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님이 보고계셔 (マリア樣が見てる) 10권 로사리오의 물방울 -2- 레인 드롭

빗방울(レインドロップ, Rain-drop)

 

　　　　　1

 

"어떻게 된거야 , 시마코양?"
정신을 차려보니 시마코는 중정에 있었다.
"...아, 츠타코양."
정신을 차리게 해준 것은, 1학년 때에 같은 교실에서 공부한 클래스메이트였다.
"방해를 한건가?"
"아니야."
시마코는 머리를 가로저으면서 그 자리에 섰다.
수요일의 아침.
평소보다 빨리 등교해 버렸기 때문에, 중정에 들러서 단지 멍하니 있었을 뿐이었다.
생각할 일이 있으면 언제나 그렇다. 주위에 배려할 여유가 없어져, 혼자만의 세계에 매몰된다. 
스스로는 벽을 만들고 있을 생각은 전혀 없지만, 결과적으로 대고 접근할 수 없는 차가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같다.
"깊은 한숨을 쉬고 있었어."
"그런"
"그런 얼굴도 나쁘지 않지만요--"
말하면서 츠타코양은 플래시를 번뜩이고 있었다.
사진부의 그녀는, 언제라도 카메라를 손에 쥐고 있어서, 기분이 내키면 이렇게 쓸데없이 셔터를 누른다.
"이런 시마코양 쪽이 보기는 더 즐겁지만"
츠타코양는 스커트의 옆의 포켓에 손을 집어넣어 사진의 다발을 꺼낸 후 그 중에서 한 장을 빼서 내밀었다. 
"너무나 좋은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심코 몰래 찍어 버렸어. 괜찮다면 그 스냅사진 받아줘."
거기에 찍혀 있는 것은, 시마코가 지금까지 본 적도 없었던 자신의 얼굴이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웃고있는 무방비의 모습이었지만 츠타코양이 말하듯이 틀림없이 "좋은 얼굴"이었다.
"고마워."
확실히 최근, 이런 식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웃음을 짓지 못했다. 시마코는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반개월인가 10일인가, 그 정도 밖에 아직 지나지 않았는데 과거의 자신을 그리워하게 되었다니 이상했다.
"이 뒷모습의, 단발머리의 1학년..., 그러니까 에"
"노리코?"
"맞아, 노리코짱. 이 아이 정말 좋네."
츠타코양은 카메라를 잡고 시마코에게로 향했다.
"피사체로서?"
찰칵.
"그것도 좋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레프판으로서의 가치야."
"레프판?"
찰칵 찰칵. 시마코가 거부하지 않기 때문에, 츠타코양은 마음껏 찍었다.
초여름을 물들이는 꽃들의 아름다운 이 뜰은 인기가 있어, 하늘에 구름이 가득 끼어있어도 화단을 지나는 조그만 길에는 아침의 산책을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녀들은 갑자기 시작된 로사 기간티아의 촬영회를 눈치채자, 가끔 발을 멈추어 멀리서 바라보거나 하면서, 화단을 지나다녔다.
"저기, 촬영 때, 인물에게 빛을 쬐는 거울 같은 판 있지? 그거야."
카메라를 얼굴로부터 떼면서 츠타코양은 말했다.
"토도 시마코에게 빛을 쬔다, 라고 하는 의미."
"빛--"
은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라고 시마코는 감동했다. 노리코는, 빛이다. 시마코를 비추어, 따뜻하게, 빛나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흐려져 있어. 마치 오늘의 날씨처럼.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무슨 일이라니."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자, 츠타코양은 생각났다는 듯이 웃었다. 
"맞다. 나에게 상담할 정도라면, 유미랑 요시노에게 해."
"아니야. 츠타코도 의지가 되는 친구예요."
시마코는 서둘러 거절했다.
타케시마 츠타코는 동급생중에서도 어른스러운 점이 있기 때문에 상담상대로서 더할 나위 없었다. 
지금 이것도 아마, 우연히 보게 된 시마코의 모습이 신경이 쓰여 이야기를 걸어 주었던 것이다. 
또 그녀는 시마코에 대한 배려로 그냥 못본 척 해줄 것 같이도 보였다. 지금의 시마코에게, 츠타코양 같은 남을 배려하는 상냥함이 가슴에 저미었다
"단지. 모르겠어 나 스스로도. 확실히 지금의 나는 흐려.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개이는지 몰라. 노리코는 나에게 빛을 쬐어 주고 있어. 이전이라면, 그 정도로도 좋았지만-"
유미나 요시노에게 상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미의 저택 속에서는 노리코와 함께 빛날 수 없다.
그런 것을 산백합회의 친구를 부정하는 것 같아서 말할수 있을 리가 없다
노리코를 장미의 관에 부른 이상에는 서로의 다리 역할이 되지 않으면, 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시마코는, 자기 자신이 혼란해져 있어서 하는 일이 모두 표류할 뿐이다.
"아."
츠타코양은 가볍게 웃었다.
"시마코양, 역시 사토 세이님의 여동생이야."
"에?"
"같은 미로에 빠져 버려서."
무슨 일, 이라고는 되묻지 않았다. 반드시 그대로일 것이다, 라고 시마코에게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니는, 시오리씨와의 실패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았다. 다른 한쪽의 손으로 시마코의 손을 잡고, 나머지의 손은 공중으로 향해 바로 뻗고 있었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동료이며, 사회이며, 미래일 것이었다.
"나, 아마 서툴러서"
"그래?"
"모두에게 무리시키고 있는 것 같아."
요전 날의 장미의 관의 사건을 이야기하자, 츠타코양은 "어머나"라고 유쾌하게 말하면서 끄덕이며 한마디.
"시마코의 기분은 이해하더라도  모두가 고양이 감싸고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
"그럴까"
"좋게 보이고 싶다는 소망은 상대에게 미움 받지 않으려는 형태로 나타나지. 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양보하려는 노력이야. 별로 나쁜 일이 아니야."
안경의 렌즈의 저쪽 편에, 츠타코의 눈이 부드럽게 가늘게 되어 있었다. 
"그것보다 걱정인 것은, 시마코양의 쪽."
"나?"
"쌍방으로 배려를 하고 있으면, 지쳐버리겠지."
찰칵
"츠타코, 잘 보고 있네."
"응. 나는 카메라맨이니까. 셔터를 누를 때, 마음 속까지 찍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무서워."
그래서 정말로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이렇게 고민을 하지 않을 것이다.
시마코는 장난으로 좌우의 집게 손가락과 엄지를 조합해 프레임을 만들어, 거기로부터 츠타코의 얼굴을 들어다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곧바로 카메라로 얼굴을 숨겨 버리고 반대로 시마코에게 향해 셔터를 누른다.
"시마코니까 고백하지만, 실은 찍히는 것엔 서툴러."
"어머나, 어째서?"
자칭 사진부의 에이스가, 사진 찍히기 싫다 란 것은 믿을 수 없다. 그러고보니 츠타코는, 언제라도 찍는 측에 있는 탓인지, 사진 안에 그녀의 모습을 본 것은 적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미랑 요시노랑 시마코를 찍고 있는 카메라로 충분해. 그쪽의 세계는, 보고 있는 것만으로, 함께 찍히고 싶지는 않은거야."
찰칵찰칵과 연속해 셔터가 눌린다. 시마코는 정면을 향해, 렌즈의 저쪽 편으로 있는 츠타코와 이야기를 했다.
"자 확실히, 보고는 있어도 대답은 주지 않네."
"인간 관계에 정답은 없어. 혹시 어디엔가 모범 해답은 있을 지도 모르지만, 남의 말대로 따라하는 인생은 시시하지 않아?"
"...그렇구나."
예령이 울렸다. 교사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완만한 흐름에 맞추어, 두 명도 걷기 시작했다.
"츠타코"
각각의 교실로 향하는 복도의 갈림길에서, 시마코는 앞을 걷고 있는 츠타코를 불러 세웠다.
"어째서, 나에게 약점을 가르쳐 주었어?"
"약점? 아, 사진에 찍히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
되돌아 보면서, 츠타코는 웃었다.
"시마코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무심코 입에서 흘러 나왔다는 것이지만. 유미들에게는 비밀이야."
프레임 없는 안경을 플래시와 같이 반짝반짝 빛나면서, 등을 돌린다. 시마코는 마음 속에서 셔터를 눌렀다.
츠타코야말로, 매우 멋진 피사체였다.

 

 

　　　　　2

 

목요일의 점심시간.
시마코는 장미의 관으로 향하는 복도에서, 역시 목적지가 같은 유미와 요시노를 만났다.
"아"
서로 작게 소리를 높인 것만으로 "같이 가자" 등과 같은 대화도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같이 줄을 서서 걷는다. 무정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동료는 그런 것이다. 아니, 시간과 함께, 그런 관계가 될 수가 있었다.
로사 키넨시스 앙 부통과 로사 페티다 앙 부통, 로사 기간티아는, 각각 도시락상자를 안고 복도를 걸어간다.
고등부 교사에서는,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안, 안녕하세요. 언니분들."
1학년이, 부끄러운 듯이 인사하고 달려갔다. 마음먹은 것을 결국 이야기했다고 하는 모습이었는데 이쪽이 인사하기 전에 없어져 버리다니.
시마코는 뒤돌아서 펄럭거리는 세일러복 카라의 흰색을 눈으로 뒤쫓았다.
얘기한 것만으로, 그녀는 만족한 것일까. 멀리서 바라만보다가 인사를 한다, 과감히 얘기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자그마한 행복이겠지.
언제부터 자신은, 자그마한 행복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일까.
노리코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장미의 관에 동료로서 맞아들일 수 있었을 때의, 감사의 기분도 잊고 있다. 이대로는, 자꾸자꾸 제멋대로인 인간이 되어 갈 것 같고 무서웠다. 인간의 욕망이란, 이렇게도 끝없는 것인 것일까.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로사 기간티아, 로사 키넨시스 앙 부통, 로사 페티다 앙 부통."
1학년의 교실이 줄지어있는 복도에서는, 이런 식으로 다섯 명이라든지 여섯 명이라든지의 집단이 줄지어서서 기다리고 있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인원수가 많으면 그만큼 대담하게 되어, 시마코나 봉오리들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질문을 하는 일도 있다.
로사 키넨시스, 로사 페티다정도의 관록은 아직 없지만, 봉오리들에게는 거기에 지지 않는 젊음과 친근함을 느낄 수가 있기 때문에. 복도등에서 부담없이 말을 주고 받는 것도 시마코가 혼자서 있을 때보다 요시노나 유미와 함께 있을 경우 쪽이 단연 많았다. 모두의 기대대로, 상냥하게 대답을 하니까 더욱 더 그녀들의 인기는 오른다.
그러나, 오늘은 무엇인가가 평상시와 달랐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눈을 아래로 내리고 미소를 지으며 적극적인 1학년들의 앞을 통과해 가는 요시노와 유미. 아무래도 오늘은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알아챈 소녀들은, 앞으로 내딛은 한 걸음을 다시 되돌린 상태에서 그녀들의 뒷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던 것이었다.
"슬픔을 숨긴 부통도 멋있어..."
시마코의 귀에, 후배들의 한숨 섞인 말소리가 닿았다.
"저..., 무슨 일이 있는 거야?"
걱정이 되어 물은 시마코였지만,
"왜, 라니?"
두 명이 진지한 얼굴로 되묻자 일순간 기가 죽었다.
"그러니까...두 사람 오늘은 너무 조용한거 같아서."
"조용하다고?"
유미와 요시노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러고보니 요시노 말수가 적은데."
"유미야말로 뭐,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잖아."
시마코의 경우는, 원래 조용해서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다.
"조용히 하고 있었던건가."
"기분탓이겠지."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일은 부정하고, 다시 무언으로 걷기 시작한다.
시마코는, 유미와 요시노가 강아지와 같이 까불면서 떠들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서로 장난하는 두 명의 뒤를, 싱글벙글 웃으면서 따라간다. 자신에 없는 것을 갖고 있는 두 명을 동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역시, 유미도 요시노도 어딘가 기운이 없다. 기분 탓 같은 것은 아니고, 입도 걸음도, 모두가 무거웠다. 중정에 나오자, 동시에 세 명은 한숨을 쉬었다.
"뭐야?"
요시노가 멈춰 서서 지긋지긋하다는 듯 말했다.
"무엇이라니. 요시노도 했잖아."
유미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두 사람 모두, 무엇인가 고민하거리라도 있는 거야?"
시마코도, 일단 물어 보았다. 그러나.
"한숨을 쉬는 사람에게 상담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요시노에게, 매우 엄하게 지적당해 버렸다.
"게다가, 한숨의 이유는 그렇게 많지 않아."
무언으로 끄덕이는 것을 보니 유미도 요시노와 그리 틀리지 않은 원인을 안고 있는 것 같다. 
요시노는, 아마 레이님.
유미는, 반드시 사치코님.
소중한 사람이니까, 이것저것 생각해 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한숨을 쉬는 그 앞에는 장미의 관의 입구가,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었다. 세 명은, 나란히 서서 2층을 올려보았다.
"들어갈까."
"그러자."
언제까지나 현관에서 우물쭈물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시마코는, 안에 들어가는 친구의 뒤를 따라 들어가지 않았다.
발 밑을, 어두운 털색깔의 호랑고양이가 달려갔다.
"시마코?"
"미안해요. 조금 용무를 생각해 냈어."
두 명에게 치며 걸음을 뒤로 돌렸다.
어째서인가 갑자기 한사람의 그 얼굴이 마음 속에 떠올라 버렸기 때문에, 그랬더니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해 버렸던 것이다.

 

 

　　　　　3

 

그렇다고 해서, 만난다 해도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 것이다. ――시마코는, 점심 시간의 은행 가로수로 꼼짝달싹 못하는 자기 자신에게 쓴 웃음을 지었다.
어느새인가 이런 장소까지 와 있었다.
낮은 나무의 울타리의 저 편에, 빨강이나 황색의 원색이 왕래하는 것이 보인다. 눈에 선명한 사복의 집단. 가로수길에서  한 걸음 더 내디디면, 거기는 이제 대학의 부지인 것이다. 조금, 고동이 빨라졌다. 이 앞은, 틀림없이 시마코의 언니인 사토 세이님의 학교다.
(하지만)
만난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츠타코의 지적대로, 과거에 언니도 시마코와 같은 미로에서 헤매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것을 확인한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상황은 무엇 하나 바뀌지 않는다. 츠타코도 말했다. 인간 관계에 정답은 없다, 라고.
상대가 있는 것이니까, 같은 패턴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자신이 고민하면서 열어 갈 수 밖에. 그 외의 길은 없다.
시마코는, 눈 앞의 대학교사를 눈을 들어 쳐다보았다. 그것은, 약한 시마코를 업신여기듯이, 의연하게 그곳에서 우뚝 솟아 있는 것이었다.
(돌아가자)
이런 상태의 자신이 만나러 가도, 곤란하게 할 뿐이다. 우선 갑자기 생각나서 온 것이니까 언니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랐다.
대학생의 한 무리가, 좁은 통용구의 유리문을 열면서 우르르 나왔다. 시마코는 서둘러 등을 돌려 가로수길 반대편의 고등부의 부지에 뛰어들었다.
별로 도망칠 것은 없었는데.
하지만, 7,8명의 여대생들의 즐거운 듯이 떠드는 소리가 귀에 닿았을 때, 생각해 버렸던 것이다. 언니도, 이런 식으로 즐거운 듯이 학생 생활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라고.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시마코는 그 장소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벚꽃의 계절이 끝나,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혀 안되었다.
즐거운 듯이 떠드는 여대생중에, 언니의 모습을 찾아낸 것은 아닌데. 토우코의 옆에 있는 노리코를 보았을 때 것과 같은 감각이, 가슴에 밀어닥쳐 왔다. 도서관의 벽돌의 벽을 따라, 고등부 교사에 돌아온다.
(그래도)
사실은, 전부 엉망진창인 이 모습으로라도 좋으니까 한번 언니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저 곤란하게 할 뿐이라고 해도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했다.
(언니는 나를 여동생으로 삼았을때 도대체 어떻게 자신을 납득시켰습니까.)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어도, 물어 보고 싶다.
언니는 반드시 대답해 줄 것이다. 그것은, 시마코에 있어서의 정답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생각한 것이 조금이라도 서로 겹친다고 한다면, 반드시 만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때, 기세좋게 라스트까지 다 달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앞뒤 생각하지 않고 스타트 했지만 다시 생각해서 도중에 스톱해버리다니 중도포기도 심하다.
시마코는 쓴 웃음을 지었다.
이것이 요시노나 유미였다면 솔직하게 만나러 갔었을 것이다. 아니. 원래, 그녀들은 이런 미로에 빠지거나 하지 않는다.
언니가 졸업하고, 노리코가 입학해 왔다. 노리코는 시마코의 마음의 텅 빈 공간을 채워주었고 버팀목이 되어 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노리코를 노리코에게는 상담할 수 없다. 같은 의미로, 장미의 관의 거주자들에게도 상담할 수 없었다.
고등부의 교사 가운데에 들어와, 크게 숨을 내쉬었다.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복도는 누군가가 비가 올 때를 대비해서 창을 닫아버려서인지 공기가 정체되어 가슴이 답답했다. 팔목의 시계를 보니 오후의 수업이 시작될 때까진 아직 조금 시간이 있었다.
누군가와 만나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다. "로사 기간티아"는 아니고, 이름을 불러주는 친한 누군가의 옆에 있고 싶었다.
시마코는, 복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멈춰 섰다. 눈앞에는 2개의 길이 있다. 1학년 동백 반으로 가는 길과 장미의 관으로 계속되는 길. 그러나, 시마코는 어느 쪽에도 가지 않고, 두 세걸음 뒤로 물러난 후 2학년 등나무반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좀 더 마음 편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러나 태어날때부터 타고난 성격이라고 하는 것은, 좀처럼 고칠 수가 없는 것인 것이었다.

 

 

　　　　　4

 

장미의 관의 2층의 창으로 시마코는 하늘을 올려보았다.
금요일이 되어도, 시마코의 마음에는 맑은 하늘은 오지 않았다. 마음 속의 구름 낀 하늘은 더욱 더 구름을 늘려서 더 무겁다. 하늘을 감싼 장마철 직전의 비구름과 같이, 언제까지나 거기에 눌러앉아 정체되어 있다. 이 구름을 제거하면, 마리아님의 마음과 같은 푸른 하늘이 정말로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해는 아직 높을 텐데 마치 저녁과 같이 어두웠다. 당장 비가 내리기 시작할 것 같다.
"시마코씨."
시마코의 몰래 내쉬는 한숨에 답하듯 뒤에서 노리코가 이름을 불렀다. 오늘은 방과 후에 레이님과 요시노가 올 수 없기 때문에, 노리코에게 심부름을 부탁하고 있었다.
학원제를 향한 준비가, 이미 벌써 시작되어 있었다.
실행 위원회는 따로 설치된다고는 하지만 학생회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영역도 적지 않다. 지금은 아직 복사라든가 앙케이트의 집계 등의 준비가 주지만 이제부터 서서히 일이 증가할 것은 확실했다. 그러니까, 일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응?"
시마코는 천천히 되돌아 보면서, 노리코에게 물었다.
"차茶, 준비됬습니다만..."
"아, 고마워."
시마코는 창가로부터, 찻잔이 놓여진 테이블로 걸어갔다. 시마코의 실내화가 마루를 걷는 희미한 소리와 전기 포트가 증기를 분출하는 소리만이 방에 울린다.
조용했다.
사치코님과 유미, 노리코 그리고 시마코. 일이 일단락한 후의 장미의 관은, 네 명의 인간이 거기에 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노리코"
갑자기, 사치코님이 긴 흑발을 손가락으로 만지면서 말했다.
"그 "시마코씨"라고 하는 부르는 것 어떻게 하지 않을 수는 없을까."
"네?"
노리코는 놀란 것처럼 되묻는다. 순간에, 시마코는 "앗차"하고 당황했다.
"선배에 대한 호칭은 "님"이 기본이야. 밖에서는 뭐라고 부르든지 상관없지만, 학원 내에서는 시마코님, 혹은 로사 기간티아로 불러야 해."
"아, 네."
"정말이지, 이런 일은 시마코가 분명하게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야. 로사 기간티아는 대대로 방임주의인지도 모르지만, 다음에 창피를 당하는 것은 노리코니까 말이지."
시마코는, 아무 것도 말대답할 수 없었다. 사치코님이 말하는 것은, 완전히 맞는 말이었다.
사치코님은 아마, 쭉 신경이 쓰이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제 제대로 되는지 상황을 보고 있었지만, 언제까지 기다려도 그대로이므로 견딜 수 없게 되어 결국 말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말하게 해 버린 것은, 시마코의 미스였다.
중학생 시절에 학생회에서 일했던 적이 있었다고 하는 노리코는, 사무적인 일은 거의 완벽하게 해내고 있었다. 부모가 계신 곳을 떠나 있는 탓인지 착실한 사람이었고, 어느 정도의 배려도 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시마코는, 방심해 버렸다. 무난히 일을 해내는 노리코에 안심해서 세세한 주위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 속의 응어리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었던 것이다.
"죄송합니다."
시마코는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하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일단 끝날 것이었다. 그러나.
"저기, 저한테는 어떻게 하셔도 좋지만, 하지만, 시마코씨...아니 시마코님에게까지 비화시키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까. 별로 시마코님은, 저의 언니랄까 그런 것도 아닌데!"
노리코가 의자를 일어서서 분개하면서 항의했다.
"노리코"
주의를 주려고 서둘러 일어서려는 시마코를, 사치코님이 손바닥을 내밀면서 막았다. 멈춰.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비록 언니가 아니어도, 언니가 없는 하급생을 이끄는 것이 상급생의 의무야. 두사람은 서로 친하지않아? 자매가 아니어도, 시마코가 주의를 줘야 당연한 일이야."
한마디 주의를 주는 것만으로 끝날 것이었는데, 노리코의 생각치 못한 반론이, 사치코님을 불붙여 버란 것 같았다.
"노리코"
사치코님은 여유를 과시하듯이 우아하게 일어나서 걸어서 옆으로 간 후 가볍게 노리코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불특정 다수의 상급생에게 주의받고 싶지 않았으면, 빨리 언니를 찾아내는 게"
"쓸데없는 참견입니다."
노리코는 난폭하게 어깨를 돌려서, 사치코님의 희고 아름다운 손가락을 뿌리쳤다.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공격당하면 상급생으로서의 프라이드 때문이라도 사치코님도 뒤로 물러설 수 없게 된다... 또, 다른 학교로부터 시험을 쳐서 입학해 온 노리코에게는, 리리안의 유파의 의식이 아직 이해되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사태를 더욱 더 까다롭게 하고 있었다.
유미양도 허둥지둥 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이 장소를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레이님이겠지만, 공교롭게도 지금은 여기에 없다.
"시마코, 잠깐. 조용히 있지만 말고 너도 주의를 주라고, 이 아무것도 모르는 하급생에"
"어."
사치코님에게 돌연 지적당한 시마코는 굳어졌다. ――노리코에게, 자신이, 무엇을 주의해라, 라고?
"그러니까, 도대체 거기에 시마코씨가 나오는 겁니까. 로사 키넨시스."
"이봐, 또 "시마코씨"가 나왔어. 노리코."
"싸움하고 있을 때에, 딴 곳에 신경쓰지 말아 주세요."
"싸움이 아니지. 나는 후배를 지도하고 있는 것 뿐이니까. 1학년 주제에 3학년과 동렬에 설 생각이야?"
히스테릭하게 외치는 사치코님. 그러나, 노리코도 지지 않았다.
"주제에, 라니. 고작 나이가 2살 뿐 아닙니까."
"학생 시절의 2살은 큰거야."
"연공 서열 반대!"
두 사람은 서로 물어 뜯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만큼 얼굴을 접근시켜, 소리를 질렀다.
"이제, 그만두세요!!"
보고 있을 수 없게 되어, 시마코는 두 명의 사이로 끼어 들어갔다.
"그.만.두세요라고...?"
사치코님은, 노리코에게 향하고 있던 시선을 천천히 비켜 놓아, 시마코를 바라보았다.
"그만둬라니 어떻게 하라는 거야? 본성을 숨기고 얌전한 척하면서 모두 사이좋게 차라도 마십시다. 라고 말하는 거야? 어처구니가 없는데. 뭐, 이렇게 멈추게 한 이상에는 중재를 해줘, 시마코, 너는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거지?"
"그것은--"
말에 막혔다. 멈추게 한 것은 좋지만, 그 후까진 생각하지 않았었다. 확실히, 다만 말다툼을 멈춘 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었다. 쌍방이 납득하도록 조정하는 것이, 말리러 들어간 사람의 역할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정에 흐르지 않고 공평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타협할 수 없는 것을 무리하게 납득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도 없다고는 할 수는 없다. 그렇게 어려운 일을 시마코는 도저히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대신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미안해요."
"거기서, 왜 사과하는 거야? 중재할 수 없다, 포기입니다, 는 말이야?"
그렇지 않다, 라고 시마코는 목을 격렬하게 가로저었다. 아니, 그것도 결코 틀리진 않았지만, 맨 처음에 "미안해요"라고 사과한 것은 다른 문제에 대해서다.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확실히 하지 못해서 사치코님들께 걱정을 끼치게 되었고 노리코에게도 무리를 시켜 버린 것 같습니다."
역시, 노리코를 동료들에게 넣는 것은 잘못되었던 것이다. 머지않아 이렇게 될 것이라는 예감을 하고 있었으면서 그냥 흐르게 놔둬버린 것은 자신의 죄이다. 그런데도 처음엔 혹시 잘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기대했던 것이다. 쌍방이 내숭을 떨면서 무리하게 만들어 펼져친 세계라 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진짜인 것처럼 빛나는 날도 올지도 모른다, 라고.
그러나 급조된 세계라면 시간과 함께 균열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 그 균열은, 아마 붕괴로 향하는 징조였을 것이다.
"확실히 그렇네."
사치코님은, 냉정하게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서?"
"그래서, ...입니까?"
"그래. 그래서? 지금의 것은 단지 자신의 잘못을 알았다는 고백이잖아. 그래서 어떻게 할 거지? 반성하기만 하는 것으로는 안돼.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 인지를 말해야해. 어떻게 우리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할 것 인지, 어떻게 노리코에게 무리를 시키지 않도록 할것인지를 바로 그런 것들을 이야기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앞으로 어떻게..."
사치코님의 요구는, 복잡한 수식을 푸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같이 생각되었다. 모두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하는 것이 곧바로 대답이 발견되는 그런 것이었다면, 시마코도 지금 이런 사태에 빠져 있진 않았을 것이다.
"방법은 여러 가지 있겠지? 예를 들면 극단적으로 말해서 우리나 노리코 어느 쪽이든 잘라 버리면 해결이 되겠지."
"어느 쪽이든 잘라 버린다, 라고요...?"
"선택하라, 라고 바꿔 말해도 좋겠지."
산백합회의 동료 아니면 노리코--. 확실히, 그러면 문제는 단번에 해결된다.
만약 시마코가 로사 기간티아가 아니라면 당연히 여동생을 만들라는 압력은 없을 것이고 노리코와 마음 편한 학원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노리코를 선택한다고 하는 것은 그런 것이다. 반대로 산백합회를 선택한다면, 그것은 노리코가 입학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 두 분의 장미님과 두 명의 꽃봉오리들이 지금까지처럼 시마코를 상냥하게 감싸줄 것이다. 하지만.
시마코는 우선 노리코를 보고, 그리고 사치코님과 유미양에게 시선을 옮겼다.
"왜? 시마코."
어느 쪽인지를 선택하면 해결된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선택할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은 것일까.
"미안해요."
시마코는 도망갔다. 어느 쪽만을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양쪽의 사이를 빠져나가서 정확히 정면에 있는 비스켓 문을 열고 뛰어나갔다.
"시마코!"
"시마코씨!"
뒤에서 부르는 소리들이 들렸다. 하지만, 다리는 멈출 수 없었다.
삐걱삐걱 계단이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시마코는 상관하지 않고 달려나가 구르듯이 밖으로 나왔다.
뚝뚝, 이마에,  뺨에 떨어지는 것은 빗방울. 그런데도, 다리는 멈추지 않는다.
도망치지 않으면, 문제가 뒤쫓아 온다.
시마코는, 어느 쪽도 잃고 싶지 않았다.

 

 

　　　　　5

 

벚꽃의 새 잎을 어루만진 물방울들이, 머리카락에 떨어진다.
"도대체 나에게 무슨 말을 하라는 거야."
머리카락의 물방울은 맨살을 미끄러져 내려가 빰에서 시마코의 눈물과 섞였다. 큰 가지들이 넓게 뻗은 큰 벚꽃나무도 좀 더 잎이 무성해지지 않으면 비를 확실하게 피하게 해 줄수 없는 것 같았다.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면 감기걸려요."
습기찬 흙을 밟으면서 가까워지는 발소리는 하나. 이 장소로 도망쳤을 때부터 아마도 이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 오늘 알아버렸어요. 시마코씨는 욕심장이라는 것을. 그래서 누구에게도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아하는 것을."
노리코는 시마코의 옆에 와서 똑같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벚꽃나무 아래의 흙은 아직 마른 부분이 남아 있어, 가지를 타고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이, 그곳에 형태도 배열도 제멋대로인 물방울 무늬를 계속 그리고 있었다.
"맞아."
두 명은 서로를 쳐다보지 않고 눈 앞의 비로 시선을 향했다. 빗물은 새지만, 가지나 사이가 많이 벌어져있는 새싹이 아닌 걸 감사하게 생각할 정도로 안과 밖에 내리는 것은 상당히 차이가 났다. 이미, 노리코가 걱정하고 있던 "본격적 강우"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시마코씨는 욕심장이라서 갖고 싶은 것은 없어하고 생각하면서 살아왔군요. 한번 손에 넣어버리면 그것을 잃는 것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따분한 것인지 노리코는 발 밑의 작은 가지를 주워서 지면에 찌익찌익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시마코는, 노리코의 얼굴은 보지 않았지만 그림은 바라보았다.
"시마코씨는 사찰의 딸이라는 것을 숨기고 있었을 때 들키게 되면 학교를 그만둘 결심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거에요."
"...아, 그렇구나. 그랬을지도 몰라."
홀가분하고 아팠다. 언젠가는 잃어버릴 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면서 손을 뻗는 용기 같은 것은 없었다. 가져 갈 수도 없고, 스스로 버리고 가야하지 않으면 안되는 운명이라면, 더더욱 원할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마지막엔 흔들렸죠? 미련이 있었지요?"
"으응"
"이제는 동료를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노리코는 그려놓은 선의 옆에, "유미"와 "요시노"라고 썼다.
"시마코씨에게는, 그 사람들이 필요해요."
작은 가지는, 차례차례로 시마코에게 익숙한 이름들을 계속 적어나갔다. "사치코" 그리고 "레이". 
시마코는 처음으로 노리코의 얼굴을 보았다.
"그러니까는, 당신을 버린다는 말은 하지말아요."
둘도 없는 동료를, 버리는 그런 일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란 것은 노리코다. 욕심장이라고 비난 받더라도, 노리코도 손에 넣어 버린 보물이다. 절대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
"말하지 말아요. 시마코씨에게는 나도 필요하다, 라는 자만심이 나에겐 있어요."
노리코는 작은 가지를 버리고 시마코와 마주보았다. 마주 본 것만이 아니라 안심할 수 있는 표정으로 웃어주기까지 했다. 
"서투른 시마코씨."
중얼거리면서 노리코는, 시마코의 뺨에 떨어진 물방울을 손가락으로 닦았다. 비와 눈물이 섞인 것이었다 하지만, 노리코의 눈에는 어떻게 비쳐지고 있을까.
"로사 키넨시스는 극단적인 예를 들었을 뿐이에요. 시마코씨가 손놓고 싶지 않으면, 어느 쪽이든 무리하게 버리지 않아도 되지않나요?"
"그렇지만, 그런--"
시마코는 양손을 꼭 잡고 가슴 앞에 모았다. 어느 쪽도 버리지 않는다. 그런 일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나, 해결 방법 하나를 알고 있어요."
가지런히 자른 앞머리 아래의 강한 의지의 눈동자, 그것이 곧바로 시마코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로사리오를 나의 목에 걸어주세요."
"에에!?"
노리코의 집게 손가락은, 시마코의 오른손의 손목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것은 언니가 준 반년간의 꿈의 기념품이었다.
이 로사리오가, 시마코를 고독으로부터 해방해 주었다. 산백합회의 일원이 되었고 소중한 동료들이 생겼다. 언니가 졸업했어도 이렇게 해나갈 수 있는 것은 아마 이 로사리오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건, 나에게 있어서는 단순한 장식이니까요. 이렇게 해서 해결한다면, 또 모두가 납득한다면, 빨리 나의 목에 걸어주고 끝내는 것이 좋지않나요?"
"그렇지만, 노리코."
"왠지 모르게 나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시마코씨가 곧바로 로사리오를 주지 않았던 것, 그 이유는 로사리오의 중량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도 그러한 것을 내가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니까 그랬던 것이지요?"
노리코는 대단히 확실하게 시마코의 심정을 알아차렸다고 생각했다. 시마코에 있어서의 로사리오는, 확실히 무거웠다. 하지만, 무거울수록 소중하다고도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무거운 로사리오를, 누군가에게 물려줘야하는 단계가 되자 주저하고 있다. 상대가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라면, 고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하면 시마코씨는, 누구에게 로사리오를 건내줄 생각이에요?"
졸업할 때까지 여동생을 갖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지만, 로사 기간티아라고 하는 입장에서는, 그것은 꽤 힘들다.
"그것의 중량감을 모르는 나라면 반드시 어깨가 결리거나 하지 않을거에요. 당분간 나에게 빌려 준다고 생각하세요, 로사리오를 벗어서 가벼워지는 것도 괜찮지않나요?"
"빌려 준다?"
그 말만으로도, 시마코의 마음은 벌써 가볍게 되기 시작했다.
"그래요, 염주처럼."
그런 식으로, 힘을 빼 봐도 괜찮은 것인지도 모른다. 확실히 모두 좀 더 가벼운 기분으로 자매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리리안의 자매 제도는 지금쯤 벌써 붕괴되어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손목의 로사리오를 풀고 나서 시마코는 다시 생각했다. 이것을 노리코에게 걸어주는 것이 좋은 것인가 와 로사리오를 노리코에 맡기는 것으로 정말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를.
"어째서 주저하는 건가요? 내가 불상 애호가이고 크리스챤이 아니기 때문인가요?"
"그렇지 않아. 단지"
노리코가 시마코의 여동생이 되면, 확실하게 로사 기간티아 앙 부통의 칭호가 따라 온다. 사치코님을 비롯하여 산백합회의 멤버들 사이에서 과연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그것을 말하자, 노리코는 의아스러운 눈으로 되물었다
"잘 해 나가고 있었던거 아니었나요?"
"에에?"
"조금은, 나는 좋은 사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로사 키넨시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계셨던 것일까, 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노리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지만, 조금 전 말싸움을 하고 있었지않니?"
"말시비? 사랑하기 때문에 한 질타였겠지요. 나는 로사 키넨시스가 별로 싫지 않아요."
"그...래?"
"괜찮아요. 난 잘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시마코씨도 언니로서 나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쳐주어도 좋아요. 시마코씨의 말이라면 나도 확실히 솔직하게 들을거니까요. 로사 키넨시스도, 로사 기간티아의 여동생이라면 어느 정도 주의를 하시겠죠. 그렇게 자주 충돌도 하지 않을 것이고요."
노리코는 조금 위를 보며, 생각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 또옥 또옥 비의 물방울이 그녀의 빰과 흑발에 떨어졌다.
"도시락 상자에 비유하면, 지금은 아마 확실히 구별되있지 않기 때문에 반찬이 여기로 갔다 저기로 갔다 해서 혼란해져 있을 뿐일거에요. 로사 키넨시스는 확실히 밥에 국물이 스며들고 있는 것을 참지 못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이 되기도 하고."
"도시락?"
시마코는 쿡쿡 웃었다. 노리코의 비유는 독특하다. 하지만, 묘하게 납득하게 되는 무엇인가가 있다.
"그리고, 나의 등을 밀면서 보내주었어요."
"사치코님이?"
"응. 아마 나를 동료로서 벌써 받아들여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렇게 펑펑 말할 수 있었던 것이고."
아, 그렇다. 흥미가 없는 상대라면, 철저하게 무시하는 사람이었다. 말시비는, 말하자면 사치코님에게 있어 커뮤니케이션의 일종이다.
"잘 관찰하고 있었군요."
"응. 시마코씨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니까."
거기에 비하면 나는, 라고 시마코는 한숨을 쉬었다. 중요한 것을 잃지 않으려고 초조해 한 나머지,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있었다. 대답은, 이렇게 바로 옆에 있었는데. 소중한 것은 분명하게 이 손 안에 그대로 있었는데...
"그렇네...확실히 그렇네."
눈치채지 못했던 것 뿐, 노리코는 쭉 시마코의 손을 잡고 미로의 앞을 칸델라(휴대용 석유등)로 비추어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시마코는 이제 혼자 걷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다. 어깨의 짐을 함께 짊어졌으면 좋겠다는 노리코에게라면 응석을 부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시마코는, 로사리오의 고리를 넓혔다.
"걸어줘도 돼?"
로사리오는 노리코를 묶는 굴레가 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데도 좋다고 끄덕여 주는 여동생이, 확실히 여기에 존재하고 있으니까, 이젠 더 이상 헤맬 리 없다. 흙에 쓴 이름이, 빗방울로 조금씩 지워져 간다.
"시마코씨가 졸업할 때까지, 옆에 계속 붙어서 떨어지지 않을거니까요."
노리코가 기쁜 듯이 웃는다. 목에 걸린 로사리오에 빗방울이 떨어져, 진주와 함께 반짝반짝 빛났다.
"그렇다면 이젠 나는 춥지 않아."
두 명은 벚꽃나무 아래에서 서로 붙어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비가 내리고 있는데, 시마코의 마음 속은 보기좋게 개이고 있었다.