡기면 안심이거든. 나같은 것은 방안에 들어가지도 못해.」
　카시와기씨는, 통화중인 전화기로 상쾌하게 웃었다.
「...그렇습니까」
　그런 식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맞장구를 쳤지만, 유미의 심중은 조용하지 않았다.
　토오코는 같이 드라이브 할 수있는 것만으로도 기쁜걸, 기쁜걸, 기쁜걸.  --언제였었는지, 토오코짱한테 들었던 말이, 머리속에 재현되었다.

「무슨 일이 있어서 전화한거야? 전해줄 말이 있으면 전해줄텐데. 아, 토우코짱이 대신 받는쪽이 좋을까?」
「아니요. 급한일은 아니니까. 학교에서 만났을 때 이야기하겠습니다. 」
「그래? 미안하군.」
　카시와기씨는, 전화가 왔던 것을 전해준다고 말을 했지만 괜찮다고 하면서 거절했다. 전화가 있던 것을 전달해 두어 준다고 했지만, 그것은 좋다고 끊었다. 사치코님만이라면 괜찮지만 옆에있는 토오코짱까지 알아버리는 것은 싫었다.
　전화를 끊은 후, 갑자기 힘이 빠졌다.
　다음의 약속은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사치코님은 토우코와 같이 외출하고 다니는 것이었다.
　둘이서의 데이트는 아니다. 카시와기씨도 함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슨 위로가 될 것인가.
　금요일 헤어질 때, 유미는 사치코님에게 토우코를 선택했는지 물어 보았다. 그 대답이, 지금, 나왔던 것이다 라고 이해했다.
　사치코님은 토우코를 선택했다, 그런 것이다. 받아들여 버리면, 아무것도 아니다. 몹시 슬프지만, 사람의 마음은 달라지는 것이니까.
　유미는, 목이 걸려있는 로사리오를 떼었다.
　사복으로 있을 때도, 무심코 몸에 걸쳐 버릴 정도로 피부의 일부와 같이 되어 버린 로사리오는, 8개월 전에 사치코님이 걸쳐 주었던 것이었다.
(좋겠지, 이젠)
로사리오를 떼버리고 사치코님의 여동생이 아니게 되면, 언니의 마음을 재면서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도 없어진다.
유미는 벌써 지쳐버린 것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을 의심하면서 사는 생활에.

 

 

　　　　　3

 

그러니까 주초로부터는 장미의 관에는 가지 않기로 했다.
사치코님의 얼굴을 보는 것은 괴롭고, 여동생을 사퇴하는 결심을 굳혔으니까, 유미는 로사 키넨시스 앙 부통으로서 산백합회를 돕는 이유가 없어진다. 타이밍 좋게, 노리코가 정식으로 로사 기간티아 앙 부통이 되었기 때문에, 한사람 빠진 자리를 보충해 줄 것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거야.」
점심시간이나 방과후도, 장미의 관에 가려고 하지 않는 유미에게 요시노가 추궁했다.
「사치코님도 걱정하고 있어」
「설마」
　유미는 코웃음쳤다.
「사실이라니까」
걱정하는 것은 로사 키넨시스로서의 체면은 아닐런지. 바쁜데, 자신의 여동생 한사람만이 도와주러 오지 않으면 언니로서의 체면이 상하기 때문에.
「어쨌든, 지금 함께 장미의 관에 가자」
　돌아가려는 유미의 팔을 잡고 요시노양은 걷기 시작했다.
「가지 않아」
　유미는 뿌리치고 신발장으로 향했다. 그러자 요시노는 뒤쫓으면서 말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사치코님이 나쁘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함께 항의해줄께. 아무 것도 하지않은 체  열받아있기만 한다면 영원히 화해는 할 수 없어」
「벌써, 그 단계는 끝났어」
보기 흉하게 매달려서 그 결과 거절당했다. 화해도 아무것도. 사치코님에게 여동생 이상으로 우선되는 후배가 생겨버렸으니까 이젠 다시 되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걱정해 주어 고마워. 미안」
「유미양...」
구두를 갈아신는 것을 끝낸 유미를 요시노는 더 이상 만류하지 않았다. 유미가 신발장에서 나가는 동시에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되돌아갔다.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을 눈치챈 것은, 승강구를 나오려고 했을 때였다. 등하교시에는 열려있는 문이 닫혀있고 유리 한 장 사이를 둔 저쪽 편의 세계에서는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귀찮아지고 있어서 차라리 젖은 채로 돌아갈까 하고도 생각했지만 오히려 눈에 띄어 누군가에게 관심받는 것도 귀찮기 때문에 유미는 가방을 열고 다홍색 접는 우산을 꺼냈다. 잘 펴지지 않는 것에 초조해지면서 밖으로 나오자 거기에 서있는 사람이 이쪽을 보았다.
「――유미」
「언니...」
순간에,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어디선가 만나면 언제라도 돌려줄 수 있도록, 로사리오는 포켓에 들어 있다. 그렇지만, 막상 그 때가 되자, 좀처럼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다. 오른손에 우산, 왼손에 가방. 로사리오를 꺼내기 위한 손도 남아 있지 않다.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
사치코님은 미소지었다. 우산 아래에 있어서 잘 보이진 않지만 우산과 가방을 들고 있다는 것으로 볼때 하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요시노에게 끌려가 장마의 관에 가고 있었으면 여기서는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너에게는 분명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될거 같아서」
움직이지 못하고 굳어진 유미에게 사치코님은 스스로 한 걸음 내디뎠다. 유미는 패닉을 일으키며 무의식중에 1보 후퇴했다.
얼마 안되는 시간에 가슴 속에는 복잡한 생각이 뒤섞였다.
사치코님은 자신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일부러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준 것일까, 라든지.
이야기의 내용이란, 로사리오를 돌려주어 줘라고 하실 것인가, 라든지.
정말이지, 지금까지의 연극부는 토오코짱이 준비한 깜짝 카메라였다는 고백, 이라던지. 
설마 그런 설정이 좋은 말이 있을리 없다, 라던지
「유미」
사치코님은 더 한 걸음 내딛이면서 유미의 칼라를 살그머니 정돈했다. 그런 식으로 이름을 불리면, 신체의 힘이 빠져 녹아 버릴 것 같게 된다.
정말 좋아하는 언니. 유미의 기분은, 조금도 변함없었다.
「언니」
그리고 몇번이고 그렇게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일을 생각하면서, 조용하게 응시하며 바라보았다.
그 때.
승강구의 문으로부터 나온 학생이, 유미의 옆을 지나갔다.
「사치코 언니.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토우코였다. 유미는, 사치코님과 토우코를 교대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좋게 해석하더라도 두 사람은 여기서 만나기로 했었다는 것 이외의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 것입니까」
녹고 있던 마음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사치코님은, 유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토우코를 기다리고 있던 것에, 우연히 유미가 우연히 지나갔을 뿐이란 이야기였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너무나 비참해, 유미는 두 명에게 등을 돌렸다.
「기다리세요, 유미님」
놀랍게도 만류한 것은 토우코짱 쪽이었다.
「아직 이야기는 하고 계신중이었죠?　조금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서서 이야기는 하시지 못하겠지만 걸으면서 괜찮으시다면 계속 이야기를 하시는게 어떠세요?」
「에?」
유미가 놀라고 있는 동안에도, 토우코는 사치코님을 향해 조르듯이 말했다.
「네, 로사 키넨시스님 그렇게 하지요」
「――그렇구나. 유미, 거기까지 같이 돌아가자」
사치코님도 그런 식으로 말했지만, 유미는 거절했다.
「싫습니다.」
무엇이 슬퍼서, 화목한 두 명에게 섞여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가.
단순한 심술궂은 것인지, 여유가 있는 것을 과시하자고 할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토우코의 우호적인 표정이 얄미웠고, 그 제안을 받아들인 사치코님에게도 화가 났다.
「이제, 됬습니다.」
유미는, 그대로 뛰었다.
「아, 유미님!?」
토우코의 소리가, 등 뒤로부터 뒤쫓아 왔다. 그런데, 사치코님의 소리는 들려 오지 않았다.
비가 얼굴을 적신다. 머리카락을 적신다. 제복을 적셔, 자꾸자꾸 무거워진다.
자신이 달리는 모습은 추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유미는 달렸다. 드라마 같은 것에서 보는 상처입은 히로인은, 좀 더 경쾌하게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경우는 어떤가. 가방은 다리에 탁탁 부딪치고 있었고 접이우산은 뒤집혀져서 마치 콩트 같았다.
그런 상태로 무모하게 도서관의 옆을 지나 마리아님의 정원의 앞을 마구 달려, 은행 가로수를 자꾸자꾸 지나서 교문이 보이는 곳에 도착해서야 유미의 다리는 겨우 멈추었다. 10미터 정도 앞에 있는 대학생의 집단 안에,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화려한 색의 우산들 사이에, 남자용품의 검은 우산이 섞여 있다. 멀리에서도 뒷모습으로도, 알 수 있다.. 몇 번이나 유미를 살려 준, 믿음직한 사람의 등이었다.
「...세이님」
약한 소리로 불렀음에도 상관없이 검은 우산은 천천히 되돌아 보았다. 함께 있던 핑크의 꽃무늬라든지 황색의 물방울이라든지 감색의 체크라든지의 우산은, 검은 우산이 멈춰 선 것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교문을 빠져 걸어간다.
「유미, 도대체!?」
세이님은 외쳤다. 우산이 있는데도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된 후배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놀라는 것이다.
「세이니임」
유미는 우산도 가방도 그 자리에 버리고 곧바로 세이님의 가슴에 뛰어들었다.
「도대체 왜」
그저 울기만 계속하는 유미에, 세이님은 허둥지둥할 뿐이었다 하지만, 어째서 울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렇지만, 일전에 세이님이 "털어 놓아도 좋다"라고 말해 주었기 때문에. 또 한 사람이 안고 있지 못할 정도로 부풀어 올라 버린 안타까운 생각을, 누군가가 들어주었으면 했으니까.
「아 괜찮아 괜찮아」
세이님은, 흐느껴 우는 유미의 등을,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이렇게 하고 있으면,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커다란 존재에 몸을 의지해서 지친 신체를 쉴 수 있는 듯 싶었다. 이윽고 손의 움직임이 멈추고, 세이님이 중얼거렸다.
「...사치코」
그것으로, 사치코님이 거기에 나타난 것을 유미는 알았다. 그렇지만, 세이님으로부터는 떨어지지 않았다. 힘을 써, 매달렸다. 사치코님에게는 돌려주지 마세요, 무언으로 세이님에게 호소했다. 서로 마주 보고 있는 형태의 사치코님과 세이님은, 어느 쪽이나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으니까, 유미에는 주위의 상황이 안보였다. 다만 사치코님의 발소리가, 천천히 이쪽에 가까워져 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유미」
조용히 이름을 불리웠다. 하지만 유미는 대답하지 않았다. 세이님의 팔안에서 싫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머리를 들지도 않았다.
마침내, 사치코님의 한숨이 들려왔다.
「폐를 끼칩니다」
그것은 세이님에게 한 말인 것일까. 유미의 머리 바로 위에 있는 또 하나의 머리가 작게 끄덕였다.
「유미」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세이님이 속삭였다.
「괜찮아? 사치코 가버린다고」
「괜찮아요」
유미는 조용히 머리를 들었다. ―――그러자, 세이님의 팔에는 들고 있던 검은 우산이 아닌 다른 우산의 자루가 걸려있었다.
「이거」
「사치코가 주워서 건네준거야」
그것은 유미의 빨간 접는 우산이었다. 자세히 보니 유미의 가방도 있었다.
「...사치코님」
유미는 접혀진 빨간 우산을 꼭 쥐었다.
이것은 나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땅바닥에 떨어져 빗물에 더럽혀진 비참한 우산. 사치코님은 그것을 주워서 세이님에게 건냈다.
이제는 필요없어졌어, 라고 생각하니 이유없이 슬퍼져서 유미는 검은 우산속에서 뛰쳐나왔다.
교문을 나선 부근에 사치코님이 있었다. 마중을 나온 듯한 검은 자동차의 뒷자석에 토오코짱과 함께 앉아서. 창에는 아름다운 옆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언니이!!」
떠나가는 자동차를 향해 외쳐보았지만 닿지 않았다. 사치코님은 한번도 이쪽을 돌아보지 않았고, 자동차는 속도를 점점 높여만 갔다.
분명히 비때문이다.
강하게 내리는 비가 유미의 목소리도, 모습도 덮어서 지워버린 것이다.
마침내 사치코님을 태운 차도 비속에 묻혀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세차게 내리는 비가 두 사람을 점점 멀리 떨어트린다.
「언니...」
소리를 내보지만 빗소리에 잠겨서 사라져버린다. 쫓아가고 싶어도 비에 가려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린다.
이럴려는 것이 아니었는데.
유미는 비와 함께 계속 울었다.
우산은 있지만, 그것을 감싸안은 채 젖어가면서, 닿을 리 없는 언니의 이름만을 불렀다.

 

 

       ...to be continued to Vol.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